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의 대표 전기차 시장 종목 테슬라 ‘폭락’
-월가서 가장 위험한 주식이자 버릴 수 없는 카드

(사진=테슬라)
미국 전기차 테슬라. (사진=테슬라)

[데일리비즈온 이동림 기자] 올해 상반기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은 미국 전기차(EV) 종목인 테슬라다. 그 금액은 40억 달러로 우리 돈으로 약 4조 7500억 규모(11일 기준)에 달한다. 다만 눈부시게 치솟는 테슬라의 주가에 거품이 끼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초 대비 주가가 3배 이상 오를 정도로 그 상승률 또한 대단했다. 7월 한때 장중 최고가인 1794달러(213만원)를 찍던 주가는 8일(현지시간) 나스닥 시장에서 전날 종가보다 21.06% 급락한 330.21달러(39만원)에 장을 마쳐 2개월 만에 174만원이 폭락했다.

테슬라의 주가 하루 낙폭으로는 역대 최대 수준. 이날 주가 급락으로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820억 달러(97조5400억원)나 줄어들었고,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 조사 결과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의 재산도 덩달아 163억 달러(19조3900억원)가 줄었다. 

​2040년까지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판매량 예측. (사진=블룸버그)​
​2040년까지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판매량 예측. (사진=블룸버그)​

이외에도 최근 테슬라가 뉴욕증시 대표 지수인 S&P500 편입에 실패한 것은 장기적 수익원이 적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테슬라의 수익이 자동차 설계, 제조, 판매로 인한 근본적인 수익성이 아닌 규제 차익에 의한 것이라는 얘기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는 나스닥 지수에서 6번째로 큰 기업이지만 기술 산업 벤치마크에서 유일하게 S&P500의 일원이 아니다. 또 이 회사의 3790억 달러 시장 자본화는 S&P500에서 가장 작은 회사보다 100배 이상 작다. 즉 테슬라 최근 수익의 원천이 장기적 이익원이 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에서 S&P500 편입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테슬라의 올 상반기 세전 이익 4억 8300만 달러는 다른 자동차회사에 규제 크레딧을 판매해 낸 7억 8200만 달러에 의존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테슬라 주가에 지배적이던 장밋빛 전망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는 셈이다. 

테슬라 전기차의 대표주자 중 하나인 모델X에 붙어 있는 로고. AP=연합뉴스
테슬라 전기차의 대표주자 중 하나인 모델X에 붙어 있는 로고. AP=연합뉴스

◇ EV 시장의 성장과 압도적 경쟁력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테슬라를 ‘월가에서 가장 위험한 주식’이라고 부르지만 여전히 투자자들은 높은 가격과 가치를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데이비드 트레이너 뉴콘크리트 최고경영자(CEO)는 CNBC 인터뷰를 통해 “테슬라의 주가가 평균 판매가격을 기준으로 40%에서 110%의 시장점유율을 암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평균 판매가격이 5만7000달러(6766만원), 2030년까지 1090만대의 자동차 판매를 가정하고 있어 전세계 시장점유율이 42%에 이른다는 것. 테슬라는 159배의 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테슬라는 9만650대를 2분기에 판매하면서 호실적을 거뒀다. 공교롭게도 2분기에 7조 3000억 원의 매출과 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EV 시장의 성장과 압도적 경쟁력도 여전히 국내 투자자들의 지지를 받는 요인이다. 블룸버그의 예측에 따르면 친환경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2040년 신차 중 35%는 전기차로 생산될 전망이다. 현실적으로 10년, 20년 내에 내연기관차가 모빌리티 시장에서 퇴출하기란 쉽지 않지만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은 이제 현실로 다가온 셈이다. 

테슬라 슈퍼차저 판매처. (사진=테슬라)
테슬라 슈퍼차저 판매처. (사진=테슬라)

모빌리티 혁명을 위해서도 전기차가 필수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모빌리티 혁명이란 차량이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하나의 생활공간이 되는 것을 뜻한다. 결국 전기차의 대중적인 보급을 위해서는 배터리팩의 생산 단가를 낮춰 전기차 가격을 낮춰야 하고 독자적 충전소 인프라를 계속해서 넓혀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무엇보다 얼마나 생산할 수 있느냐에 생사가 달렸다. 2015년 프리먼트 공장에서 연간 5만대 이상을 출하하면서 업계의 시각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해 2017년 10만대를 판매했다. 올해에는 기가 상하이 준공 완료와 더불어 연간 59만대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됐다. 현재 기가 상하이 확장 공사가 완료되면 연간 최대 90만대 이상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텍사스 오스틴에 짓고 있는 ‘테라 팩토리’ 준공까지 완료되면 생산 능력은 더욱 향상된다. 구체적으로 밝혀진 생산규모는 없지만, 기가 팩토리에 비해 20~30배 이상 넓은 부지를 가지고 있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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