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ABL생명 인수 한국 보험시장 ‘큰 손’
-안방보험 위탁경영 동양‧ABL생명 잠재 매물로
-안방보험 청산으로 안정화?…매각설 언제까지?

동양생명. (사진=동양생명)
동양생명. (사진=동양생명)

[데일리비즈온 손성은 기자] 보험시장의 큰손 중국 안방보험이 청산을 결정했다. 덩샤오핑의 외손녀 사위 우샤오후이 전 회장이 지난 2004년 설립한 이후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몸집을 불려 온 안방보험은 신화적 존재로 통했다. 하지만 우샤오후이 회장이 부패 혐의로 체포되며 급격히 몰락해 현재는 안방보험 주요 자산 대부분이 중국 국유기업 다자보험으로 넘어간 상황. 이에 따란 안방보험이 인수한 동양생명과 ABL생명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안방보험 위기 당시 매각설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 안방보험, 결국 법인 해산 결정

중국 민영 기업의 신화를 통하던 안방보험그룹이 결국 청산하기로 했다. 안방보험은 지난 14일 밤 홈페이지를 통해 주주총회를 열어 법인을 청산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안방보험은 조만간 중국 금융당국에 정식으로 법인 해산 신청을 낼 계획이다.

안방보험은 지난 2004년 덩샤오핑 전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의 외손녀 사위였던 우샤오후이 전 회장이 설립했다. 당시 안방보험은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금융사를 사들이며 급속도로 몸집을 불리며 금융 부문에서 이례적으로 성공한 민영 기업으로 통했다. 한국에서는 2015년 동양생명, 2016년 알리안츠생명(현 ABL생명)을 인수했다.

문제는 2017년에 발생했다. 우샤오후이 전 회장이 부패 혐의로 개인 자산을 몰수당하고 체포되면서다. 이전부터 안방보험의 해외자산 매입과 관련한 자금 출처와 관련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던 상황이었다. 우샤오후이 전 회장의 체포는 정치적 목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우샤오후이 전 회장 체포 이후 안방보험은 중국 금융당국 위탁경영체제로 돌입했다. 2년간의 위탁경영 중국 당국은 안방보험의 주요 자산을 분할 다자보험을 설립했다. 다자보험의 자회사 다자생명보험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최대 주주다.

ABL생명. (사진=ABL생명)
ABL생명. (사진=ABL생명)

◇ 위탁경영에 동양‧ABL 매물 거론

안방보험 청산 결정과 함께 이목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에 쏠리고 있다. 두 보험사 모두 중국 안방보험이 위탁경영체제 돌입함과 동시에 매각설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안방보험은 중국 정부 경영 개입 이전부터 무리한 확장과 투자로 부실화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중국 당국이 위탁경영 과정에서 두 회사의 매각설이 지속적으로 불거졌다. 근거는 안방보험이 한국 보험시장에서 두 개의 생명보험회사를 소유하고 있을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과 새 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자본 확충이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추측이었다. 때문에 중국 금융당국의 안방보험의 비핵심 업무 정리 작업에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것이다.

중국 금융당국의 안방보험 위탁 경영 기간은 지난 2018년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2년간이다. 해당 기간 중국 금융당국은 안방보험 자산 정리 작업을 진행, 우량 자산이라고 판단되는 사업을 분할해 다자보험을 설립했다.

이 과정에서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다자보험으로 편입됐다. 사실상 일각에서 제기되던 중국 금융당국의 동양생명, ABL생명 매각설이 동력을 잃게 된 것이다. 실제로 지난 2월 중국 금융당국의 안방보험 위탁과 관련해 동양생명은 “위탁경영 종료로 다자보험 산하에서 대주주 변경 등 지배구조 변동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재판 출석한 우샤오후이 전 안방보험 회장. (사진=연합뉴스)
재판 출석한 우샤오후이 전 안방보험 회장. (사진=연합뉴스)

◇ 보험업계 매각설 왜 멈추지 않을까?

다자보험 편입에 이어 안방보험 청산 발표 등 외부 불안요소가 하나둘 해결되고 있지만, 동양생명과 ABL생명에 대한 매각설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잇따라 외국계 보험사들이 한국 보험시장에서 철수하고 있어 동양생명과 ABL생명 역시 끝없이 잠재 매물로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다자보험이 민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은 ‘매각설’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다자보험의 민영화 작업 진행 과정에서 어떠한 상황이 발생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동양생명의 신인 이사회 의장에 중국 금융당국 출신 뤄셩 벨기에 안방홀딩스 이사회 의장이 선정돼 이를 두고 추측이 분분한 상황이다.

보험업계는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매각설’이 끊이지 않는 원인으로 최근 한국 생명보험시장 분위기를 지목하고 있다. 한국 생명보험시장의 성장세 둔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서구권 생명보험사의 한국 시장 철수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국 생명보험시장의 성장 둔화세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서구권 보험사들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다”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외국계 보험사 중 잠재 매물이 아닌 외국계 보험사가 어디있는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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