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3D 폐포 배양기술 활용

연구요약도. (사진=KAIST)
연구요약도. (사진=KAIST)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국내 연구진이 실험실에서 3차원으로 키운 사람의 폐포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배양해 감염 기전, 치료제 개발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26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이 대학 의과학대학원 주영석 교수 연구팀이 인간의 폐포 세포를 실험실에서 구현하는 3D 미니 장기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이주현 박사를 비롯해 국립보건연구원 국립감염병연구소 최병선 과장·기초과학연구원(IBS) 고규영 혈관연구단장(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서울대병원 김영태 교수와 KAIST 교원창업기업 지놈인사이트와 공동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이를 활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간의 폐 세포를 파괴하는 과정을 정밀하게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르면 정확한 질병 기전의 이해를 기반으로 치료제를 효과적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실험실에서 사용 가능한 인체를 모사한 모델 사용이 필수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생쥐 모델에 감염시키기가 어렵다. 특히 실험실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폐 세포 모델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직접적인 감염 연구의 한계가 있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배양이 가능한 3차원 인간 폐포 모델을 새롭게 정립했다. 이를 이용하면 실험실에서 사람의 폐 세포를 이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 등 각종 호흡기 바이러스의 질병 기전을 연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3차원 인간 폐포 모델은 약물 스크리닝 등 치료법 개발에도 직접적으로 응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들은 폐암 등 사람의 수술 검사재료에서 확보되는 사람 폐 조직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3차원 배양할 수 있는 조건을 알아내는 데 성공했다. 실험 결과 3D 폐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6시간 내 급속한 바이러스 증식이 일어나 세포 감염이 완료됐지만 이를 막기 위한 폐 세포의 선천 면역 반응 활성화에는 약 3일가량의 시간이 걸렸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또 하나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입자는 하나의 세포를 감염시키는 데 충분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감염 3일째 공동연구팀은 세포 가운데 일부분이 고유의 기능을 급격히 상실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주영석 한국과학기술원 교수(왼쪽부터), 이주현 케임브리지 대학 박사, 최병선 국립보건연구원 과장, 고규영 기초과학연구원 혈관연구단장, 김영태 서울대 의대 교수 (사진=KAIST)
주영석 한국과학기술원 교수(왼쪽부터), 이주현 케임브리지 대학 박사, 최병선 국립보건연구원 과장, 고규영 기초과학연구원 혈관연구단장, 김영태 서울대 의대 교수 (사진=KAIST)

연구팀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한 3차원 인체 폐 배양 모델 규모를 확대한다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포함한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의 감염 연구에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동물이나 다른 장기 유래의 세포가 아닌 호흡기 바이러스의 표적 세포인 사람의 폐 세포를 직접적으로 질병 연구에 응용함으로써 효율적이고 정확한 기전 규명은 물론 치료제 개발에도 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응 기술개발을 위해서는 다양한 기관의 지원과 관련 연구자들의 협력 연구가 필수적이다. 공동연구팀의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질병관리청·기초과학연구원(IBS)·서울대학교 의과대학·유럽연구이사회(ERC)·서경배과학재단·휴먼프론티어과학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줄기세포 분야 세계적인 학술지 Cell Stem Cell 10월 22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한편, 코로나19 우려로 소독제를 많이 사용하는데 이 또한 호흡기에 노출되면 폐 질환에 걸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8월 박은정 경희대 동서의학연구소 교수는 “DDAC(염화디데실디메틸암모늄)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체내 축적 및 폐 질환 유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살균ㆍ소독제에 들어있는 일부 물질이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논란이 불거졌던 DDAC와 비슷한 작용 기전을 가질 가능성이 있어 호흡기 노출에 주의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DDAC는 ㎖당 4μg(마이크로그램) 농도에서 세포 생존율이 급격히 감소했다. 또 세포 내 소기관 손상과 함께 세포 자살과 세포막 손상도 보였다. 기관지를 통해 500μg의 DDAC를 1회 직접 투여한 쥐는 투여 후 14일까지 정상적으로 살았지만 2회 투여한 쥐에서는 만성 섬유성 폐 이상 증세가 뚜렷이 나타나다가 결국 사망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