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가량 LG의 주요 일거리를 경험한 정통맨
-취임 2년 만에 회사를 성공궤도로 이끈 장본인

하현회 LGU+ 부회장. 
하현회 LGU+ 부회장.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대기업 임원의 경영 행보는 가지각색이다. 이들의 방식은 사회의 귀감이 될 때도 있지만 비난을 받을 때도 있다. 심지어 오너리스크로 이어져 기업의 존망을 위협하기도 한다. 실적에 따라 자리유지가 결정되는 전문경영인부터 일명 ‘철밥통’을 가진 오너경영인까지 임원의 움직임이 곧 경제의 흐름이다. 이에 본지는 키워드를 주제로 각 임원의 경영 행보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LG맨=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1985년 LG금속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계열사 수장자리까지 오른 정통 LG맨이다. LG디스플레이에서 영업기획팀에 재직했던 하 부회장은 전략기획, 애플리케이션사업, 중소형사업, 모바일사업, IT사업, TV사업본부를 두루 거친 뒤 시너지팀 부사장을 역임했다.

이후 LG전자 생활가전사업 사장도 맡은 그는 LG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된 이후 부회장까지 올랐다. 2018년 8월 권영수 당시 LG유플러스 부회장과 자리를 맞트레이드하는 방식으로 LG유플러스 부회장직을 맡아 현재까지 이끌고 있다.

40년 가까이 LG의 주요 일거리를 경험한 그는 전문경영인의 프로페셔널한 전략기획과 추진력을 보이며 LG유플러스를 안정감 있게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듣는다. 특히 독립운동가를 지원하는 회사로 유명한 LG의 얼굴답게 하 부회장도 독립운동가의 자손이다. 하 부회장은 사재까지 출연해 문화재를 보존하기 위한 노력을 했다.

◇90년대생 멘토=1950년대에 태어난 하 부회장을 비롯한 LG유플러스 임원들은 1990년대생 신입사원에게 밀레니얼 세대와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자사 임원들이 평균연령 27세인 신입사원을 멘토로 삼아 밀레니얼 세대와 소통하는 리버스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하현회 부회장을 포함해 전략·서비스 개발·네트워크 등 전사 각 부문 임원 10명이 멘티로 참여했다. 멘토는 신입사원 10명이다. 주제는 ‘요즘 세대’와 관련 ‘MZ세대 언어와 소통방법’, ‘MZ세대의 플랫폼’, ‘요즘 세대 직업관과 회사 제도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 등 신입사원이 직접 선정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처음 리버스 멘토링 프로그램을 도입한 이후 프로그램을 확대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와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로 늘렸다는 설명이다. 하 부회장은 미래 고객이자 회사를 이끌어갈 주역인 1990년대 신입사원과 소통하고자 작년에 이어 올해 또 한 번 멘티로 참여했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이 회사 전체 직원 10700여 명 중 1980년 이후 출생자는 60%가 넘는다. 이 중 1990년대생은 21%다. LG유플러스는 이번 프로그램 운영 과정에서 얻은 시사점을 조직문화 활성화와 밀레니얼 세대 고객 인사이트 수집에도 활용할 방침이다.

미국 CES에서의 하 부회장. (사진=LGU+)
미국 CES에서의 하 부회장. (사진=LGU+)

◇복합문화공간=MZ세대와의 소통은 고객과도 연결된다는 하 부회장의 생각이 추진된 곳은 LG유플러스의 첫 복합문화공간인 ‘일상비일상의틈(틈)’이다. 강남 노른자 땅에 자리잡은 이 곳은 구광모 LG그룹 회장 및 전 임원진이 찾아볼 정도로 회사 차원의 관심도 한 몸에 받고 있다.

카페, 서점, 체험공간이 두루 갖춰진 틈을 본 LG 관계자들은 고객의 발걸음이 많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 부회장은 직접 틈을 ‘랜드마크로 만들라’는 목표를 내세웠다. 틈은 플래그십 태스크포스(TF)를 만든 이래 1년 만에 만들어졌다. 단순히 서비스를 홍보하는 매장에서 나아가 2030세대가 선호하는 기술과 콘텐츠가 가득한 공간으로 채운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일상의 한 틈을 풍요롭게 만든다’라는 의미를 지닌 틈은 도서, 사진, 커피, 사진 등 문화 콘텐츠는 물론 5G,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등 신기술을 체험하는 공간이다. VR 헤드셋과 AR 글래스를 통해 게임을 즐기는 것이다. 휴대폰 요금 조회와 개통도 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틈을 통해 2030세대와 적극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미래 소비자인 MZ세대(밀레니엄+Z세대)와 소통을 통해 이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회사 내에서 진행하는 90년대생 멘토 프로그램과도 맥이 상통한다.

◇5G B2B=하 부회장은 5G 시대가 본격 개막되는 시기에 통신사를 이끌며 책임이 막중해졌다. 그가 집중하는 것은 B2B(기업 간 거래)다. LG유플러스는 5G통신 사업에서 B2B(기업 대 기업) 사업이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는 판단 하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에 들어갔다.

5월 5G 기업전용망 서비스를 출시했는데 일반통신망보다 사업현장에서 통신데이터를 빠르게 이용할 수 있다. 안전한 B2B서비스를 기업에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업전용망이 필수적이다. 허 부회장은 5G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과 스매트팩토리 등의 사업들을 B2B 모델로 구상해 경쟁력을 높여 회사의 이익을 높이겠다는 의지가 있다.

세계 최초 5G통신 스마트 항만 실증사업도 지난해부터 부산항만공사 등과 진행했고 내년쯤에 상용화를 기대하고 있다. 올해 신년사에서 하 부회장은 B2B를 직접 강조했다. 그는 “5G통신을 활용한 사업기회들은 점점 B2B로 확대돼 갈 것이다. 구체적 사업모델을 만들어내 LG유플러스의 5G통신 B2B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국내 이동통신사 중 유일하게 화웨이의 5G 장비를 도입했다.(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국내 이동통신사 중 유일하게 화웨이의 5G 장비를 도입했다.(사진=LG유플러스)

◇넷플릭스=하 부회장은 IPTV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펼쳤다. 세계 최대 유료 동영상 스트리밍서비스(OTT) 플랫폼엔 넷플릭스와 통신 3사 중 단독으로 제휴했다. 이로 인해 2018년부터 LG유플러스의 IPTV인 ‘U+tv’로 넷플릭스를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성과가 이어졌다. 지난해 1분기 실적에서 넷플릭스가 가입자 신규 유입과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고 사측은 밝혔다. 실제 코로나19로 인해 집콕족이 늘면서 타 통신사보다 넷플릭스로 인한 실적 완화 현상을 보였다. 독점계약은 올해 11월까지다.

◇어닝서프라이즈=하 부회장은 취임 2년 만에 LG유플러스를 성공궤도로 이끌고 있다. 올해 2분기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절반 이상 급등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타 통신사들과 대비해 높은 성적이다. 지난해 4분기 이후 3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며 상승세다.

지난달 LG유플러스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2020년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9.2% 증가한 2397억원을 달성해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하 부회장이 열린 마인드로 새로운 세대에 적극 소통하려는 모습을 실천하며 4차 산업 시대에 기술력을 자랑하는 통신사의 수장으로서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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