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컴플레인에 대한 대처 미흡

마켓컬리 로고. (사진=마켓컬리)
마켓컬리 로고. (사진=마켓컬리)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새벽배송과 신선한 식품을 강조하는 마켓컬리의 품질 관리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그간 논란이 발생할 때마다 마켓컬리는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이마저도 공염불이 되고 있다. 이 회사에서 배송 상품에 작업자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장갑이 담겨 오는가 하면 녹슨 나사가 발견된 카레, 우유 변질 논란까지 총체적 난국이다.

최근에는 샐러드에서 곤충으로 추정되는 이물질(나방)이 발견됐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22일 오후 마켓컬리 PB(자체브랜드) 제품 샐러드를 구매했다는 소비자 A씨는 지난 6일 이 제품에서 대형 나방이 나왔다고 제보했다.

이후 다음날에 1대 1 문의 접수를 했지만 답변은 오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에 A씨는 소비자보호원에 해당 사안을 접수(8일)했고 다음날인 9일 본사 담당자로부터 연락을 받고 나서야 환불 조치와 함께 제품 검수 요청을 할 수 있었다. 

11일 A씨는 구매한 상품 2개를 모두 마켓컬리에 보내면서 18일 상품 검수와 개선사항 관련해 전화를 주겠다는 사측의 말을 믿었다. 그러나 마켓컬리는 A씨에게 약속한 날짜에 해당 상품에 대한 검수 진행 과정을 알리지 않는 등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

즉시 섭취하는 신선식품인 샐러드에서 나방이 나온 것도 황당한데 고객과의 피드백 약속까지 지키지 않은 것. 그간 상품성과 배송 서비스를 내세우며 대기업과의 차별화를 했던 마켓컬리의 이미지가 무너지는 대목이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이런 일이 발생할 때 자체조사와 외부기관을 통해 검수를 거친다”면서 “이번 건의 경우 검수 기간이 길어지면서 소비자에게 피드백 연락 날짜를 지키지 못했다. 알아보니 세척과정에서 애벌레가 제거되지 않아 나방으로 부화 된 것 같다. 23일 고객에게 개선사항과 검수 결과를 알린 상태”라고 말했다.

A씨가 데일리비즈온에 제보한 샐러드 벌레 사진. (사진=제보자)
A씨가 데일리비즈온에 제보한 샐러드 벌레 사진. (사진=제보자)

하지만 사측이 외부에 이물질 조사를 맡기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본지 취재 결과 사측은 “이번 건에 대해 자체 조사 결과로도 원인이 파악돼 자체 조사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조사 과정에도 신뢰가 가지 않을 수 있고 검수 과정이 길어진 사유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도 없다.

김슬아 대표는 이에 앞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자 “물류센터 내 손소독제를 비치하고 방역 점검 주기를 절반으로 단축해 위생관리를 강화할 것”이라는 등의 입장문을 내놓으며 위생관리에 대해 강조했다. 반복되는 식품 이물질 논란도 미흡한 대처로 일관하는 회사가 방역을 논하는 것이 ‘소 귀에 경 읽기’하는 격이다.

김 대표는 1일에도 소비자들에게 직접 본인 명의의 ‘코로나19 대응책’이라는 이메일을 보냈다. 감염 우려가 없도록 위생 관리에 신경을 쓰고 주문량이 많아 비상 운영 체제에 돌입했다는 내용이다. 특히 직원들이 밤낮없이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한다고 했는데 A씨의 사례만 봐도 김 대표의 말은 진정성이 없다.

김 대표는 미디어에 자주 노출되며 성공 신화를 쓴 여성으로 잘 알려졌다. 그가 미디어에 나와 하는 말들을 보면 최근 발생하는 불미스러운 식품 이물질 논란들이 매치가 되지 않는다. 

김 대표 스스로 정작 회사의 이면의 어두운 면들은 감추며 좋은 점만 외부에 내세우는 모양새다. 늘어나는 적자를 고민해도 모자란 시기에 전지현을 광고모델로 기용하며 비용을 낭비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지현이 모델로 등장할 당시 마켓컬리는 이미 소비자들에게 입소문을 탄 상태였다.

2015년 매출 30억원으로 시작한 이 회사는 5000억을 바라보는 회사가 됐다. 하지만 이 회사는 창립 이후 지난해 말까지 영업이익을 낸 적이 없고 누적 적자도 2018년 기준 600억원이다. 이 때문에 매각설도 제기됐다. 코로나19로 특수를 맞은 상황이지만 대표 명의의 보기 좋은 입장과 상반되는 사측의 태도는 회사의 위기를 스스로 위협하는 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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