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1 경쟁 뚫고 내부 출신 첫 행장 선정
-수익성 악화 해결해야 공적자금 상환 원활
-예대율 이슈, 지속되는 저금리 돌파구는?

김진균 수협은행장 내정자. (사진=수협은행)
김진균 수협은행장 내정자. (사진=수협은행)

[데일리비즈온 손성은 기자] 수협은행이 차기 행장이 내정됐다. 2차례 공모 끝에 선임된 인물은 김진균 수협은행 현 수석부은행장이다. 지난 2016년 12월 수협은행이 수협중앙회에서 별도법인으로 분리된 이후 두 번째 행장직은 내부 출신이 맡게 됐다. 현 행장인 이동빈 행장은 외부출신이다. 김 내정자는 임기는 2년으로 수협은행의 수익악화 문제와 공적자금 상환 문제에 힘을 쏟아야 한다. 

◇ 2차 공모 끝에 내부 출신 선택

수협은행은 28일 은행장추천위원회를 개최하고 김진균 현 수협은행 수석부행장을 차기 은행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김 내정자는 추후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이 확정된다. 임기는 취임일로부터 2년이다. 현 행장인 이동빈 행장은 김 내정자 취임까지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차기 은행장 인선 절차를 마무리한 뒤 물러난다.

김 내정자는 2016년 12월 수협은행이 수협중앙회에서 별도 법인으로 분리한 이후 첫 번째 내부출신 행장이다. 1963년생인 김 내정자는 1992년 수협중앙회에 입회했다. 이후 2003~2006년 대전지점장, 2006~2009년 심사부 기업심사팀장, 2009~2011년 감사실 일상감사팀장, 2011~2014년 영등포, 압구정 지점장을 지냈다. 2018년 말에는 수협은행 수석부행장 맡았다.

김 내정자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 차기 행장으로 내정됐다. 수협은행은 차기 행장 선출을 위해 2차례의 공모를 실시했다. 첫 번째 공모 당시 5명의 후보가 지원했으나 수협중앙회와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해양수산부 추천 인사로 구성된 행추위는 인재풀 확대 목적으로 2차 공모를 실시했다.

2차례에 걸친 공모에 총 11명이 지원했고 행추위는 10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차기 행장 선임 절차를 진행했다. 당시 후보자는 김 내정자를 포함해 ▲강명석 전 수협은행 상임감사 ▲김철환 수협은행 집행부행장 ▲고태순 전 NH농협캐피탈 대표이사 ▲손교덕 전 경남은행장 ▲강철승 한국수산정책포럼 대표 ▲이길동 전 수협중앙회 신용부문 수석부행장 ▲박석주 전 수협은행 부행장 ▲정춘식 전 하나은행 부행장 ▲전봉진 전 삼성증권 영업본부장 등이었다.

수협은행 현판.
수협은행 현판.

◇ 공자금 상환에 예대율 규제까지

김 내정자의 당면 과제는 수익성 문제 해결이다. 전 금융권이 코로나19에 따른 저금리 기조로 고전이 예상되는 상황. 수협은행의 경우 실적 악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016년 수협은행의 순이익은 140억원이었다. 법인분리 이후 첫해인 2017년은 1952억원의 순이익이 발생했다. 2018년에는 2304억원으로 수익이 증가했으나 지난해 2192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4.8%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부진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올 상반기 기준 수협은행의 순이익은 1371억원은 머물렀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15.4% 줄어든 수치다. 업계는 수협은행이 장기화하고 있는 저금리 상황에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저금리 상황에 따른 순이자마진 하락에 대출 자산 증가로 대응하고 있지만 수협은행은 애를 먹고 있다. 2021년 11월까지 예대율을 100% 아래로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 수협은행은 2016년 수협중앙회에서 분리될 당시 예대율 규제 대상이 됐다. 당시 수협은행의 예대율은 135%로 금융당국은 2021년 11월까지 규제 상한선인 100% 미만으로 낮출 것을 요구했다.

수협은행 로고. (사진=수협은행)
수협은행 로고. (사진=수협은행)

◇ 8000억대 공적자금 상환금 변수

수협은행의 수익성 문제는 단지 수협은행과 그 최대주주인 수협중앙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논란을 일으킨 수협은행 공적자금 문제와도 직결된다. 2001년 예금보험공사로부터 1조 1581억원의 공적 자금을 지원받았다. 지원 부문은 당시 신용부문으로 현재의 수협은행이다.

수협은행과 수협중앙회는 2028년을 조기 상환 목표로 선언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수협은행이 상환한 공적자금은 3048억원에 불과하다. 8500억원 규모의 상환금액이 남았지만 최근 상환 실적을 고려할 때 조기 상환은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016년 127억원, 2017년 1100억원, 2018년 1320억원, 2019년 501억원을 상환했기 때문이다.

수협은행의 공적자금 상환은 전적으로 수익과 연결된다. 수협은행의 한 해 수익 규모에 따라 최대주주 수협중앙회에 배당을 하는데 이 배당금이 상환자금이 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수협은행의 수익성이 악화할수록 공적자금 상환도 힘들어지게 된다. 이러한 가운데 수협중앙회는 수협은행의 공적자금 조기 상환을 위해 수협은행 법인세를 전액 감면해 달라고 요구해 빈축을 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시장 환경이 은행에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으로 수협은행의 경우 내년 말까지 예대율을 낮춰야 하는 과제가 있다”면서 “순이익 개선이 쉽지 않은 가운데 공적자금 상환 문제까지 얽혀 있어 김 내정자로선 쉽지 않은 상황이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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