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마권발매 합법화 시도 촉구
-불법사설경마로 고객 유출 막아야
-馬산업 붕괴되도 불법경마는 계속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은 현재 국회 상임위원회 농림축산식품부 소속으로 농축산 농가에 대해 애정이 남다르다. 단순히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실물 농사 경험에서 우러나온 애정이다. (사진=데일리비즈온)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은 현재 국회 상임위원회 농림축산식품부 소속으로 농축산 농가에 대해 애정이 남다르다. 단순히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실물 농사 경험에서 우러나온 애정이다. (사진=데일리비즈온)

[데일리비즈온 손성은 기자] 10월 19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 전국 각지에서 모인 말 생산농가와 경마 산업 종사자 100여 명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코로나19 경마 산업과 말 산업 종사자들이 심각한 위기에 놓여있다며 농식품부와 마사회에 ‘온라인 마권 발매’ 입법을 촉구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온라인 마권 발매는 무엇이며 이를 입법화하면 위기에 몰린 말 생산 농가들이 어떻게 살아난다는 것일까. 이런 가운데 경마는 사행성 도박이라는 인식이 있다며  온라인 마권 발매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이가 있다. 뚝심과 통찰력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온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이다. <데일리비즈온>은 정 의원을 만나 경마 산업의 현재와 온라인 마권 발매의 필요성을 물었다.

정 의원은 현재 국회 상임위원회 농림축산식품부 소속으로 농축산 농가에 대해 애정이 남다르다. 단순히 보여주기식이 아니다. 전북 고창 출신인 그는 고려대 입학으로 서울로 상경했으나 졸업 즉시 해남으로 내려갔다. 목적은 농업 부흥. 그는 해남에서 5년간 농사에 매진한 실제 경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농림축산업의 현실을 목도했다. 기나긴 정치생활 중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지만, 농림축산업의 부흥에 매진해왔다. 정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한국마사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농림축산업에 대한 애정에서 시작됐다.

정운천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한국마사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농림축산업에 대한 애정에서 시작됐다. (사진=데일리비즈온)
정운천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한국마사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농림축산업에 대한 애정에서 시작됐다. (사진=데일리비즈온)

Q. 온라인 마권 발매를 허용하는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우리 사회에 경마는 도박이라는 인식이 강한데 부담스럽지 않았는가?

A. 욕먹는 것은 전혀 신경 안 쓴다. 지난 2008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당시 광우병 파동으로 논란이 일었을 당시 식품 원산지표시 제도를 추진했다. 그때 살면서 먹을 욕은 다 먹었다.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다. 때론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 지금 전 국민이 어느 식당을 가도 자기가 먹는 음식 사용된 재료의 원산지가 어딘지 알 수 있지 않나? 그때 비난 여론을 의식해 포기했다면 아예 불가능했을 일이다. 개정안 역시 마찬가지다. 부정 여론을 의식해서 해야 할 일을 포기할 수는 없다.

Q. 코로나19 장기화로 경마 산업이 위기를 호소하고 있다. 상황이 어느 정도인가?

A. 코로나19로 지난 2월 경마가 중단된 이후 마사회에 경영 위기 상황이 닥쳐왔다. 지난 5년간 많게는 2000억원 중반에서 적게는 1000억원 중반의 순이익을 내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경마 중단이 장기화함에 따라 막대한 손실이 보인다. 2020년 올 한해 마사회는 순이익은 적자로 전환해 57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순 마사회 실적 악화만의 문제가 아니라 경마 산업 기반 전체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Q. 코로나19로 경마 산업의 위기다. 현재 처한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A. 우선 마사회 실적 부진을 놓고 보자. 현재 마사회는 비상경영체제다. 전 직원 무급휴직에 신입 직원 채용도 중단됐다. 여기에 명예퇴직과 희망퇴직, 조직 축소 등 구조조정 논의가 이어졌다. 여기에 급여 반납 등 당장 생계를 위협하는 심각한 수준이다. 마사회와 직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 기반인 말 산업 농가 역시 위기 상황이다. 경마 중단으로 경주마 거래가 줄어들어 수익은 없는데 사료비와 관리비는 여전히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수익이 발생하지 않고 관리비만 나가고 있는데 버틸 방법이 없다.

정운천 의원은 온라인 마권 발매를 통해 경마산업 위기 극복은 물론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데일리비즈온)
정운천 의원은 온라인 마권 발매를 통해 경마산업 위기 극복은 물론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데일리비즈온)

Q. 경마 산업 기반이 흔들리고 있는데 온라인 마권 발매 허용이 어떻게 경마 산업 위기 극복으로 이어질 수 있는가?

A. 간단한 문제다. 현재의 위기 상황은 코로나19로 경마가 중단되면서 발생한 것이다. 지난 2월 경마가 중단했고 4개월 뒤 마권 매출 없는 ‘무관중 경마’를 시작했다. 이어 9월에는 무관중 경마마저 중단했다. 마권 매출이 없는 경마로 수익 창출 자체가 불가능하다.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데 어떻게 말을 구입하고 경마 인프라에 대한 유지가 가능하겠는가. 핵심은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로 경마를 중단했고 이에 따라 마권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방법을 찾아야 한다. 온라인 마권 발매가 가능해지면 일단 코로나19 확산을 걱정할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매출이 발생하게 되는 만큼 경마 산업의 위기 극복으로 이어질 것이다.

Q. 온라인 마권 발매가 경마 산업의 위기 극복 효과가 있다는 것은 알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경마 산업에 부정적 인식이 있는 만큼 온라인 마권 발매를 추진해야 할 이유가 있는가?

A. 마사회만 놓고 이야기를 해보자. 경마 산업은 엄연히 합법적인 산업이다. 마사회 역시 매출이 발생하면 이에 대한 세금을 납부한다. 레저세, 지방세, 농특세 등이다. 마사회는 최근 4년간(2015~2019년) 레저세로 약 7500억원, 지방세로 3000억원, 농특세로 1500억원 등 약 1조 2000억원을 납부했다. 약 6조원의 세금을 납부한 셈인데 올해는 경마 중단으로 이러한 세수가 1조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마사회가 내는 축산발전기금 역시 올해 적자로 납입이 불가할 것으로 보인다. 마사회는 지난 5년간 매년 1000억원 이상을 축산발전기금으로 납입해왔다.

Q. 온라인 마권 발매 허용이 불법 사설 경마 문제에 해결책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A. 그렇다. 불법 사설 경마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온라인 마권 발매를 허용해야 한다. 불법 사설 경마는 사이트에서 일본 등 해외 경마 영상과 배당률 정보를 활용하는 불법 배팅 방식이다. 정확한 규모는 사실 알 수 없지만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실제로 마사회 경마가 중단된 올해 2월부터 8월까지 불법 사설 경마 단속 실적은 사이트 폐쇄 1500여 건, 불법 경마 현장 단속 3건에 달했고 처벌 인원은 128명이었다. 마사회 연구 용역 조사 결과 국내 불법 사설 경마 시장 규모는 최대 14조원으로 추산되는 데 이는 마사회의 지난해 마권 매출 7조원의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에 따른 조세 포탈 규모는 1조원을 넘긴다. 코로나19로 경마가 중단됐는데 불법 사설 경마로 유입됐을 가능성도 있다. 상황이 이런데 온라인 마권 발매를 허용해 불법 사설 경마 이용자들을 제도권으로 유인해야 한다.

정운천 의원은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전 국민이 합심해서 현재의 위기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데일리비즈온)

Q. 온라인 마권 발매 필요성은 알지만 여전히 경마를 사행성 도박이라며 온라인 마권 발매를 반대하는 여론도 있다.

A.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근다는 이야기가 있다. 때론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는 법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경마는 불법이 아니다. 경마 산업이 활성화된 주요 선진국은 얼마든지 있다. 대표적으로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일본, 홍콩 등을 보자. 이들 모두 현재 마권의 온라인 발매를 허용하고 있다. 프랑스, 독일의 경우에는 온라인 마권 발매 허용 이후 합법 경마가 증가한 반면 불법 경마 이용자 수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해외 선진국에서 이미 긍정적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데 ‘도박’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망설여서는 안 된다.

Q. 온라인 마권 발매가 사행성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듯 하다.

A. 핵심은 현재 경마 산업이 심각한 위기라는 점이다. 사행성 문제는 방지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면 된다. 얼마든지 대처 가능한 문제라는 것이다. 현재 일어나지도 않은 문제로 위기 상황을 그대로 놔둘 수는 없다. 법안 발의 과정에서 사행성에 대한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관련 조문을 마련해뒀다. 일단 회원 가입 방식을 현장 대면으로 하고 실명제를 도입하면 청소년 가입 문제 등 우려에 대한 방지가 가능하다. 여기에 사행성 문제의 핵심인 과도한 지출을 막기 위해서 구매상한과 횟수를 낮추는 방식을 도입하면 된다. 부작용이 우려된다면 이를 다각도로 검토한 뒤 대비책을 마련하면 된다. 경마 산업을 사행성 산업이라는 부정적 시각으로만 보면 위기 극복은 물론 산업 성장도 불가능하다.

Q. 끝으로 코로나19로 위기를 겪고 있는 경마 산업 종사자들과 데일리비즈온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A. 코로나19가 위기 상황이지만 결코 희망을 잃어서는 안 된다. 거듭 강조하지만 위기가 때로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어렵고 힘든 상황이지만 이번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찾다 보면 반드시 길이 보일 것이며 오히려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 전 국민이 합심해서 미래로 나아갈 길을 모색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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