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임기 만료 사실상 이동걸 회장 연임 확정
-타 후보 하마평조차 없어…사실상 ‘대안’ 없어
-부담스러운 회장 자리…아시아나항공 어떻게?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데일리비즈온 손성은 기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의 연임이 확정됐다. 24년 만에 나온 연임이자 역대 네 번째 기록이다. 이 회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도 차기 회장에 대한 하마평이 없던 상황. 심지어 이 회장 본인은 연임 의사가 없었음을 밝혔음에도 말이다. 연임이 확정된 이 회장의 앞길은 절대 순탄치 않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등의 난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 ‘24년만’ 산은 수장 연임 유력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의 연임이 확정됐다. 이전부터 이 회장 외에는 대안이 없다며 연임이 유력시된 가운데 별다른 잡음 없이 결정됐다. 이로써 이 회장은 역대 산업은행 회장 중 4번째이자 24년 만의 연임이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이 회장은 연임 배경에는 임기 기간 해결한 사안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코로나19 확산과 이에 따른 경기침체로 산업은행의 역할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임기 동안 금호타이어, STX조선해양, 한국GM,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과 경영 정상화를 달성했다.

결정적으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가 이 회장의 연임 확정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과거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위기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역할이 크게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현재 나타나고 있는 실물경제 위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을 통해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설치했다. 이어 20조원 규모의 저신용등급 포함 회사채‧CP 매입기구(SPV)까지 설립했다. 결국,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정부는 정책 연속성 확보를 위해 이 회장의 연임을 선택한 것이다.

산업은행. (사진=연합뉴스)
산업은행.

◇ 왜 차기 회장 하마평 없었을까?

연임에 성공했지만, 이 회장으로선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상황이 아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 회장 연임 과정에서 타 후보자 하마평마저 없었다는 점이다. 코로나19라는 중대 위기 속에서 정부가 정책 연속성에 초점을 맞춘 영향이 크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현재 산업은행장에 주어진 책임에 대한 부담이 지목되고 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 수장 자리는 누구나 욕심을 가질 만한 자리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 이전 일각에선 차기 산업은행 회장 자리에 욕심이 있다는 인물들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코로나19가 확산이 본격화하고 이에 따른 경기 침체 현상이 나타나자 관련 이야기는 자취를 감췄다.

때문에 일각에선 정부가 애초부터 이 회장의 연임을 못 박고 산업은행 차기 회장 후보군을 고려하지도 않았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통상적으로 금융 기관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하마평이 잇따르기 마련이지만 이번엔 어떠한 조짐조차 없었다.

산업은행 회장 임명 절차는 금융위원회 위원장 추천을 통해 대통령이 임명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이 회장의 연임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절차가 완료되면 이 회장은 오는 11일부터 새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연임에 성공한 이동걸 회장의 당면 과제는 사실상 무산으로 결론이 난 아시아나항공 매각 문제다. (사진=연합뉴스)
연임에 성공한 이동걸 회장의 당면 과제는 사실상 무산으로 결론이 난 아시아나항공 매각 문제다.

◇ 산적 과제 도대체 뭐길래?

이 회장의 당면 과제는 사실상 무산으로 결론이 난 아시아나항공 매각 문제다. 이 회장은 2017년 취임 당시 출자 자산 문제를 해결에 주력하기로 선언하고 관련 작업을 추진해왔으나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 의지가 뚜렷해 성사 직전까지 갔다. 하지만 현대산업개발이 돌연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재실사를 요구하면서 결국 사실상 매각이 불발됐다. 일각에선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이 극도로 부진하자 현대산업개발이 매각 불발을 위해 재실사를 요구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도 문제다. 지난 2019년 초 현대중공업과 매각 계약을 체결했지만 EU, 중국, 일본 등 주요 이해당사국의 기업결합승인이 지연되고 있다. 장기간 표류하고 있는 KDB생명 매각 문제도 난제다. 공적자금 투입 규모와 KDB생명의 시장 적정가 차이가 커 구체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지 않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출자 자산 문제 해결은 더욱 쉽지 않아질 것”이라며 “새 임기 시작과 동시에 이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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