-산업은행 검토 중이라더니 통합 추진 발표
-국토부, “독과점‧오너 일가 문제 감시할 것”
-통합 작업 완료 시 글로벌 7위로 순위 상승

산업은행은 16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16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데일리비즈온 손성은 기자]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두 항공사의 통합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현실화된다.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설이 흘러나왔을 수많은 검토안 중 하나이며 확정된 것은 하나도 없다던 산은은 두 항공사의 통합을 전격 발표했다. 

◇ 산은 대한항공, 아시아나 통합 발표

산은은 16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산은은 한진그룹의 대한항공 인수 가능성에 대해 수많은 검토안 중 하나며 확정된 사안이 없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산은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라는 두 국적항공사의 통합을 위해 한진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인 한진칼과 총 8000억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했다. 산은이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5000억원을 투입하고 3000억원의 교환사채(EB)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이후 한진칼은 2조 5000억원 규모의 유상장증자에 참여한다. 결과적으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신주 1조 5000억원과 영구채 3000억원의 총 1조 8000억원을 투입한다.

산은은 글로벌 항공산업 경쟁 심화 및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항공업 구조재편 등 근본적 경쟁력 제고 노력 없이는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국내 국적항공사의 경영정상화가 불확실하다고 판단,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추진을 결정했다.

실제로 지난 20년간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국가, 항공사 규모를 불문하고 규모의 경제를 도모하고자 항공사 통폐합이 활발하게 진행됐다. 이에 따라 인구 1억명 이상의 국가(미국, 중국, 일본)와 한국을 제외한 대부분이 ‘1국가 1국적항공사 체제’로 재편됐다. 미국, 중국, 일본의 경우에도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항공사 간 통합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사진=연합뉴스)

◇ “인위적 대규모 구조조정 없을 것”

이로써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내년 초 이뤄질 전망이다. 당초 업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각각 운영될 것으로 예상했다. 인수 초기에는 자회사로 별도 운영하다 최종적으로 통합된다. 통합 작업이 마무리되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988년 설립 이후 30여년만에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일각에선 두 항공사 통합시 대규모 구조조정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1만 8000여 명, 아시아나항공 9000여 명의 직원이 재직하고 있다. 산은과 대한항공은 통합에 따른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물론 통합으로 중복 인원이 발생하긴 하지만 이는 750명 수준으로 크지 않고, 정년 등에 따른 자연 감소를 고려하면 통합 후 1년 이내에 정리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한항공의 항공업 독과점과 이에 따른 비용 상승,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한진그룹 오너 일가에 대한 특혜 논란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철저히 감시해 문제 발생을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는 독과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 나가겠다고 강조하는 동시에 오너 일가의 윤리경영을 감독하기 위해 윤리경영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은과 대한항공은 코로나 장기화로 항공업 종사자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감안해 통합작업을 신속히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통합과정 및 통합 이후 고용안정, 소비자 편익, 관계회사 기능의 조정 및 재편 등 다양한 측면에서 예상되는 현안 및 요구사항에 대해 각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충분히 반영할 예정이다.

세간의 이목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두 국적 회사의 통합으로 탄생할 거대 항공사에 쏠리고 있다. 두 항공사 통합시 단순 합계로 자산 40조원, 매출 20조원의 항공사가 탄생한다. (이미지=산업은행)
세간의 이목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두 국적 회사의 통합으로 탄생할 거대 항공사에 쏠리고 있다. 두 항공사 통합시 단순 합계로 자산 40조원, 매출 20조원의 항공사가 탄생한다. (이미지=산업은행)

◇ 통합 현실화, 대한항공 얼마나 커질까?

세간의 이목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두 국적 회사의 통합으로 탄생할 거대 항공사에 쏠리고 있다. 두 항공사 통합시 단순 합계로 자산 40조원, 매출 20조원의 항공사가 탄생한다. 보유 항공기 수는 대한항공 173대, 아시아나 86대로 259대로 늘어난다.

두 항공사 통합 시 외형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글로벌 항공사 기준으로는 국내에서 인식하는 초대형 규모라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두 회사가 통합한다고 해도 아시아권에서는 5위 수준이며, 전세계적으로는 10위권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으로 12조원의 부채를 떠앉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대한항공이 실보다 득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외형을 대폭 키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시아나항공과 중복 노선 경쟁 문제도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간에서 말하는 것처럼 초대형 항공사라고 하기에는 전세계적으로 비슷한 덩치의 항공사가 적지 않다”면서 “대한항공 입장에선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으로 브랜드 가치와 근본적인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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