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소비 확산

딜리드라이브 배달 로봇.
딜리드라이브 배달 로봇. (사진=배민)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현재 우리 사회는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기술의 발전과 이에 따른 4차 산업 혁명의 가속으로 사회, 경제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 혼란을 가져온 코로나19 역시 변화를 부추기는 요소다. 4차 산업 혁명과 코로나는 우리 삶 곳곳으로 스며들고 있다. 소소한 일상부터 산업 패러다임을 뒤바꿀 만한 이슈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 요컨대 유통, 금융, 부동산, 산업 분야는 빠르게 변화에 발 맞추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창간 5주년을 맞아 올 상반기 주요 이슈를 키워드로 되짚어 보는 한편 각 산업 분야의 미래를 전망한다. <편집자 주>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비대면(언택트) 문화가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기업들은 QR코드와 앱을 활용해 무인 주문·결제 시스템을 확산시키고 있다. 배달도 사람이 아닌 로봇이 하는 시대다. 소비자들도 간편하고 감염 위험이 낮은 무인 시스템을 선호한다. 음료와 디저트까지 주문 품목도 무궁무진하다. 과거 신문 등을 구독하던 문화가 식품에 옮겨가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가 종식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 신문 아닌 빵과 커피 구독 서비스

국내 베이커리 업계의 경쟁이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최근 구독 서비스와 배달 등 소비자들의 스마트한 소비문화를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과거 신문과 우유 배달이 주로 구독경제의 축이었다면 최근에는 생활용품, 커피, 빵 등 거의 전체 제품군이 구독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1인 가구가 늘면서 밥보다 빵같이 간단하게 영양과 포만감을 채우려는 이들이 베이커리 구독 서비스를 애용한다.

구독 서비스를 먼저 선보인 곳은 뚜레쥬르. 이 곳은 지난달 6일 월 구독료 4만 9500원의 ‘빵 구독 서비스’로 고정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샌드위치(10종)와 커피로 구성된 모닝세트는 구독 서비스를 통해 무려 절반이나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특히 한 달에 1만9900원을 내면 매일 1잔의 아메리카노를 마실 수 있다. 1000원도 안 되는 가격에 갓 내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서비스다. 

보통 빵집이나 커피숍을 통해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면 3000원대 후반에서 4000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경제적이다. SPC도 지난달 20일 무려 12종의 식사대용빵인 샌드위치‧포카챠와 아메리카노 세트인 ‘파리의 아침’ 구독권(4만8900원)을 선보였다. ‘커피 구독권’도 1만9800원의 가격으로 내세우며 먼저 구독 서비스를 출시한 뚜레쥬르보다 가격과 제품 구성면에서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파리바게트 구독서비스. (사진=SPC)
파리바게트 구독서비스. (사진=SPC)

구독 서비스라는 상품은 선결제 시스템을 사용하며 고정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미리 구독권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날마다 신선한 메뉴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받으러 매장을 방문하게 된다. 규모로 따졌을 때 지난해 기준 파리바게뜨는 전국 3459곳, 뚜레쥬르는 1347곳을 기록해 파리바게트가 구독 서비스의 매출을 더 끌어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배달앱 규모가 커진 것에 맞춰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배달 서비스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최근 소비자들은 돈보다 시간, 편의를 더 중요시해 단가가 낮은 빵도 배달 구매하는 것을 선호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뚜레쥬르는 배달앱(요기요, 배민)을 활용해 배달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배달 서비스를 출시한 지난해에 비해 무려 60%의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평일 대비 주말에도 배달 매출이 특히 높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뚜레쥬르는 배달 가능 매장을 더욱 확대했다. 배달 가능 품목도 다양하게 구성했다. 특히 식사 대용빵인 샌드위치가 배달용으로 인기라는 설명이다.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을 위한 샐러드도 배달 수요가 높다. 식사 시간 이후엔 디저트가, 저녁엔 아침 대용인 식빵이 배달 인기제품이다.

업계 최초로 배달 서비스인 ‘파바딜리버리’를 도입한 파리바게뜨는 2018년부터 소비자들에게 케이크, 빵, 음료 등을 배달했다. 배달앱 뿐만 아니라 멤버십 앱인 해피앱의 해피오더를 통해 주문할 수 있어 편리하다. 배달앱을 통해서도 해당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파리바게뜨의 올해 초 주문 규모는 전년 대비 1100%나 성장했다. 인기에 힘입어 ‘파바딜리버리’ 점포수는 전년 대비 80%가까이 증가했다. 사측은 앞으로 배달 서비스를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사이렌 오더 스타벅스. (사진=스타벅스)
사이렌 오더 스타벅스. (사진=스타벅스)

◇ 비대면으로 주문 결재하는 스마트 오더 

비대면 소비문화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스마트 오더다. 판매 직원을 상대로 주문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 앱이나 테이블 위의 QR코드로 주문을 하는 스마트 오더는 과거에는 써 본 사람만 썼다면 최근엔 대중화됐다.

사이렌 오더는 손님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탄생됐다. 과거 주문을 할 때 고객의 이름을 부르고 직접 눈을 마주치며 커피를 건네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진동벨이 없어 커피를 받기 위해 긴 줄을 서는 등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사이렌 오더의 대중화는 생각보다 쉬운 편이었다. 스타벅스의 선불 충전 카드 ‘마이 스타벅스 리워드’(2011년 시행)를 활용하는 이른바 충성고객(600만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사이렌오더의 누적 주문 건수는 무려 1억 건을 넘겼다. 비율로 환산하면 전체 주문율의 22%다. 

스타벅스는 최근 비회원도 사이렌 주문을 할 수 있다고 밝혀 앞으로 건수는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매일유업에서 운영하는 커피 전문점 폴바셋에서도 비대면 주문이 가능하다. 폴바셋은 네이버 스마트주문 서비스를 올해 도입했다. 

결제 방법도 쉽다. 매장 테이블에 부착 된 QR코드만 찍으면 만사 오케이다. 매장에 가기 전 네이버에서 폴바셋을 검색한 뒤 스마트 주문을 하는 방식이다. 미리 메뉴를 주문하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인기가 좋다는 후문. 폴바셋은 크라운 오더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배달앱 ‘배달의민족’도 비대면 주문결제 시스템인 ‘배민오더’를 시행 중이다. 배민 앱에서 활용 가능한 이 시스템은 올해 3월 출시 5개월 만에 200만건을 넘어섰다. 배민오더는 식당에 음식을 찾으러 가기 전 주문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식당에 도착해서도 음식 주문부터 결제까지 가능하다.

호텔룸 서비스를 하고 있는 로봇.
호텔룸 서비스를 하고 있는 로봇.

◇ QR코드를 통해 주문과 배달까지 가능

그런가 하면 배달도 직접 하는 로봇이 서비스를 시작해 이목을 끈다. 실외 자율주행 배달로봇이 국내 최초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시범 서비스를 선보였다. QR코드를 통해 주문과 배달까지 비대면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 18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수원 광교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실외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드라이브’를 통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딜리드라이브’ 시범 서비스는 거주자뿐만 아니라 방문자도 함께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배달의민족 앱을 통해 QR코드를 찍고 아파트 단지 내 식당과 카페의 메뉴를 골라 주문하는 방식이다. 단지 내 광장에서 야외 테이블에 부착된 QR코드로도 주문이 가능하다. 

주문이 접수되면 총 5대의 로봇 ‘딜리드라이브’가 배달 업무를 시작한다. 딜리드라이브는 단지 내에 마련된 스테이션(대기소)에 있다가 식당으로 스스로 주행한다. 식당 점원은 딜리드라이브에 음식을 넣고 출발 버튼을 누르면 고객 위치로 배달을 간다.

고객은 배민 앱을 통해 딜리드라이브의 현재 위치를 실시간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딜리드라이브는 도착하기 전 일정 거리에 도달했을 때 알림톡을 전송한다. 주문자는 아파트 각 동 1층이나 광장 내 야외 테이블의 지정 위치에서 음식을 받을 수 있어 편리해 졌다.

앞서 배민은 건국대 내에 자율주행로봇을 시범 운영했다. 이번에 도입된 딜리 드라이브는 이보다 한 단계 진화했다. 원격관제 기능을 탑재한 것. 6개의 바퀴로 인해 사람이 걷는 속도와 비슷한 속도로 주행하고 한 번 충전하면 8시간 이상 움직일 수 있다.

라이트가 장착돼 야간 주행도 문제없다. 딜리드라이브는 한 번에 도시락 6개나 음료 12잔 정도를 배달할 수 있다. 
회사는 이 로봇의 안전한 주행을 위해 단지 내 사람들의 이동경로 및 노면 상태를 일일이 확인해 사람이 많거나 아이들이 자주 다니는 곳에서는 저속으로 운행하도록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실외 주행 로봇은 실내 로봇에 비해 기술 장벽이 훨씬 높다. 자동차, 자전거는 물론 아이들이나 반려견의 움직임을 민감하게 감지해야 하고, 주행할 노면 및 시시각각 변하는 기상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상용화가 가능하다”면서 이번 딜리 드라이브 도입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배달로봇 시범 서비스. (사진=배민)

◇ 딜리 드라이브 통한 로봇배달 서비스

지난해 이 회사가 건국대 캠퍼스에서 진행한 배달로봇 시범 서비스는 당시 2000여 건이 넘는 배달을 수행하며 품질 수준을 끌어올렸다. 6월부터는 SK텔레콤과 함께 실외 배달로봇 서비스에 필요한 관제 시스템 구축 관련 테스트도 진행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딜리 드라이브를 통한 실외 로봇배달 서비스는 음식점이나 카페 업주들에게는 새로운 수익원이 될 전망”이라면서 “이전까지 초근접 근거리 배달은 배달비가 부담이 돼 주문을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 로봇은 근거리 배달을 기존 배달비의 절반 수준에서 수행할 수 있어 신규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실외 배달로봇의 기술 수준을 더 고도화시키겠다는 이 회사에 따르면 식당에서 아파트 1층까지 자율주행이 가능한 단계에서 내년 상반기쯤엔 각 세대 현관 앞까지 배달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실내배달로봇은 호텔 룸서비스도 수행했다. 배달의민족은 이달 초 광진구의 한 호텔에서 ‘로봇배달 룸 서비스’를 시작했다면서 객실에서 QR코드로 주문하면 딜리타워가 식음료, 위생용품 등을 가져다준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 도입으로 호텔 이용객은 배민 앱을 통해 객실에서 다양한 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주문·결제부터 배달까지 배민 앱과 로봇으로 한 번에 이용 가능하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호텔 내 객실마다 비치된 QR코드를 배민 앱으로 스캔한 뒤 음식을 선택하고 결제한다. 이후 딜리타워가 문 앞까지 배달을 수행하고 전화로 도착 여부를 안내한다.

배민의 로봇배달 룸서비스는 호텔에 부가 매출을 주는 효과도 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기존 객실 미니바는 제공하는 상품이 제한적이고 이용객이 체크아웃한 뒤 직원이 하나하나 다 확인을 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부정확했던 실정이었다.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