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노동 호소...“고객 폭언에 멍”
-송호섭 대표, 국감장 출석해 질타

국감 출석한 송호섭 스타벅스코리아 대표. (사진=연합뉴스)
국감 출석한 송호섭 스타벅스코리아 대표.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송호섭 스타벅스코리아 대표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직원들의 감정 노동 논란에 대해 질타를 받았다. 스타벅스의 성공 요인 중 하나인 직원들의 친절한 고객 응대가 양날의 검이 됐다. 

◇ 친절한 고객 서비스 ‘양날의 검’ 

송 대표는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스타벅스는 직원이 아닌 파트너로 부르고 있다. 그러나 이 파트너들이 일부 고객들의 폭행과 폭언으로 가슴에 멍이 들고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 의원은 국감 현장에서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고객이 근무자에게 폭언을 퍼붓는 동영상을 재생했다. 해당 동영상을 통해 파트너의 잘못이 아니었는데도 해당 스타벅스 점장은 고객에게 사과하라고 지시하는 모습이 송출됐다.

임 의원은 “(근로자)이 분들은 인격까지 팔고 일하러 온 사람들이 아니다. 근로자들의 인격을 존중해줘야 한다. 이번 국감을 계기로 매장마다 고객들이 파트너들에게 갑질, 폭행, 폭언을 할 수 없도록 스타벅스만이 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송 대표는 “매장을 방문하면서 현장 목소리를 듣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 "그래도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스타벅스는 한국에 정착한 이래 커피문화를 긍정적으로 바꿔왔다고 생각한다. 스타벅스 브랜드 파워를 통해 고객문화를 바꿀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스타벅스 매장. (사진=연합뉴스)
스타벅스 매장. (사진=연합뉴스)

◇ 별다방 독주 이면…“고객 폭언에 멍”

하지만 당장 스타벅스의 고객 응대 서비스 기조가 확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스타벅스 특유의 친절한 응대 방침이 매출 호조의 가장 큰 요인이라는 시각이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진동벨이 아닌 고객의 이름을 직접 부르거나 고객을 우선시하는 듯한 매뉴얼들이 스타벅스의 정체성으로 자리 잡아왔다.

반면 이를 일부 악용하는 악질 고객들이 있어 감정노동 사각지대에서 피해를 호소하는 스타벅스 근로자들의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이는 2018년 감정노동자보호법이 시행된 이후 더욱 논란이 증폭됐다.

지난해 스타벅스의 한 매장에서 근무하던 직원이 언론에 제보한 바에 따르면 사내 고객 응대 매뉴얼엔 고객 응대를 충분히 했어도 고객이 욕설 등을 하면 경고, 경찰신고까지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실제 사례에서는 본사 고객센터 권유에 따라 고객에게 사과를 해야했다.

사례를 구체적으로 보면 고객이 냄새나는 음식물을 반입해 직원이 제지했고 이 과정에서 고객이 폭언을 했다. 엄연히 고객의 과실이 있었는데도 스타벅스 고객센터에 항의한 고객에 의해 고객센터는 직원이 아닌 고객 편에 선 것이다. 이는 감정노동자보호법에도 어긋나는 경우에 해당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스타벅스 로고. (사진=연합뉴스)
스타벅스 로고. (사진=연합뉴스)

◇ 年매출은 2조원...노동환경은 열악

심지어 고객과의 소통을 취지로 한 ‘콜링 시스템’도 내부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있었다. 스타벅스는 직원이 제품을 주문한 고객을 직접 호명해서 전달하는 방식의 ‘콜링 시스템’을 시행했는데 이는 타 프랜차이즈와 차별화된 서비스였다. 그러나 기관지염 등 감기와 같은 질병에 걸린 노동자에게는 열악한 노동환경의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스타벅스는 2016년 1조원의 매출을 낸 이후 줄곧 상승세를 탔다. 2016년 매출 1조 28억에 이어 2017년엔 1조 2634억원, 2018년 1조 5223억원, 2019년 1조 8695억원을 기록했다. 매해 20% 넘게 성장하고 있는 기록이다.

이에 업계에선 스타벅스가 올해 매출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의 매출 독주 이면에는 노동자들의 살신성인이 있다”면서 “국감에서 지적을 받았지만 당장 근본적인 기조가 바뀌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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