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은행권 수장 교체 잇따라… 누가 남을까?
-이동걸 산업은행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연임↑
-실적 좋아도 안심 못 해…경쟁자 등장 변수 있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데일리비즈온 손성은 기자] 하반기 금융권에 거대한 인사 태풍이 몰려오고 있다. 당장 다음 달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을 시작으로 올해 연말까지 총 9명의 금융권 수장들의 임기가 만료된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오는 9월 올해 말까지 총 7명의 금융지주, 은행 수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9월 이동걸 회장, 10월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이동빈 SH수협은행장, 11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허인 국민은행장, 12월 진옥동 신한은행장, 김태오 DGB대국은행장 등의 임기 만료 수장이다. 이 중 연임이 유력시되는 것은 이동걸 회장과, 윤종규 회장이다.

◇ 이동걸, 윤종규 하반기 연임 가능성 유력 

9월 10일 임기가 끝나는 이동걸 KDB산업은행장은 연임이 유력시되고 있다. 취임 이후 금호타이어, 한국GM, STX조선해양 등의 구조조정을 처리했다는 점이 긍정적인 요인이다. 여기에 임기 종료를 코앞에 두고 아시아나항공 매각, 쌍용자동차 회생 등의 굵직한 현안이 산적하다는 점이 그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하고 있다는 평가다.

윤종규 회장의 임기는 11월 20일. KB금융은 현재 차기 회장 선정 작업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는 윤 회장이 KB금융 최초로 3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호실적은 물론 푸르덴셜생명 인수, 디지털 전환이 강점이다. 무엇보다 전 금융권을 강타한 사모펀드 사태에 KB금융이 자유롭다는 점도 유리하다. 사실상 대안이 없다는 데 이견이 없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은 임기 동안 확실한 공적이 있었고 아직 해결해야 할 중대 사안이 남아있는 만큼 연임 가능성이 높다”면서 “윤 회장 역시 사실상 KB금융 입장에선 대안이 없다고 봐야 할 정도로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평이다”라고 설명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 (사진=연합뉴스)
3연임에 도전하는 윤종규 KB금융 회장.

◇ 박진회 씨티은행장…3연임 도전의사 포기

반면 이들을 제외하면 다들 연임을 확신할 수 없다는 평이다. 당장 10월 24일 임기가 만료되는 이동빈 수협은행장 역시 낙관할 수 없다. 수협은행 실적이 하락했고 이는 공적자금 상환에 변수로 작용했다. 앞서 수협은 2001년 1조 1581억원의 공적자금을 수혈받았고 지난 2016년부터 수협은행이 오는 2028년을 목표로 상환 중이다.

같은 달 27일 임기가 만료되는 박진회 씨티은행장은 3연임 도전을 포기했다. 이유는 실적 부진이다. 박 행장은 31일까지 실질적인 업무수행을 마무리하기로 결정, 내달 1일부터 유명순 수석부행장이 대행을 맡는다. 유 수석부행장은 박 행장의 유력 후계자로 꼽힌다.

허인 국민은행장의 임기는 11월 20일이다. KB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분리된 이후 최초로 3년 전 취임한 허 행장은 이미 연임에 성공했다. 임기 동안 국민은행의 실적은 우수했기에 연임 자격은 충분하다. 다만 이동철 KB카드 사장이 행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어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중은행.
시중은행. (사진=각사)

◇ 호실적에 방심 금물…경쟁자들 다크호스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임기는 12월 31일이다. 진 행장은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평을 받고 있으나 안심할 수 없다는 평가다. 임기 내 실적도 좋았고 디지털 분야에서의 성과도 있었다. 여기에 행장 임기가 단임으로 끝나는 경우가 없는 만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경쟁자의 존재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진 행장의 경쟁자로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이 부상하며 경쟁구도가 형성되는 모양새다.

DGB금융지주 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김태오 DGB대구은행장은 당초 지난해 1월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행장 겸임체계를 결의했다. 이에 따라 차기 행장 교체는 정해진 사안이다. DGB금융지주는 지난해 말 김 행장을 제외한 차기 대구은행장 3명의 숏리스트를 발표한 바 있다.

내년 1분기에도 은행권 수장들의 임기가 대거 만료된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지성규 하나은행장, 권광석 우리은행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임기 만료가 예정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실적이지만 실적이 전부가 아니다”라며 “금융지주 내부적인 관례나 분위기, 경영 전략 등으로 얼마든지 경쟁자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인사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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