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포스코·롯데·현대·HDC현산 CEO 행보 주목
-임기 만료 카운트다운 돌입…올해 실적 뒤흔든 코로나
-실적 영향 크지만 그룹 재편 이슈도 거취에 영향 줄 듯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사진은 삼성물산 사옥.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사진은 삼성물산 사옥.

[데일리비즈온 박기혁 기자] 올해 말부터 내년 3월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 이내 대형 건설사 중 5곳의 최고경영자(CEO) 임기가 만료된다. 현대건설을 시작으로 삼성물산, 포스코건설, HDC현산 대표가 그 대상이다. 업계는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가 이들의 연임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게 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 10대 건설사 중 4곳 CEO 임기 끝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부터 내년 3월까지 국내 10대 건설사 중 4곳의 CEO 임기가 만료된다.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 한성희 포스코 건설 사장,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사장 등이다. 이들 모두 3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으며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 속에서 회사를 이끌어 온 만큼 향후 거취에 더욱 이목이 쏠린다.

우선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은 가장 먼저 임기가 만료된다. 내년 1월 5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그는 2018년 1월 취임했다. 박 사장은 재무통이다. 취임 이후 현대건설의 재무 전성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제는 임기 기간 현대건설의 실적이다.

현대건설은 박 사장이 취임한 첫해인 당시 8400억원, 지난해 882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였는데 이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1조원 수준의 영업이익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점이다.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더욱 후퇴할 전망이다. 올 3분기 현대건설의 누적 영업이익은 4591억원으로 올 한해 영업이익 규모는 6500억원 수준에 머무를 전망된다.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끝났다. 하지만 내년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사장을 확정하는 만큼 사실상 올해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2018년 취임 첫해 삼성물산이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순항했지만, 올해 코로나19 여파는 피해가지 못했다.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은 내년 1월 5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사진은 현대건설 계동 사옥.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은 내년 1월 5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사진은 현대건설 계동 사옥.

◇ 임기 마지막 해 덮친 코로나 악재

삼성물산 전체 실적을 놓고 보면 이 사장 취임 첫해 실적에 미치지 못했다. 2018년 당시 영업이익 1조 1000억원 기록한 이후 지난해 86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업계는 삼성물산이 올 한해 90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 부문 실적을 떼어놓고 보면 코로나19 여파가 확실하게 느껴진다. 해당 기간 누적 영업이익은 3960억원으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한 것. 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하락 폭은 더욱 크게 나타난다. 3분기 실적은 영업이익은 124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1420억원보다 12.7% 감소했다.

한성희 포스코건설 사장은 비교적 긍정적 전망이다. 2018년 3월 취임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포스코 계열사 대표는 연단위 평가를 통해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비상장사인 포스코건설은 3분기 실적을 따로 공시하지 않았지만, 상반기 영업이익 2173억원을 기록, 이미 지난해 영업이익 2475억에 육박했다. 올 한해 역대 최고 영업이익 달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업계는 올해 연말 거취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롯데그룹은 2월께 계열사 대표 인사를 실시했지만, 최근 대대적 혁신으로 일정이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롯데건설의 올해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은 19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줄었다.

한성희 포스코건설 사장은 비교적 긍정적 전망이다. 지난 2018년 3월 취임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사진은 포스코건설 송도사옥.
한성희 포스코건설 사장은 비교적 긍정적 전망이다. 지난 2018년 3월 취임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사진은 포스코건설 송도사옥.

◇ 현대·롯데 그룹 재편 이슈 영향

권순호 HDC현산 사장은 지난 2018년 5월 취임해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대다수 건설사들이 코로나19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지만 올 3분기까지 실적만 놓고 보면 현대산업개발은 이를 피해간 것으로 보인다.

HDC현산은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41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7% 증가한 수치다. 3분기 별도 영업이익 규모는 13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4% 늘어난 수치로 당초 업계 예상인 900억원을 훌쩍 상회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여파로 CEO 임기 만료를 앞둔 건설사 실적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올해 실적이 좋다고 연임을 장담할 수 없다 지적하고 있다. 실적 외에도 모기업 사정에 따라 거취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건설과 롯데건설의 경우 실적보다는 그룹 재편이 더욱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표 임기는 실적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게 사실이지만 그 외에도 변수가 적지 않다”면서 “현대건설은 그룹이 정의선 체제로 돌입했고 롯데건설은 롯데그룹의 대규모 재편에 들어간 상황이 더욱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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