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차 재난지원금 7조원 선별 지급 결정
-상반기 기대 이상 호실적…재난지원금 효과
-2차 재난지원금 기대 못 해…신사업에 주력

7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 주재하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7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 주재하는 문재인 대통령.

[데일리비즈온 박기혁 기자] 정부의 2차 재난지원금이 가시화하고 있는 가운데 카드사들의 표정이 그리 밝지 않다. 앞서 상반기 카드사들은 코로나19라는 악재 가운데 정부의 재난지원금 특수를 누린 바 있다. 물론 카드사 역시 재난지원금 신청과 지급을 위한 인프라에 투자했다. 문제는 하반기로 재난지원금 효과가 떨어지고 코로나19 재확산이라는 악재 속 2차 재난지원금의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정부가 재난지원금의 선별 지급으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 정부 2차 재난지원금 7조 선별 지급 결정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정부의 재난지원금 반사이익을 누린 카드사들은 하반기 2차 재난지원금 지급에 따른 기대효과를 누릴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그간 논의하던 2차 재난지원금과 지급 방식을 전국민 지급이 아닌 선별 지급으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코로나19 재확산과 관련해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검토해왔다. 논의 끝에 당정청은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하고 자금 조달을 위한 7조원 중반의 4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키로 했다. 지급 방식은 선별 지급 방식이다.

2차 재난지원금은 1차 지급 당시와 달리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 소상공인, 저소득층, 취약계층 등에 선별적으로 지급된다. 지원 금액은 1차 당시보다 2배 증액된 최대 200만원 수준으로 정부는 추석 연휴 이전 지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급액 등은 커졌지만, 지급 대상 범위가 사실상 축소됨에 따라 카드사는 상반기 1차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와 같은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관련 반사이익이 아예 없다고 할 수 없지만 그야말로 호실적을 기록했던 상반기와 같은 수준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당정청은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하고 자금 조달을 위한 7조원 중반의 4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키로 했다. 사진 국회의사당. (사진=연합뉴스)
당정청은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하고 자금 조달을 위한 7조원 중반의 4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키로 했다. 사진 국회의사당.

◇ 재난지원금 반짝 효과…상반기 뜻밖의 호실적

올 상반기 전 세계가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상황을 맞이한 가운데 카드사를 비롯한 금융권의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특히 카드업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카드 이용량이 감소하고 경기 침체에 따른 대출 연체율 증가 등 부정적 이슈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던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드사는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신한, 국민, 삼성, 현대, 롯데, 우리, 하나, 비씨 등 8개 주요 카드사들이 거둬들인 당기순이익은 총 1조 118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9% 늘어난 예상 밖의 실적 개선이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의 원인은 다양하게 지목됐지만 상반기 지급된 재난지원금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당시 재난지원금 지급은 카드사가 맡았다. 카드사는 재난지원금 신청부터 실제 지급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 이를 통해 전체 14조원 재난지원금 중 70%가 카드사를 통해 이뤄졌다. 신용, 체크카드에 충전된 재난지원금은 카드사의 이용 실적 증대로 이어졌다.

2차 재난지원금 지급 확정에 앞서 카드업계 일각에선 2차 재난지원금에 적지 않은 기대가 있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 여파는 재난지원금 효과가 끝나는 하반기에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았을 뿐이라 소강기로 접어들던 코로나19가 재확산했기 때문이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픽사베이)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픽사베이)

◇ 하반기 카드업계 “재난지원금 효과 기대 안 해”

카드업계는 2차 재난지원금의 효과와 관련해서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가적 재난 상황에 자칫 잇속을 챙긴다는 오해를 사게 될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다만 카드업계는 2차 재난지원금의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하반기 2차 재난지원금 등의 일회성 요인보다는 기존 수익원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사업 추진에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으로 카드 수수료가 인하된 자동차 할부금융이 지목되고 있다. 올 1분기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은 7조 69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00억원 증가했다.

데이터3법 시행으로 현실화하고 있는 마이데이터 사업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빅테크 기업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가운데 역량 강화에 힘을 쏟아야 하는 시기라는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의 반사이익이 아예 없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렇지만 선별 지급 등의 이유로 1차 당시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난지원금 등의 외부 일회성 요인보다는 기존 수익원 강화와 신사업 추진에 힘을 쏟아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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