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신임

이마트 강희석 대표가 쓱닷컴 대표까지 겸임하게 됐다. (사진=신세계)
이마트 강희석 대표가 쓱닷컴 대표까지 겸임하게 됐다. (사진=신세계)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SSG닷컴(쓱닷컴) 수장을 맞아 뒷말이 나온다. 우선 적자 수렁에 빠진 회사를 살리러 온 강 사장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신임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반증이라는 평이 나온다. 

◇ 신세계 온라인 유통 플랫폼

신세계그룹은 15일 강 대표를 쓱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등 이마트 부문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신세계는 인사 발표하는 날부터 인사를 즉시 적용했다.

사측은 강 대표 겸임과 관련해 “이마트와 쓱닷컴은 대표이사 겸직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통합적으로 전략화하는 등 시너지를 크게 낼 것”이라고 말했다.

쓱닷컴은 출범한 지 3년 된 신세계의 온라인 유통 플랫폼이다. 강 대표의 전임인 쓱닷컴 최우정 전 대표는 약 10여년 간 이마트 내 온라인 사업 담당 임원으로 재직한 온라인 전문가다. 2018년부터 쓱닷컴 대표를 맡았던 그는 이번 인사에서 사실상 경질됐다.

그렇다면 온라인 전문가였던 최 대표가 아닌 강 대표를 온·오프라인 수장으로 앉힌 배경은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3년간 쓱닷컴의 이커머스 뼈대를 온라인 전문가인 최 전 대표에게 맡긴 이후 본격적으로 전략을 변화하겠다는 그룹의 의지를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이마트와 따로 운영되던 쓱닷컴은 이마트라는 대형마트 1위라는 백그라운드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던 실정이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마트 또한 쓱닷컴과의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온라인 전용 신생 플랫폼에게 밀렸다는 평가를 들으며 체면을 구겨야 했다.

쓱닷컴 광고 갈무리.
쓱닷컴 광고 갈무리.

◇ 강 대표 ‘쓱닷컴’ 진두지휘

이마트도 강 대표의 지휘 아래 이마트의 오프라인 점포와 쓱닷컴이 복합 모델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커머스 시장에선 쿠팡 등 오프라인을 주로 하던 대기업이 아닌 기업들이 주름잡고 있다.

이중 쓱닷컴은 올해 상반기 2조 5470억원의 결제규모를 보이며 나름 선방하고 있다. 식품 시장에서만큼은 나름의 시장 파이를 가져가고 있다는 평가다. 매출액은 올해 상반기 618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3843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이커머스 사업에서 요구되는 출혈 비용으로 인해 영업적자가 기존 174억원에서 25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커머스에서 대표적인 쿠팡은 물류센터 등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쓱닷컴은 쿠팡 대비 아직 막대한 투자를 하지 않았다는 평이다.

그렇다고 해도 당장 쓱닷컴이 막대한 투자를 추진하긴 힘들어보인다. 실제 오프라인 유통업계 불황으로 이마트는 지난해 사상 첫 적자를 냈고 이로 인해 구조조정 전문가인 강 대표가 선임된 것. 이에 쓱닷컴까지 맡게 된 강 대표가 최대한 실용적인 방안을 짜낼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오프라인 점포와의 복합 마케팅으로 쓱닷컴에서 주문하면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에서 배송 상품이 나가는 PP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마트가 쓱닷컴에 관리비를 지불해야 했는데 이 과정을 더 효율적으로 구상하기 위해 강 대표가 겸임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 이마트-쓱닷컴 ‘윈윈’ 전략

당초 PP센터는 이마트 소관이었는데 분사 이후 쓱닷컴으로 PP센터 관련 부서가 이관됐다. 처음 이관 취지는 쓱닷컴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함이었지만 이마트의 상황이 힘들어졌고 결국 쓱닷컴과의 조율이 중요해진 셈이다. 양쪽 모두 윈윈하는 전략을 내면서 책임질 적임자로 강 대표가 적임자로 떠올랐다.

강 대표는 체계를 정비한 뒤 네오센터 확장 전략을 과제로 떠안고 있다. 쓱닷컴은 지난해 초 출범 당시 향후 5년 동안 네오센터 10개를 건립해 단순에 이커머스의 강자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수도권을 중심으로 물류망을 구성해 거래규모를 키우고 향후 지방까지 물류거점을 두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시행하기 위해 쓱닷컴은 지난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6998억원의 현금을 확보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유상증자에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블루런벤처스(BRV) 등의 재무적투자자(FI)가 참여했고 투자자들은 오는 2022년까지 3000억원을 추가적으로 보탤 방침이었다.

재원은 마련됐지만 부지가 문제였다. 최 대표의 경질 배경으로 꼽히는 요인이기도 하다. 네오 센터 후보 부지 주민들이 반대하고 토지를 매입하는 과정도 만만찮았다. 이 가운데 지난해 네오센터를 하남에 설립하려다 무산됐고 이후 물류 부지를 확보하지 못한 실정이었다.

또 다른 과제로 쓱닷컴을 새로운 신성장동력으로 만들어야 하는 강 대표는 쓱닷컴에 오픈마켓 시스템을 탑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쓱닷컴은 이를 위해 이전부터 관련 시스템 구축을 준비해왔다. 강 대표 체제가 구축된 이후 이르면 올해 말쯤 오픈마켓 서비스가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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