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명 The CJ Holdings Canada Ltd. CEO
자명 The CJ Holdings Canada Ltd. CEO

세계 금융의 중심 미국 맨해튼에서 “우리는 트럼프를 해고했다”라는 말이 화제였다. 

지난 주 미국 대통령 민주당 후보 바이든의 선거 자금모금액을 확인하고 여러 언론들과 투자 전문가들이 한 얘기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올해 받은 후원금은 4천400만 달러(약 522억 원)로 트럼프 대통령 후원금 900만 달러(약 107억 원)보다 다섯 배 가까이 많았기 때문이다. 

월가는 트럼프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필자는 올해 몇 번의 리포트를 발표하면서 이 부분은 익히 서술했기에 새로운 뉴스는 아니었지만 이 내용들이 여러 언론에 공식적으로 발표되면서 회자된 것이다. 

월스트리트는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색깔이 강하다. 진보적이고 서민 우월 정책의 색채가 강한 민주당 보다 기득권을 지키려는 자본가들의 생리는 어느 국가나 마찬가지인 것처럼, 월가는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큰 규모의 세금 삭감과 기업들의 규제 완화를 기치로 내건 트럼프 행정부에게 쌍수를 들어 환영하며 비교적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었다. 

그러나 월가는 트럼프에게 등을 돌렸고 더 이상 그에게 국가를 맡겼다가는 미래가 없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있는 동안 혼란스러운 통치 스타일과 일관성 없는 정책방향은 물론 하루가 멀다하게 바뀌는 그의 언행에 분노와 함께 피로감이 누적되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아무리 자신들에게 물리적 이윤을 준다 해도 미국이라는 자긍심과 공동체의 번영을 크게 훼손시켰다는 데서 그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었고 더 이상 트럼프를 지지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미국 월가는 세계 금융의 중심이지만 그들이 벌어들이는 돈은 신흥국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들로부터 이익창출을 가져오기 때문에 불안정한 자국의 정치상황에 그들도 늘 불안감을 감출 수 없었다.

“진짜 바이든이 이길까” 투자 파트너들과 지인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미국 시민권자도 아닌 필자에게 그런 질문을 한 속내는 그만큼 미국 대통령의 자리가 중요하다는 생각일 것이다. 

세계경제는 물론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고 불안정한 미래가 누가 대통령이 되는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골프는 장갑을 벗어봐야 알고 선거는 뚜껑을 열어봐야 답이 나온다는 말이 있듯 11월5일이 되어야 판가름이 날 것이다. 

그렇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난 선거와는 크게 다르다는 점은 확실하다. 지난 선거 때도 민주당 힐러리가 7%가량 앞섰지만 월가에서는 그 반대였다. 표면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어보였지만 드러내기를 꺼려하는 헤지펀드 그룹들에서는 절대적으로 트럼프를 지지했고 후원금도 60%이상이 헤지펀드들로부터 거둬들였다. 

그러나 다른 한쪽의 얘기는 완전 다르다. 미국의 70%이상이 백인들이고 좀처럼 속내를 내 놓지 않은 그들의 속성상 막상 투표일이 다가오면 위기감을 느낀 그들은 표는 트럼프를 찍을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정말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면 우려하는 것처럼 금융시장에는 부정적일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부정적인 부분이 더 크다. 우선 기업들에게 낮춰준 세금 15~20%는 그만큼 현금성 자산이 회사들에게는 줄어드는 효과이며 곧 주당 순이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주가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밖에 없는 것은 아직도 외국인의 영향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식 58%를 차지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단기간에 10%만 현금화(매도)를 해도 금융시장은 초토화 될 수 있다. 그러나 일시적인 영향은 받을지언정 이내 안정을 찾을 것이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유리한 점도 많다. 민주당이 내세운 친환경 정책의 부활과 각 국제기구에서 탈퇴한 트럼프와 달리 바이든은 다시 국제기구에 합류해 세계 공동의 이익을 창출하겠다는 언약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우리의 성장 산업에 큰 비중을 담고 있는 친환경(배터리, 태양광, 수소, 풍력 그린에너지, 바이오, 4차산업 등)은 한국 기업들에게는 호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큰 그림에서 보면 미국의 정책은 누가 되든 물줄기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지금도 중국을 옥죄고 있는 화웨이 제재는 중국 공산당의 자금줄 역할을 한다는 등 여러 가지 이유를 들고 있지만 실제 더 큰 이유는 다른데 있다. 

미국의 최대 강점이자 치명적인 약점이기도 한 것은 기축통화(미국 달러) 발행권에 대한 지속성이다. 기축통화는 군사력의 강점보다 훨씬 큰 힘을 발휘하는 최대의 힘이기도 하다. 그런 절대적인 위상을 뒤흔들고 있는 것이 중국이다.

영국의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7월 초 중국에 이라크 산 원유 300만 배럴을 인도하면서 중국 통화인 ‘위안화’를 받았다. 세계 주요 석유회사 중 원유를 ‘달러화’가 아닌 중국 돈으로 거래한 첫 사례다. 세계 5대 에너지 거래업체 중 한 곳인 머큐리아도 중국에 원유 300만 배럴을 인도하고 위안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서화 하진 않았지만 지금까지 각 국의 교역이나 선물시장에서 거래는 미 달러가 기정사실화 되어 있었고 미국 달러의 위상을 굳건히 하는 불변의 원칙이었다. 수십 년간 지켜온 그 공식이 깨진 것이다. 

미중 무역 갈등의 이면에는 근본적인 이유가 있었음에도 우리는 미중 무역의 불균형에서 그 원인을 보고 있는 것이다. 개인이나 기업 국가들은 치명적인 자기들의 약점은 드러내놓고 이슈화 하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집권해도 중국 견제를 느슨하게 할 수 없는 궁극적인 이유가 바로 이 점이다. 

중국은 한발 앞서 디지털 화폐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세계화폐로 통용되기를 원하고 있다. 이런 플랜은 몇 가지 시나리오를 두고 추진해온지 오래다.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중국의 미래 싱크탱크(Think Tank)집단에서 추진한 국책과제 1호이기도 하다. 이에 발맞춰 각국들은 디지털 화폐 사용에 앞 다퉈 뛰어들고 있으며 머지않아 디지털화폐는 활성화 될 것이다. 

이젠 돈도 디지털 자산으로 진화하며 국경과 별도의 환율변화가 없는 세계의 공동화폐 즉 기축통화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룰 중국이 주도하고 있고 미국은 이 점을 가장 두려워하며 중국과 결사항쟁을 하는 것이다.

필자는 투자활동을 해 오면서 세계적인 정치이슈나 각국의 정치상황 등을 판단할 때 가장 신뢰를 두고 있는 곳은 바로 월가다. 2012년 정권이 바뀌면서 베네수엘라의 붕괴를 점치는 그들은 국가지수 하락에 올인 하며 거액을 벌어들였고 그 판단은 정확했다. 그 무렵 터키 리라의 폭락을 예견하고 돈들이 그리로 향하고 있을 때도 시나리오 그대로 현실이 된 것을 직접 보았다. 

월가에서 돈을 움직이는 그들은 정보에 살고 죽는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이번 미국의 선거는 막상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현재까지는 월가의 판단을 믿고 싶다. 

자원하나 나오는 것 없이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누가 당선되든 큰 혼란은 없겠지만 민주당이 오히려 호재가 더 많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숨죽이며 그 결과를 기다리는 나라들도 사실은 민주당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 월가에서 들리는 소리다.

자명
The CJ Holdings Canada Ltd. CEO 현재
CGB(Capital of Golden Bridge Co)CFO
화제의 책 ‘숨겨진 부의 설계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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