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말 거는 AI 스피커 개발

사진 왼쪽부터 차나래 제1 저자, 김아욱 강원대 교수, 이의진 KAIST 교수 (사진=KAIST)
사진 왼쪽부터 차나래 제1 저자, 김아욱 강원대 교수, 이의진 KAIST 교수 (사진=KAIST)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단순히 명령에 따라 수행하는 음성인식 인공지능(AI) 스피커가 아닌 언제 말 걸지 파악할 수 있는 똑똑한 스피커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영화에서처럼 기기와 친구처럼 대화할 수 있는 시대가 앞당겨진 것이다. 

◇ 말 거는 AI 스피커 개발 

28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는 이 대학 전산학부 이의진 교수 연구팀이 스마트 스피커 인공지능 비서가 선제적으로 말 걸기 좋은 최적의 시점을 결정하는 중요한 상황맥락 요인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기존에 개발되거나 시판 중인 스마트 스피커 인공지능 비서는 사용자가 먼저 요청한 서비스만 제공하는 것과 달리 최근 스마트 스피커의 개발은 사용자의 상황에 맞춰 능동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진화하는 추세다.

똑똑한 음성비서가 사용자가 처해 있는 상황을 정확히 이해한 후에 선제적으로 일정 및 건강관리를 도와주는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다. 문제는 아무 때나 눈치 없이 말을 건다면 도움은커녕 하는 일에 방해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연구팀은 스마트 스피커가 선제적으로 음성서비스를 제공하기 좋은 최적의 시점을 찾는 연구를 전산학부 이재길 교수를 비롯해 산업디자인학과 이상수 교수와 함께 다학제 연구팀을 구성해 공동연구를 수행했다.

이 결과 다학제 연구팀은 스마트 홈 환경에서의 최적의 발화 시점을 결정하는 중요한 사용자 상황맥락 요인을 찾아냈다. 최적의 발화 시점에 관한 추론은 인공지능 비서가 음성서비스를 시작하거나 중지 또는 재개를 스스로 결정하고 제어하기 위한 필수적인 기술이다.

연구 관련 그림. (사진=KAIST)
연구 관련 그림. (사진=KAIST)

연구팀이 찾아낸 중요한 상황맥락 요인은 최적의 발화 시점 추론 시 정확성을 높일 것으로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스마트 스피커 AI 비서가 선제적으로 말 걸기 좋은 시점을 찾기 위해 연구팀은 우선 실험용 스마트 스피커를 제작했다.

스마트 스피커는 사용자의 움직임이 감지되거나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주기적으로 “지금 대화하기 좋은가요”라는 질문을 했다. 참가자는 대화하기 좋은지 아닌지, “네” 또는 “아니요”로 대답하고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를 설명했다.

이어 연구팀은 교내 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생 40명(2인 1실)의 방에 스마트 스피커를 설치해 1주일간 총 3500개의 사용자 응답 데이터를 수집했다. 분석 결과 전체 참가자 응답 중 47%는 대화하기 부적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대화하기 좋은 시점을 결정하는 주요 상황 요인을 찾기 위해 19개의 실내 활동 범주를 만들어 테스트했다. 이 결과 연구팀은 적절한 시점을 결정하는 상황맥락 요인으로 크게 개인적 요인과 움직임 요인, 사회적 요인을 꼽았다.

개인적 요인은 크게 ‘활동 집중도’, ‘긴급함과 바쁨 정도’, ‘정신적·육체적 상태’ 그리고 ‘다중 작업수행을 위한 듣기 또는 말하기 가능성’ 등 4가지다. 예를 들면 집중해서 공부하고 있거나 드라이로 머리를 말리고 있을 때는 스피커와 대화가 어려웠다.

이 중 움직임 요인은 외출, 귀가 그리고 활동 전환 등 3가지다. 특히 사용자 움직임이 있을 때는 스피커와 대화 가능한 거리가 최적 시점 판단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사람이 말을 걸기 전에 먼저 말을 거는 스마트 스피커의 선제적 서비스 작동방식. (사진=카이스트)
사람이 말을 걸기 전에 먼저 말을 거는 스마트 스피커의 선제적 서비스 작동방식. (사진=카이스트)

 ◇ 최적 발화 시점 추론 기술개발

일반적으로 스마트 스피커는 거실처럼 집 구성원이 함께 생활하는 공간에 설치된다. 수집된 사용자 응답 중 절반은 룸메이트가 함께 있을 때 수집됐다.

연구팀은 전화 대화뿐만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것 또한 스마트 스피커와 대화하기 좋은 시점에 영향을 끼친다는 현상을 확인했다. 룸메이트가 자고 있거나 어떤 활동에 집중하고 있을 때 스마트 스피커와의 대화로 인한 갈등을 최소화하고 싶기 때문이다.

앞으로 스마트 스피커 및 음성 대화 인공지능 에이전트는 더욱더 능동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는 것이 연구팀의 시각이다.

KAIST 측은 이번 연구로 스마트 스피커 사용자의 집에서의 행동과 연관된 중단가능성 요인을 찾았기 때문에 실제 선제적 서비스 제공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다중 모달 센서 데이터를 활용해 행동이나 컨텍스트를 센싱하는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활용해 집에서의 행동을 감지하면서 적절한 순간에 말을 거는 선제적인 행동을 구현하는 데 의의가 있다.

귀가했을 때를 감안해 스마트 도어락이나 현관 모션 센서 등으로 귀가를 감지한 후 대화를 시작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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