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도 뛰어든 리필 스테이션
-‘플라스틱 제로’ 친환경 전성시대

이마트 리필 매장. (사진=환경부)
이마트 리필 매장. (사진=환경부)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규제에 막혀 있던 세제 소분 구매가 대형마트와 화장품 회사의 매장을 통해 가능해졌다. 정부가 친환경 기조를 강조하는 만큼 관련 협약에 따라 이루어진 결과다. 빈 용기만 가지고 내용물을 구매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플라스틱 용기 사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 환경부, 세제 소분 구매 ‘화답’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9월 성동구 성수점에서 슈가버블·이마트와 ‘생활화학제품 안전·환경 실속형 가치 소비 시범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시범사업은 세탁세제 등 생활 화학제품을 소량으로 나눠 다시 채워주는 이마트의 소분 리필 판매사업 추진을 위한 규제 개선 건의와 시범사업 제안에 따른 것이다.

환경부와 이마트가 4월 소비자 117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품 구매 경험이 있는 소비자 100명 중 86명이 소분 리필 판매기를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시범사업은 생활화학제품 안전성을 더욱 견고히 하고 용기 플라스틱 감량 확대에 기여할 것이다. 시범사업의 성과를 통해 대상제품이 확대되면서 가치 소비 문화가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행 안전확인대상 생활화학제품 관련 규정에 따르면 소비자의 안전을 위해 표시사항과 용기 안전기준, 어린이보호포장 기준 준수 곤란으로 인해 소분 판매가 제한되는 등 규제적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 사업은 국내에선 최초로 시도하는 시범사업으로 내년 9월 24일까지 시행한다. 안전확인대상 생활화학제품 관련 규정 중 표시사항, 용기 안전기준, 어린이 보호 포장 기준 준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세탁세제와 섬유유연제에 대한 ‘소분 리필 판매기(Eco Refill Station)’시스템을 구현했다.

이마트는 세제업체인 슈가버블과 함께 세탁세제와 섬유유연제 리필 기계인 ‘에코리필스테이션’을 운영한다. (사진=이마트)
이마트는 세제업체인 슈가버블과 함께 세탁세제와 섬유유연제 리필 기계인 ‘에코리필스테이션’을 운영한다. (사진=이마트)

◇ ‘플라스틱 제로’ 친환경 리필숍 

세제 리필 방법은 간단하다. 빈 용기를 가지고 시범사업 매장을 방문해 세제를 구입하면 그 자리에서 35~39%의 할인된 가격에 세제를 리필할 수 있다. 먼저 시행한 시범매장은 이마트 성수점, 트레이더스 안성점 등 두 곳이다. 이후부턴 이마트 왕십리점·은평점·영등포점·죽전점, 트레이더스 월계점·하남점 등으로 서비스 가능 점포를 늘려갈 계획이다.

이번 협약에 따라 슈가버블은 규정을 준수하고 지속적 품질검사를 진행해 제품 안전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마트도 생활화학제품 안전관리제도와 자원절약을 통한 가치소비 문화를 알리는데 적극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관계 당국인 환경부와 환경산업기술원도 이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이들은 시범사업 기간 한 달에 한 번 사업운영 현황을 확인하고 시범사업 운영지원·제도 개선 등을 위해 정책·행정적으로 도움될 만한 일들을 추진할 예정이다.

자판기 형태의 이마트 리필 스테이션은 슈가버블의 액체 세탁 세제와 섬유유연제를 판매한다. 최초 방문 시 전용 용기(500원)를 구매해야 한다. 이는 세제 적합성 때문이다. 이후 세제가 나오는 노즐과 용기를 연결한 뒤 화면을 통해 내용물이 담기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가격은 동일한 세제의 원래 가격 대비 30% 정도 저렴하다. 내용물이 용기에 모두 담기면 용량, 가격, 소분 날짜 등이 표시된 바코드 스티커가 출력된다. 직원의 개입 없이 소분 된 용기를 계산대로 가져가서 결제하면 된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27일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리필 스테이션’을 운영한다. (사진=아모레퍼시픽)

◇ 대기업도 뛰어든 리필 스테이션

대기업 화장품 업체도 친환경 열풍에 편승했다. 지난달 20일부터 아모레퍼시픽은 업계 최초로 리필 스테이션을 개점했다. 광교 쇼핑몰에 자리잡은 아모레스토어의 리필 스테이션에선 바디 워시 8종, 샴푸 7종의 제품의 내용물을 구매할 수 있다.

향이 중요한 제품인 만큼 각 제품을 시향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마트처럼 용기 적합성 시험에 통과한 용기를 구매해야한다. 가격은 이마트보다 비싸지만 아모레퍼시픽 뷰티 포인트 회원이면 무료다.가 코코넛 껍질과 무기질 포뮬러를 섞어 일반 용기보다 플라스틱을 약 30% 적게 사용한 친환경 용기는 디자인도 고려했다.

이곳은 아이스크림 기계처럼 제품을 짜내 소분하는 방식이다. 레버엔 제품명과 제조 일자 등을 적어 신선한 내용물을 강조했다. 리필 가격은 본 제품보다 절반이나 싸서 경제적이다. 특히 살균 공간도 있어 리필 고객들이 세척해 온 용기를 더욱 깨끗하게 사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친환경 운동이 강조되면서 텀블러, 에코백이 유행이다. 대형마트나 대형 화장품업체의 리필 판매 시도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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