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정보 해외반출 관련 토론회서 토론자 대부분 공간정보 데이터 국외 반출에 반대

▲공간정보산업협회 주관으로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간정보 국외반출이 공간정보산업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국토교통위원회 이우현 의원과 민홍철 의원 공동주최했다.

[데일리비즈온 김영도 기자] 구글이 국내 지도의 데이터를 요구하면서 오는 12일 국외 반출여부가 결정되기 앞서 관련 토론회가 열려 구글 성토의 장이 됐지만 국내 공간정보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았다.

공간정보산업협회 주관하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새누리당 간사 이우현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간사 민홍철 의원 공동주최로 ‘공간정보 국외반출이 공간정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8일 열렸다.

구글이 지난 6월 1일 공간정보 데이타를 반출을 요구해 오는 12일 측량성과 국외반출 협의체 2차 회의에서 반출 여부가 결정되기 앞서 국회가 나서 각계 의견을 청취하고자 이날 토론회가 마련된 것이다.

구글 지도 프로덕트 권범준 매니저

특히 구글지도 프로덕트 권범준 매니저가 주제 발표자로 직접 참석해 구글의 지도 서비스 소개와 국내 공간정보 해외 반출에 대한 당위성을 전달했지만 국내 정서와 동떨어진 구글의 서비스 정책이 결국 부메랑으로 작용했다.

구글의 권범준 매니저는 구글이 지도의 플랫폼으로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가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국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문제점들에 대해서 총체적으로 ‘잘못 알려진 사실’이라며 조목조목 반박했지만 수용성은 상당 부분 떨어졌다.

다만, 안보시설이 포함된 내용 반출과 관련해서는 이미 90년대부터 전 세계에 고해상도 위성사진이 유통됐으며, 세계적인 위성사업자를 통해 재생산 되는 등 공공연하게 거래되고 있어 국내 산업보호 측면에서 안보라는 논리는 구시대적인 발상이라는 사실만 확인해줬을 뿐이다.

반면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두지 않는 것과 관련해 구글은 안정적인 전력수급과 데이터의 보안성, 인력수급 배치 등을 문제로 효용성을 따졌지만, 결국 IT강국인 한국에 대한 이해와 친화적 정서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사실을 스스로 입증하는 결과만 낳았다.

구글이 국내 현지화가 실패할 수 밖에 없는 결정적인 요인은 여전히 한국 시장을 소비자 입장이 아닌 생산자 입장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것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구글이 제공하는 지도 서비스 국내 사이트에서는 동해와 독도를 제대로 표기하고 있지만 국외용 지도에서는 독도를 암초로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고 있고 일본판에서는 독도를 다케시마와 일본해로 표기하는 이중적인 기업 형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공간정보산업은 최근 국내 산업 정책의 화두로 떠오르는 자율주행차, 드론 등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 원동력으로 ICT 산업을 이끌어가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고 스타트업 기업들이 증가하는 추세로 구글의 국내 시장 잠식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현재 국내 공간정보 수치 지도는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지리정보원에서 1/25000까지 정밀하게 제작해 무상으로 데이터가 제공돼 국내 공간정보산업 발전에 기폭제가 되고 있는 반면 구글의 공간정보 데이터 제공은 무상이 아닌 유상으로 제공된다는 점이다.

사회적인 공익성 보다 상업성이 더 클 수밖에 없어 상업적 종속관계에 대한 우려가 내재돼 있고 국내에 서버를 두지 않아 실질적인 국내법 지배도 회피할 수밖에 없어 국내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업들이 역차별을 당할 수 있는 소지도 매우 커보인다.

과거 구글의 스트리트 뷰로 인한 개인사생활 침해 문제도 국내에 서버를 두고 있지 않아 실효적 지배권을 벗어난 반면 국내 기업들은 실효적인 지배권에 놓여 있어 시장 자체가 공정한 경쟁구조라고 할 수 없다는 시각이 크다.

구글의 지도 프로덕트 권범준 매니저는 공간정보 국외반출 신청과 관련해 구글이 개발하고 있는 자율주행차와 연관성에 대해서는 “자율주행차 개발자가 아니어서 직접적인 대답은 할 수 없다”고 답했다.

구글은 현재 미국 4개도시 일반도로에서 무인자동차를 시험 운행 중으로 자동차에서 지도, 음악, 통신, 음성명령 등을 수행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 오토를 탑재하기 위해서는 공간정보 데이터가 절대적으로 요구되며 미국 시장만을 목표로 개발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날 패널토론회는 국토연구원 사공성호 선임연구위원이 좌장으로 토론을 전체적으로 매끄럽게 진행했으며, 공간정보산업협회 손영택 공간정보기술원장과 한국측량학회 박병욱 회장, 한국공간정보학회 신동빈 회장, 한국인터넷진흥원 최희원 수석연구위원, 한국공간정보통신 김인현 대표이사, NAVER 윤영찬 부사장, 한국경제신문 안현실 논설위원, 한국관광공사 김경태 관광정보 전략팀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토론자들은 이 같은 이유들로 공간정보 데이터 국외 반출에 대해 찬성 2명, 반대 6명으로 결론지었다.

국외반출에 대해 찬성 의견을 낸 토론자는 한국경제신문 안현실 논설위원과 한국관광공사 김경태 전략 팀장으로 안현실 위원의 경우 경제적 관점에서 문호 개방을 주장했으나 국내 산업보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찬성한다는 입장만 전했다.

또 한국관광공사 김경태 팀장은 외국인들이 구글 지도 서비스를 통해 정보를 얻고 있는 만큼 찬성한다는 입장을 제시하면서 공사가 직접 외국인을 위한 관련 지도앱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하겠다는 의지는 드러나지 않았다.

한편, 공간정보산업협회가 주관한 토론회는 번외경기로 흥행은 성공했지만 오는 12일 열리는 측량성과 국외반출 협의체 2차 회의에서 국내 공간정보 국외 반출에 대한 결정이 최종 판가름이 날 예정이어서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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