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차기 회장 후보 선정
-KB금융 최초 3연임…실적, 포트폴리오 강화 높은 평가
-노조 관계 개선‧해외 시장 공략‧디지털 역량 강화 과제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3연임에 성공했다. 사실상 경쟁자가 없다는 평가를 받으며 차기 회장 도전 레이스에 뛰어들었던 윤 회장은 KB금융 사상 최초로 3연임의 기록을 달성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3연임에 성공했다. 사실상 경쟁자가 없다는 평가를 받으며 차기 회장 도전 레이스에 뛰어들었던 윤 회장은 KB금융 사상 최초로 3연임의 기록을 달성했다.

[데일리비즈온 박기혁 기자]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3연임에 성공했다. 사실상 경쟁자가 없다는 평가를 받으며 차기 회장 도전 레이스에 뛰어들었던 윤 회장은 KB금융 사상 최초로 3연임의 기록을 달성했다. 윤 회장은 임기 동안의 실적, 사업 역량과 계열사 간 시너지 강화, 조직 안정화 등을 높이 평가받았다.

◇ KB금융 최초 3연임 달성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16일 회의를 열고 윤종규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자로 선정했다. 회추위는 이날 오전 지난 28일 후보자군으로 선정된 김병호, 윤종규, 이동철, 허인 후보자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한 뒤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윤 회장을 지목했다. 윤 회장은 오는 11월 20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정식 선임, 3년 임기를 새롭게 시작한다.

윤 회장의 3연임은 KB금융지주 역사상 최초다. 회추위는 윤 회장이 임기 동안 달성한 실적과 추진 사업을 높이 평가했다. 실제로 윤 회장은 지난 2014년 11월 첫 취임 이후 2017년 그룹 설립 이후 최초로 당기순이익 3조원을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지속해서 이어나가고 있다.

실적 상승세는 라이벌 신한금융과의 대결 구도에서 우위로 이어졌다. 2014년 회장 선임 당시 신하금융 3분의 2 수준이었던 시가총액은 2017년 7월 금융사 시총 1위로 뛰어올랐다. 2018년 다시 시총 1위 자리를 신한금융에 내줬으나 다시 역전에 성공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비은행부문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및 강화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윤 회장은 취임 이후 지난 2015년 LIG손보(현 KB손보)를 인수한 뒤 2016년 현대증권, 2020년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며 비은행부문 강화에 힘써왔다. 인수 회사의 완전자회사화는 투자수익률 제고 및 계열사 지배구조 정비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16일 회의를 열고 윤종규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자로 선정했다. (사진=연합뉴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16일 회의를 열고 윤종규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자로 선정했다. (사진=연합뉴스)

◇ 고졸 행원에서 금융지주 회장까지

윤 회장은 금융권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하다. 1955년 나주 출생인 윤 회장은 본래 광주상고를 최종 학력으로 했다. 1973년 한국외환은행 입행 후 행원 시절 야간 재학을 통해 성균관대학교 졸업장을 따고 이후 서울대학교,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박사 과정을 밟았지만, 금융권에 최초로 발을 디딜 당시에는 고졸이었다.

1973년 입행 이후 1980년까지 외환은행에 몸을 담았던 윤 회장은 1980년부터 2002년 삼일회계법인으로 적을 옮겨 상무, 전무, 부대표를 역임했다. KB금융과 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02년이다. 국민은행 재무전략본부 본부장과 부행장을 거쳐 2004년 국민은행 개인금융그룹 대표‧부행장을 맡았다. 2010년에는 KB금융지주 CFO 역임한 후 2014년 KB금융지주 회장으로 당선된 후 2017년 연임에 성공한 뒤 현재에 이르렀다.

윤 회장의 3연임 과정에서 잡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KB금융은 차기 회장 후보 선정 과정을 모두 공개하는 등 투명성 확보를 통해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KB금융노조는 차기 회장 후보 선출 과정을 윤 회장의 ‘셀프 연임’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각을 세우고 있는 과정이다.

윤 회장은 최초 연임 당시에도 노조의 극렬 반대에 부딪힌 바 있다. 3연임이 사실상 확정된 현재에 노조와의 관계는 그리 편치 않은 상황이다. 이는 새롭게 임기를 시작할 윤 회장이 풀어야 할 과제로 지목되고 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1일 서울 역삼동 푸르덴셜타워에서 열린 푸르덴셜생명의 KB금융그룹 자회사 편입 기념 출범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1일 서울 역삼동 푸르덴셜타워에서 열린 푸르덴셜생명의 KB금융그룹 자회사 편입 기념 출범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 노조, 해외 시장, 디지털 역량이 과제

KB금융 최초 3연임이라는 기록을 달성한 윤 회장의 어깨는 결코 가볍지 않다. 앞서 언급한 노조와의 관계 개선은 물론이고 장기화하고 있는 저금리 기조,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 속에서 금융그룹을 이끌어야 한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은 해외 진출에 역량을 집중해왔다. KB금융 역시 마찬가지로 동남아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시장에 법인을 설립하거나 지분을 인수하는 등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저금리 기조는 물론 사모펀드 사태 등 코로나19라는 악재로 금융권 전반의 고전이 예상되는 만큼 해외 시장에서의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그룹 디지털 역량 강화도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다. 빅테크 기업의 금융업에 발을 들여놓고 있던 가운데 데이터3법이 시행됨에 따라 경쟁 심화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막대한 데이터베이스와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노하우가 충분한 빅테크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선 디지털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종 후보 선정 이전부터 윤 회장의 연임을 확실시하는 분위기였다”라며 “6년의 임기 동안 실적 및 사업 부문 강화 등 업적 역시 흠잡을 부분이 딱히 없어서 일각에선 3년 뒤 차기 회장 레이스에서 우위를 점할 후보를 살펴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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