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들, 삼성이 상생협약무시하면서 부당한 골목상권침해는 불공정행위
더민주, 삼성의 무분별한 골목상권 침해는 많은 국민에 광범위한 피해줘 반대

[데일리비즈온 박홍준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중소기업계는 3일 국내대표재벌인 삼성이 중소기업의 고유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예식장업에 진출한데 대해 “대기업의 무분별한 골목상권 침해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기업이 스스로 앞장서 공정한 경제 질서를 확립하고 중소기업과 균형 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동민 더민주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삼성물산 자회사인 삼성웰스토리가 중소기업 시장 영역인 예식장업 사업에 진출했다고 한다”며 “업계 간 자율협약을 지키지도 않고 그야말로 전광석화, 전투적 방식으로 또 다른 골목시장에 뛰어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 대변인은 “대기업의 무분별한 하위상권 침해로 인한 국민의 피해는 그야말로 광범위했다”며 “골목 빵집이 문을 닫았고 재래시장은 존폐의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골목상권을 생각하지 않는 대기업의 무분별한 문어발식 확장은 국민들의 반(反) 기업 정서만 악화 시킬 뿐”이라며 “상생·협력·소통을 바라는 국민의 뜻과도 정면 배치된다”고 덧붙였다.

예식장업계를 비롯한 중소기업계도 삼성재벌이 기업윤리를 생각지 않고 골목상권을 마구잡이식으로 빼앗겠다는 식의 예식장시장 진출은 어떤 식으로든 저지돼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소상공인 단체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중소기업 고유영역에 대한 대기업의 진출을 막고 있고, 이미 대기업이 진출한 영역에서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자율협약체결을 통한 상생을 유도하고 있는 터에 다름 아닌 국내 대표재벌인 삼성이 예식장업에 진출한다는 소식은 충격적이다.”라고 말했다.

중소기업단체의 한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중소기업과 영세상공인보호를 역점정책으로 들고 나왔으나 중간에 중소기업보호정책이 흐지부지돼버린 상태에서 삼성이 중소기업영역을 침범한 것은 중소기업육성을 통한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 같은 문제는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제조업을 영위하고 있는 한 중소기업 대표는 “우리경제를 리드하는 대표재벌다운 생각과 발상을 해야지 나만 돈을 벌면 됐지,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이 무더기로 쓰러지는 것은 알바 아니라는 식의 천박한 기업문화는 정말 우려스럽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 예식장업체 대표는 “매출이 1조6천억 원이나 되는 삼성웰스토리가 영세한 예식장업체들의 생존기반인 예식장업에 진출한다는 것이 부당한 중소기업시장침해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겨우 몇 십억 원에 지나지 않는 중소 사업자들이 경쟁하는 입찰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공정하지 못한 일이”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 자회사인 삼성웰스토리는 지난달 15일 군인공제회의 자회사인 공우이엔씨가 실시한 서울 도곡동 군인공제회관 내 ‘엠플러스웨딩’ 임차인 선정 입찰에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 삼성이 예식장사업에 진출 중소기업영역을 침범한 것이다.

삼성물산이 지분 100%를 보유한 삼성웰스토리는 2013년 12월 삼성물산(옛 제일모직)의 에프시(FC·푸드앤컬처) 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해 설립됐다. 회사 규모는 자산은 6천억원, 매출액은 1조6천억원(2015년)에 이른다.

중소기업계는 삼성의 이 같은 행위는 지난 2014년 6월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재로 예식장업을 하는 대기업과 중소 예식업체들이 맺은 ‘예식장업 동반성장을 위한 자율협약’의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중소예식장업체들로 구성된 전국혼인예식장업연합회와 이미 예식장업을 영위해온 아워홈, 한화호텔앤리조트, 씨제이푸드빌 등 대기업 3사는 지난 2014년 6월 동반성장위원회 주재로 대기업들이 신규 예식장 개설을 자제한다는 내용의 자율협약을 맺었다. 당시 중소 예식업체들은 대기업이 자금력을 앞세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며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하고 대기업들과 협상을 벌였다.

이 상생협약에서 대기업들은 대 2017년 6월까지 3년간 예식장 신규 영업장을 최대 3개(1년에 1개)까지만 내기로 합의했다. 자율협약 체결 뒤 3개 대기업은 ‘동반 성장’에 동참한다는 뜻으로 신규 영업장 출점을 중단했다. CJ푸드빌은 올해 4월 웨딩사업 부문을 사모펀드 운용사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해 예식장업에서 손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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