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생보사 상반기 코로나19에도 실적 선방
-상위 손보사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에 ‘방긋’
-하반기 코로나19 여파 본격화 전망에 ‘먹구름’

삼성생명은 상반기 7566억원의 당기순이익이 발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3% 감소한 수치지만 삼성생명이 올 1분기 작년 같은 기간 대비 48.6% 하락한 순이익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방한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생명은 상반기 7566억원의 당기순이익이 발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3% 감소한 수치지만 삼성생명이 올 1분기 작년 같은 기간 대비 48.6% 하락한 순이익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방한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손성은 기자] 상장 보험사들이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선방했다. 생보사의 경우 변액보증준비금 이익으로 작용한 것이 실적 선방의 최대 요인이었다. 손보사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으로 자동차 운행이 줄어 이에 따른 보험금 지출이 감소하는 등의 호재가 잇따랐다. 다만 하반기는 악재 요소가 적지 않아 고전이 예상된다.

◇ 주가 상승에 함께 웃은 생명보험사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삼성생명,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상장 생명보험사들이 코로나19 악재에도 불구하고 선방했다. 업계 1위 삼성생명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44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성적을 기록하며 1분기 부진을 크게 만회했다.

한화생명 상반기 175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8.2%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미래에셋생명 역시 순이익이 개선됐다. 상반기 708억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이며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7.1% 증가한 수치다.

변액보증준비금(변액보험 펀드가치 하락에 대비해 고객 원금 보전 목적으로 미리 적립하는 돈) 환입이 실적 개선의 핵심이었다. 변액보험은 주가의 영향을 많이 받아 주가 하락 시 준비금이 늘어난다. 하지만 상반기 코로나19 확산이 예상치 못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변액보증준비금이 환입되며 실적이 개선됐다.

동양생명 역시 상반기 순이익이 증가했다. 올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1.6% 상승했던 동양생명은 2분기 21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7.5% 감소한 실적을 나타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분기 선방으로 동양생명은 올 상반기 854억원의 순이익을 실현하며 전년 동기 대비 15.1% 개선된 수치를 나타냈다.

삼성화재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4334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7% 소폭이지만 상승한 실적을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화재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4334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7% 소폭 상승했다.

◇ 예상치 못한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

손해보험업계 역시 상반기 호실적을 보였다. 업계 상위권 손해보험사 대부분이 지난해와 비교해 개선된 순이익을 기록했다. 우선 삼성화재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4334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7% 소폭이지만 상승한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해상은 상반기 18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1% 증가한 순이익을 거둬들였다. DB손해보험은 상반기 전년도 대비 69.4% 증가한 3494억원의 순이익이 발생했다. 메리츠화재는 2134억원의 순이익이 발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순이익이 56.8% 증가했다.

한화손해보험은 상위권 손해보험사 중 실적 개선폭이 가장 컸다. 올 상반기 순이익 702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97.9% 증가한 수치다. KB손보는 대형사 손해보험사 중 유일하게 실적이 감소했다. 상반기 1438억원의 순이익으로 지난해에 비해 13.5% 감소했다.

상위 손해보험사의 상반기 실적 개선 배경으로는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손해율 개선 등이 지목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상반기 야외 활동 등이 감소하며 자동차보험 손해율 등이 개선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현대해상은 상반기 18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1% 증가한 순이익을 거둬들였다. (사진=연합뉴스)
현대해상은 상반기 18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1% 증가한 순이익을 거둬들였다.

◇ 상반기 웃었지만 하반기는 ‘우울’

보험업계는 상반기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실적은 그리 밝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반기 실적은 예상 이상의 주가 반등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활동에 따른 보험금 지출이 감소했을 뿐이다.

문제는 경영 환경 자체가 개선된 게 아니라는 점에서 상반기 호실적 기조를 하반기에 기대할 수 없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미 이달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며 비상이 걸렸다. 자동차보험에다 풍수해보험과 농작물·가축 재해보험 등의 손해율도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하반기 코로나 충격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에서 손보업계의 하반기 들어 자동차 운행 대수가 다시 증가하고 병원 이용량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결국 보험금 지급은 늘어나게 되고 고스란히 실적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코로나19 충격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히 손해보험업계의 기록적 폭우에 따른 하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등이 예상되는 만큼 실적 악화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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