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뜨거운 50주년 ‘호빵’ 열풍
- 트렌드 반영한 마케팅 전략

SPC삼립 글로벌 기업 도약의 중추적 역할을 할 ‘SPC프레쉬푸드팩토리’ 전경. (사진=연합뉴스)
SPC삼립 글로벌 기업 도약의 중추적 역할을 할 ‘SPC프레쉬푸드팩토리’ 전경.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체감 경기 한파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얼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제품들은 잘 팔린다. 소비자들은 과자 한 개를 사도 트렌드‧콘셉트가 명확한 것을 구매한다. 물론 빅 히트 친 상품은 해외에서도 통한다. 예컨대 ‘초코파이’, ‘불닭볶음면’,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동원참치’ 등은 기업에 있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이에 본지는 히트 친 제품으로 성공하는 기업들의 청사진을 들여다보고, 우리 기업들이 나아가야할 비전을 제시한다. <편집자주> 

◇ 뜨거운 50주년 ‘호빵’ 열풍 

매년 추위가 찾아오면 SPC삼립의 분위기가 한 층 오른다. 이 회사의 대표제품 ‘삼립호빵’ 때문이다. 매출 또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SPC삼립은 ‘삼립호빵’의 10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0% 늘었다고 밝혔다. 길거리에서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따뜻한 호빵을 찾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온라인 채널 매출이 오른 것도 눈에 띈다.

이 회사에 따르면 온라인 채널 판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나 상승했다. 반 세기의 역사를 가진 제품임에도 온라인 소비 트렌드를 겨냥한 것이 성장 요인으로 보인다. 굿즈(Goods) 캐릭터 ‘호찜이’의 인기가 온라인 매출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고 사측은 밝혔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한 판매도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 회사는 지난달 호빵 미니찜기 ‘호찜이’, 호빵 세트를 판매했다. 준비 수량 2만여 개가 1시간 만에 완판됐다. 이 회사는 이달 중으로 온라인 소셜 마켓을 통한 ‘호찜이’ 세트를 추가로 판매할 방침이다.

아울러 젊은 층을 겨냥한 제품들도 인기를 끌었다. ‘삼육두유 호빵’, ‘미니언즈 바나나 호빵’, ‘허쉬초코 호빵’ 등으로 맛과 모양 모두를 사로잡은 협업 제품으로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세대를 겨냥한 것이다. 실제 해당 제품들의 인증샷 게시글은 SNS에 수천 건이 게재됐다.

이번 역대 최고 매출 효과는 50주년을 맞아 내놓은 25종이 제품의 공도 크다. 1971년 출시 이후 반세기가 된 ‘삼립호빵’은 지난달 한정판 제품으로 ‘이천쌀 호빵’, ‘공주밤 호빵’ 등을 선보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지원하기 위한 좋은 의미를 담았다.

호빵찜기와 세트 구성한 SPC삼립은 큰 호응을 얻으며 판매율을 올렸다. (사진=SPC삼립)
호빵찜기와 세트 구성한 SPC삼립은 큰 호응을 얻으며 판매율을 올렸다. (사진=SPC삼립)

◇ 트렌드 반영한 마케팅 전략 

포장에도 공을 들여 특허를 받은 ‘호빵 스팀팩’ 기술을 적용했다. 포장지를 뜯지 않은 채 전자레인지에 넣고 제품을 돌리면 적절한 시점에 포장지가 열린다. 이 회사는 50년간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토종 유산균과 우리 쌀에서 추출한 성분을 혼합한 ‘발효미(米)종’을 전 제품에 적용했다. 기본 호빵 맛은 그대로 살리되 다양한 맛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꾸준한 선택을 받을 수 있었다.

SPC삼립은 미니 찜기인 ‘호찜이’도 선보였다. 삼립호빵 출시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내놓은 한정판 제품으로 겨울철 편의점 앞에 놓인 빨간 호빵 찜기를 형상화한 1인용 찜기다. 찜기 하단 물통에 물 50㎖를 넣고 채반 위에 올려 전자레인지에 1분간 데우면 찜기에서 갓 찐 것 같은 촉촉한 호빵의 식감을 맛볼 수 있다.

이 회사는 호빵 속 재료를 통해 다양한 입맛을 사로잡는 신제품 마케팅 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매운맛이 추가 출시하는 신제품의 특징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스트레스를 받은 이들이 매운맛의 음식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들을 겨냥했다.

매운 불닭 재료로 속을 채운 ‘쎈불닭호빵’, 매운 사천짜장을 넣은 ‘쎈사천짜장호빵’ 등이다. 제품이 ‘쎈호빵’인만큼 이 콘셉트와 어울리는 MBC 예능 ‘놀면뭐하니?’의 ‘환불원정대’와 협업하기도 했다.

호빵을 모티브로 한 의류 굿즈도 선보인다. 경우 코오롱FnC ‘하이드아웃’과 협업했다. ‘삼립호빵 플리스 굿즈’를 통해 호빵의 따듯하고 폭신한 질감을 나타낸 호빵 모양 쿠션, 머플러, 버킷햇을 선보인다. ‘플리스 호빵’, ‘플리스 재킷’ 등을 온라인 셀렉트샵에서 한정수량으로 판매해 수익금은 취약계층을 쓸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2019 서울카페쇼’에 참가한 SPC삼립. (사진=SPC삼립)
지난해 11월 ‘2019 서울카페쇼’에 참가한 SPC삼립. (사진=SPC삼립)

◇ 반세기 동안 60억개 호빵 판매

SPC삼립은 반세기 동안 호빵 60억개 판매라는 천문학적 판매량을 자랑한다. 삼립은 빵의 비수기인 겨울철 매출을 위해 호빵을 개발했다. 출시 직후 인기를 끌며 당시 10월 중순부터 이듬해 2월까지 삼립 연매출의 15%나 차지했다.

출시 첫해 호빵 출하량이 100만 개를 넘어서며 호호불어 먹는다는 의미의 호빵이 찐빵과 함께 하나의 보통명사로 떠올랐다. 슈퍼나 편의점 앞 찜기에서 판매하는 호빵도 삼립의 아이디어다.

당시 가정에서 쪄 먹는 제품으로 출시됐지만 이듬해인 1972년 이 회사는 각 판매처에서 호빵을 쪄 따뜻하게 판매하도록 제품진열대와 호빵 판매용 찜통을 구비하게 했다. 이러한 판촉 지원으로 제품은 큰 인기를 끌었고 입소문을 타며 국민간식으로 자리잡았다.

호빵의 원조격인 SPC삼립은 다양한 디저트가 출시된 현재에도 꾸준한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올해는 예년보다 추위가 이르게 찾아와 호빵을 찾는 소비자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 올해 삼립호빵 50주년이 된 해인만큼 ‘삼립호빵 전용 폰트’, ‘브랜드북’을 선보이며 기념할 방침이다.

SPC삼립 관계자는 “젊은 고객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새로운 마케팅 활동을 다양하게 펼쳐 팬층을 확장하고 있다”며 “12월 성수기를 감안하면 올해 호빵 시즌 전체 매출은 1200억원을 돌파해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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