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계륵’ 평가에도 내 갈길 간다

구현모 KT 사장이 딜라이브 인수에 단독 참여했다. (사진=연합뉴스)
구현모 KT 사장이 딜라이브 인수에 단독 참여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KT가 딜라이브 매각 예비 입찰에 단독으로 뛰어들었다. 구현모 KT 사장이 탈통신을 선언하고 플랫폼 사업자 도약을 천명한 뒤 첫 도전이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딜라이브 채권단이 진행한 예비 입찰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반면 SKT나 LG유플러스는 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으며 이번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딜라이브 가입자는 약 200만명으로 시장 점유율 5.98%를 차지한다. 현재 유료방송 시장은 통신 3사가 점령한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유료방송 점유율은 각각 KT와 KT스카이라이프를 합쳐 31.52%,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을 합쳐 24.91%, SK브로드밴드 24.17%다.

KT가 딜라이브를 인수하면 계열사를 포함해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이 41.45%가 된다. 사실상 구 사장이 유료방송 1위 굳히기에 나선 셈이다. 

당초 KT는 2년 전부터 딜라이브에 인수에 공을 들여왔지만 유료방송 합산 규제 등에 막혀 정체됐었다. 올해 유료방송 사업자의 시장 점유율 규제가 전면 폐지되면서 KT가 재차 인수에 뛰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KT 본사.
KT 본사.

그러나 KT 홀로 참여한 데다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딜라이브의 지난해 부채가 무려 6679억원(부채비율 200%)에 달하는데도 회사는 인수 희망가로 8000억원을 배팅했다. 시장에서 딜라이브의 가치(1조원)가 고평가된 면도 있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대세를 체감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현재 국내에선 글로벌 1위 OTT 사업자 넷플릭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넷플릭스도 한국 이용자들이 매출을 올렸다고 공언할 정도다.

2018년 40만명 수준이던 국내 넷플릭스의 유료 사용자가 4월 200만명으로 넘어선 것으로 업계는 추산했다. 일반 사용자 규모만도 7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유료방송의 인기척도인 홈쇼핑도 이에 밀려 주춤하면서 모바일 커머스로 밀려난 상황이다.

실제 LGU+의 경우 넷플릭스의 흥행을 자사 가입자 유치로 활용하기 위해 통신사 최초로 넷플릭스와 제휴를 맺기도 했다. SK텔레콤도 넷플릭스에 대항하기 위해 카카오M과 협업했다.

업계 관계자는 “KT의 보유 현금 자산은 2조가 채 되지 않는다. 딜라이브 인수에 나서면서 몸집을 부풀리고 난 뒤 큰 이익을 내야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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