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연일 터지는 사기 의혹

니콜라 수소 트럭. (사진=한화)
니콜라 수소 트럭. (사진=한화)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미국 전기 수소차 업체 니콜라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니콜라 주가는 현지시간으로 1일 17% 폭등했다. 전날 14.54% 오른 것까지 합해 이틀 간 무려 30% 폭등한 것이다. 연일 불안정한 주가로 국내 관련 기업들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니콜라는 사기 의혹에 휩싸이며 국내 투자 기업은 물론 소액 투자자들까지 노심초사하게 했다. 이번 폭등 배경으로 경영진의 구체적인 생산계획 발표가 지목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니콜라는 연말까지 에너지 협력사와 함께 수소충전소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또 내년 4분기까지 애리조나주 쿨리지의 생산설비 1단계를 완공하는 한편 올해 말까지 독일 공장에서 트럭 시제품을 출시한 뒤 내년 하반기 중 대량생산에 돌입하겠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니콜라의 주가는 크게 올랐으나 지난달만 해도 무려 37% 폭락했기 때문에 아직도 불확실성이 크게 잠재워지지 않고 있다. 니콜라의 폭락 도화선은 공매도 투자업체 힌덴버그리서치의 사기 의혹 보고서다.

이 보고서는 ‘니콜라는 사기’라는 주장이 핵심이다. 분량은 무려 67페이지에 달할 정도로 구체적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니콜라의 수소연료전지 기술은 허구라는 주장이다. 또 자체 인버터를 가지고 있다고 했지만 이는 기성품의 라벨을 숨기고 촬영한 것이라는 것이다.

니콜라 창업자 트레버 밀턴. (사진=밀턴 sns)
니콜라 창업자 트레버 밀턴. (사진=밀턴 sns)

이에 따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니콜라를 둘러싼 사기 의혹에 대해 조사에 들어갔고 법무부도 예의주시했다. 니콜라에 대한 의혹이 짙어졌고 주가는 폭락으로 이어졌다. 창업주인 트레버 밀턴까지 물러나면서 의혹은 잠재워지지 않았다.

밀턴이 회장직을 사임한 뒤에도 논란은 계속됐다. 밀턴이 디자이너에게 구매한 트럭 디자인을 자신이 직접 설계한 것처럼 속였다는 폭로가 제기됐고 그의 사촌과 한 여성이 밀턴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밀턴 회장의 후임은 니콜라 이사회 멤버인 스티븐 거스키 전 GM 부회장이 이어받기로 했다. 밀턴은 니콜라 전체 주식의 20%인 820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밀턴은 회사 운영에 관여하지 않지만 니콜라 최대 주주 지분은 유지한다.

니콜라 사기 의혹에 더해 밀턴의 사임 소식은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화솔루션과 LG화학 등 관련 주가로 분류되던 종목들이 급락한 것이다. 21일 한화솔루션은 전날보다 7.40% 급락했다. LG화학도 전 거래일보다 5.86% 하락했다.

원래 한화솔루션은 니콜라 수혜주로 떠올랐다. 2018년 한화종합화학과 한화에너지가 니콜라에 1억 달러를 투자해 지분 6.13%를 샀고 나스닥 상장 이후 큰 시세차익도 얻었다.

사업 관련 발표를 하는 니콜라 창업자. (사진=연합뉴스)
사업 관련 발표를 하는 니콜라 창업자. (사진=연합뉴스)

LG화학의 경우 니콜라에 투자하지 않았으나 제너럴모터스(GM)과 니콜라의 협력 소식에 따라 관련주로 올랐다. 니콜라의 배저 트럭에 GM과 LG화학이 공동개발한 배터리가 탑재될 확률이 크다는 분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GM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니콜라와 GM의 기술 제휴 협약은 사기 의혹에 따라 미뤄졌다. 니콜라 측은 GM과의 제휴 협상을 아직 마무리 짓지 않았다고 밝혔다. 업계는 양 사의 협상이 오는 12월까지 마무리되지 않으면 계약 파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당초 양사는 현지 시간으로 29일 기술제휴협상을 마무리짓기로 했지만 마감 시한을 12월 3일로 연장했다. GM은 힌덴부르크 리서치의 보고서가 나온 이후 “니콜라를 믿는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GM이 니콜라에 현금을 투자하지 않았기 때문에 손해볼 것이 없다는 시각도 나온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GM은 니콜라에 기술 지원과 부품 공급을 해주는 대가로, 니콜라의 주식 11%를 받기로 했다. GM은 니콜라가 디자인한 픽업트럭인 ‘뱃저’의 제조 기술을 지원하면서 수소연료전지와 리튬이온배터리를 공급할 방침이었다.

니콜라는 과학 역사에서 에디슨과 함께 거론되는 과학자 ‘니콜라 테슬라’에서 따온 사명이다. 테슬라 창업주인 일론 머스크도 ‘니콜라 테슬라’에서 회사명을 따왔다고 밝혔다. 앞으로 니콜라에 대한 의혹 제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힌덴버그리서치 창업주는 추가 폭로를 예고하면서 “앞으로 더 나쁜 뉴스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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