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유력 후보 이동빈 행장 공모 미지원하기로 결정
-25일 공모 마감 내부 3명, 외부 2명 총 5명 지원
-수협 VS 정부 기 싸움?…차기 행장 경쟁 시계 제로

수협은행은 25일 차기 행장 공모를 마감했다.
수협은행은 25일 차기 행장 공모를 마감했다.

[데일리비즈온 손성은 기자] 이동빈 Sh수협은행장이 차기 회장 연임 도전을 포기했다. 평가가 엇갈리긴 했지만, 업계는 이 행장이 연임 도전이 자격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내려왔다. 이 행장의 도전 포기는 수협중앙회와의 불화 때문이라는 ‘설’이 돌고 있는 가운데 수협은행 차기 행장 레이스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이동빈 행장 연임 도전 포기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동빈 수협은행장은 차기 행장 연임 도전을 포기했다. 지난 2017년 전임 이원태 회장 퇴임으로 반년 간 공석이었던 행장 자리에 취임한 이 행장은 오는 10월 24일 3년 임기가 마무리된다. 이 행장은 수협은행 차기 행장 공모 중 경영회의를 통해 연임 의사가 없음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행장은 수협은행 민간 출신 행장이다.

업계는 이 행장이 연임 도전 자격이 충분하다고 평가해왔다. 당락과 관련해서는 평가가 엇갈렸지만, 임기 동안 성과를 살펴보면 연임 도전에 결격 사유는 없다는 것이 업계 평가였다. 2017년 취임 이후 수협은행 인지도 및 외형 확대에 힘을 쏟아 성과가 나타났다는 평가다. 부정적 평가로는 이 행장 취임 후 수익성이 하락했다는 지적이 있다.

앞서 수협은행은 지난 7일 지배구조내부규범을 개정했다. 기존 은행장 임기를 3년에서 2년으로 줄이고 연임을 가능토록 했다. 때문에 이 행장의 연임 도전이 가능해졌고 차기 행장 공모 레이스에서 핵심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이 행장이 스스로 연임을 포기함에 따라 상황이 급변하는 모양새다.

유력 후보로 꼽히던 이 행장은 연임 포기와 관련해 수협중앙회와의 갈등이 원인이라는 ‘설’이 제기되고 있다. 수협은행은 지난 2016년 수협중앙회로부터 분리됐다. 하지만 수협중앙회가 수협은행의 지분 100% 보유하고 있어 경영상 수협중앙회의 입김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었다. 이 행장은 인사 문제로 임준택 수협중앙회 회장과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행장추천위원회는 오는 10월 8일 서류 심사를 통해 합격자를 추린 뒤 같은 달 12일 면접을 실시할 예정이다. (사진=수협은행)
행장추천위원회는 오는 10월 8일 서류 심사를 통해 합격자를 추린 뒤 같은 달 12일 면접을 실시할 예정이다. (사진=수협은행)

◇ 내부 출신 3명, 외부 출신 2명 공모 지원

이 행장이라는 유력 후보가 이탈한 가운데 지난 25일 종료된 차기 수협은행장 공모에는 총 5명이 입후보했다. 총 5명의 지원자 중 3명은 수협은행 내부 출신이며 나머지 2명은 외부 출신이다. 행장추천위원회는 오는 10월 8일 서류 심사를 통해 합격자를 추린 뒤 같은 달 12일 면접을 실시할 예정이다.

지원자 중 내부출신은 강명석 전 수협은행 상임감사, 김진균 수협은행 수석부행장, 김철환 수협은행 기업그룹 부행장 등 3명이다. 김진균, 김철환 부행장의 경우 현직 수협은행 임원으로써 공모에 뛰어들었다. 감영석 전 상임감사는 내부출신 인물 중 최유력 후보로 꼽힌다. 지난 2017년 수협은행장 공모 당시 이 행장과 경합을 벌였다.

외부 출신은 지원자는 고태순 전 NH농협캐피탈 대표이사와 손교덕 현 산업은행 사외이사 등 2명이다. 고태순 전 사외이사의 경우 농협중앙회를 거쳐 농협은행, 농협캐피탈을 거쳐 지난해 여신금융협회장에 선거에 출마했다. 손교덕 사외이사는 경남은행 출신으로 지난 2014년부터 4년간 경남은행장을 맡았고 6개월 전에 산업은행 사외이사에 올랐다.

최유력 후보자였던 이 행장이 이탈함에 따라 수협은행 차기 행장 공모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일각에선 이번 차기 행장 공모를 수협중앙회측과 정부측의 힘겨루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력 후보로 꼽히던 이동빈 행장은 연임 포기와 관련해 수협중앙회와의 갈등이 원인이라는 ‘설’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9년 10월 국회에서 열린 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는 이동빈 행장.
유력 후보로 꼽히던 이동빈 행장은 연임 포기와 관련해 수협중앙회와의 갈등이 원인이라는 ‘설’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9년 10월 국회에서 열린 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는 이동빈 행장.

◇ 수협중앙회 VS 정부측 입장차 클 듯

행추위는 총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수협중앙회 추천을 받은 사외이사 2명과 기획재정부, 해양수산부, 금융위원회 추천을 받은 3명의 사외이사다. 2017년 당시 수협은행 행장 공모 역시 난항을 겪었다. 은행 내부와 중앙회는 내부 출신 인사를 선호했으나 결과적으로 외부 출신인 이 행장이 취임했다. 당시 수협중앙회의 지지를 받았던 인물이 또다시 행장에 도전한 강명석 전 상임감사다.

수협은행은 본격적인 차기 행장 공모가 시작하기도 전에 내부지배구조규범 변경 과정에서 잡음이 일었다. 행장 임기를 줄이고 연임을 가능하게 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발생했다. 행장 임기를 줄일 경우 수협은행에 대한 수협중앙회에 대한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행추위는 기재부측 추천위원을 행추위 위원장으로 맡기는 조건으로 임기 축소를 결정했다.

수협은행 차기 행장직은 책임이 작지 않다.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 가운데 수익성 강화의 임무가 주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법인세 감면 요청으로 논란을 일으킨 공적 자금 상황 문제도 있다. 수협은행은 지난 2001년 수협중앙회 분리 이전 신용사업부문일 당시 정부로부터 대규모 공적자금을 지원받았다. 분리 이후 수협은행은 배당금 지급 방식으로 공적 자금을 상환하고 있다. 오는 2028년까지 약 8500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이 행장의 공모 미지원에 관해 “연임 도전 포기라는 표현보다는 차기 행장 공모 지원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신 것”이라며 “어떤 사유로 공모에 지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히신 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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