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무색하게 연일 하락세 IPO 거품 빠졌다?
-IPO 열풍에 시장 과열?…예견된 주가 하락 현상
-갈 곳 잃은 자금 주식시장…내년 IPO는 어떨까?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코스피 상장기념식.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코스피 상장기념식.

[데일리비즈온 박기혁 기자] IPO(기업공개) 열풍이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주가 하락과 함께 주춤하는 모양새다. 올해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라는 ‘대어(大漁)’가 등장한 가운데 빅히트의 등판은 투자자들을 환호하게 하기 충분했다. 결과적으로 세 회사 모두 IPO 흥행에 성공하며 주식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문제는 그 이후에 발생했다. 현재 공모가에 흔히 못 미치는 이들의 주가. 특히 빅히트의 주가가 급락하며 IPO 열풍은 거품에 불과하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 사흘 만에 20만 원대 ‘붕괴’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주가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앞서 빅히트는 지난 15일 상장 당시 공모가 13만 5000원의 2배인 27만원으로 장을 시작한 뒤 상한가 35만 1000원까지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가 나타났고 19일 기준 18만원으로 급락했다.

빅히트는 상장 이전 올해 마지막 대어로 거론되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올 상반기 SK바이오팜과 그 뒤를 이어 카카오게임즈 IPO에 이어 빅히트가 상장했다. 세간의 시선은 빅히트의 공모가가 얼마냐 였다. 앞서 SK바이오팜이 30조 99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카카오 게임즈가 58조 5543억원을 기록한 상황. 일각에선 빅히트가 공모가 100조원 이상을 기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 같은 관측은 빅히트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그만큼 높았다는 것을 방증하는 사례다. 결과적으로 빅히트는 카카오게임즈의 기록을 경신하지 못했다. 지난 6일 빅히트 일반 공모주 청약 마지막 날 당일 통합 청약 증거금 58조 4236억원을 기록하며 카카오게임즈에 미치지 못했다.

신기록 작성에 실패했지만 높은 공모가를 기록했던 빅히트의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주식시장 과열에 따른 거품이 사라지고 있는 현상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애초에 빅히트에 대한 열기 자체가 과열돼 있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게임즈 코스닥 상장.
카카오게임즈 코스닥 상장.

◇ 고평가 논란 속 IPO 과열

업계 일각에선 빅히트의 주가 하락은 예견된 상황이라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공모주 열풍 자체가 시장 과열이었다는 설명이다. 냉정하게 살펴보면 빅히트는 성장 동력은 방탄소년단뿐이며 연예 사업 자체가 대외 변수에 극도로 취약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올 상반기부터 몰아친 공모주 열풍이 이를 가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업계는 주식 시장 자체가 지나치게 달아올랐다고 보고 있다. 가장 큰 요인은 금융권을 달구고 있는 사모펀드 사태다. 라임, 옵티머스 사태가 불거지면 금융권의 사모펀드 판매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 투자처를 상실한 투자자들의 자금이 주식 시장으로 몰려들었다.

결국 빅히트의 기록적인 공모가는 갈 곳을 잃은 자금이 주식시장에 흘러들어 온 영향으로 거품이 꼈다는 설명이다. 앞서 상장한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역시 동일한 평가를 받고 있다. 두 회사 역시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크게 밑돌고 있다.

일각에서는 빅히트의 주가 하락이 과열된 시장이 진정세로 돌아서고 있는 현상이라 설명하고 있다. 반면 빅히트 주가 하락으로 오히려 이목을 끄는 회사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갑작스러운 시장 냉각 현상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IPO를 추진 중인 기업들이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내년을 목표로 상장을 추진 중이다.
카카오뱅크는 내년을 목표로 상장을 추진 중이다.

◇ 상장 추진사에 쏠리는 눈

당장 다음 달 초 교촌F&B가 IPO를 앞두고 있다. 일단 이번 달 말 이틀간에 걸쳐 기관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총 공모주식은 580만주로 신주 모집은 70%다. ‘교촌’은 인지도 면에서 앞서 공모주 열풍을 일으킨 3개사 이상이라는 평가인 만큼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내년에는 카카오 자회사의 무더기 상장이 예고되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지 등 3개사가 내년을 목표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뱅크가 경우 시장의 이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지난달 23일 카카오뱅크가 상장 추진 계획 발표했다. IPO를 위해 연내 감사인 지정 신청, 주관사 선정에 나서기로 했다. 구체적인 상장 시장, 목표 시점, 상장 규모 등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음에도 시장이 술렁였다. 카카오뱅크는 국내 두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 선두로 자리 잡았다. 장외에서 카카카오뱅크가 시가 총액은 40조원을 웃돈다.

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 장기화와 투자처 축소로 갈 곳 잃은 자금이 주식 시장으로 흘러들어왔다”면서 “분명히 IPO 열풍엔 거품이 낀 부분이 있지만 투자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한동안 과열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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