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국내 연구진이 물을 이용해 실리콘 태양전지의 제조공정 효율을 높인 기술을 개발했다. 16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이 대학 신소재공학과 최경진 교수팀이 실리콘 태양전지의 ‘후면 분리막’ 성능을 개선하면서 제조공정도 단순화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연구팀은 유기물로 이뤄진 분리막에 물을 넣어 성능은 높였다. 또 전지 제조 공정을 단순화해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유기물 강유전체 박막에 미량의 물을 첨가해 분리막의 효율을 높였다.

물과 섞이지 않는 기름과 같이 유기 박막에 물을 첨가하면 파이버 형상 유기물 입자가 조밀하고 규칙적인 구조로 만들어진다. 미세구조가 규치적으로 정렬되기 때문에 전자는 끌어당기고 정공은 밀어내는 힘이 더 커진다는 설명이다. 저절로 분리막의 성능이 높아진다.

최 교수는 “무기물에 한정된 실리콘 태양전지 후면 전계층 기술을 유기물로 확장한 연구다. 고가의 진공장비가 필요한 무기 박막 태양전지와 다르게 유기 박막을 사용하면 공정이 간단해져 가격경쟁력을 지닌 태양전지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전지 제조 과정 중 분리막에 ‘구멍’을 뚫는 고가의 공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분리막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물질이라 구멍을 뚫어 전자와 정공의 통로를 만들어 줘야되는데 이와 달리 개발된 분리막은 첨가됐던 물을 증발시켜 제거하기 때문에 구멍이 쉽게 만들어진다. 이번 연구 결과는 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 9월 1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태양전지 등 신재생 에너지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학계 뿐 아니라 정부에서도 주목하는 분야다. 이에 태양광 관련 정부의 연구개발(R&D) 전략도 최근 개편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일 ‘그린뉴딜 정책간담회’에서 ‘태양광 R&D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그간 관련 분야에 투자를 했음에도 세계적으로 경쟁력 한계를 보인다는 지적에 따라 전략이 개편됐다.

핵심 내용으로는 고효율·신시장·단가저감 분야 집중 투자, 셀·모듈 기업 수요 중심으로 R&D 제도 개선, 태양광 공동 R&D센터 구축 등이 있다. 향후 5년간 태양광 R&D 예산 약 3300억원이 투입될 방침이다.

앞으로 고효율 태양전지, 신서비스 창출 저단가 공정기술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될 계획이다. 사업 실적이 낮은 분야에 대한 신규투자를 제한하고 지속적인 과제는 평가를 엄격히 하는 방식으로 집중투자 재원을 마련한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고효율 태양전지 개발’에 5년간 19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탠덤 태양전지 효율 26%, 35%를 달성한다는 로드맵을 만들었다.

탠덤 태양전지의 경쟁력을 끌어올려 해외 경쟁기업과의 기술격차 2년을 확보하기 위해 전략을 세웠다는 설명이다.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실리콘 전지 고효율화 기술개발도 함께 병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