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지난 12일 차기 회장 선정 절차 돌입
-윤 회장 최유력 후보…KB금융 사상 ‘3연임’ 없어
-사모펀드 사태 피하고 실적 우수…가점 요소 많아

KB금융이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윤종규 현 회장이 최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KB금융이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윤종규 현 회장이 최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데일리비즈온 손성은 기자] KB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선출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2일 차기 회장 인선 절차에 돌입했다. 이번 달 28일 회의를 통해 최종 후보자군 4명을 확정한 뒤 다음 달 최종 후보자를 대상으로 하는 심층평가 등을 거쳐 최종 후보자를 선정한 뒤 오는 11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정식 선임된다. 현재 KB금융 차기 회장 최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이미 연임에 성공한 윤종규 회장이다.

◇ 윤종규 회장 KB금융 최초 3연임 도전

KB금융은 2020년 회장 후보 추천 일정을 지난 2017년보다 2주 앞당기는 동시에 전체 일정 역시 2주 확장했다. 차기 회장 후보자들을 면밀히 검토하는 동시에 후보 당사자들에 인터뷰 등에 대한 준비 기간을 넉넉히 주기 위해서다.

현재 KB금융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차기 후보 회장 후보군에 대해 함구하고 있으나 업계에서 유력 후보군을 거론하고 있다. 이들 중 4인의 후보가 추려지고 심층 평가를 통해 차기 KB금융의 수장이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KB금융 차기 회장은 오는 11월 최종 결정된다. 현재 후보군도 제대로 추슬러지지 않았지만, 금융권 안팎에선 최유력 후보자로 이미 연임에 성공해 임기를 수행 중인 윤종규 KB금융 회장을 지목하고 있다. 윤 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20일까지다.

윤 회장은 지난 2014년 회장에 취임한 이후 2017년 확대지배구조위원회의 만장일치로 연임했다. 윤 회장이 다시 한 번 연임에 성공한다면 KB금융 최초의 3연임 사례다. 일각에선 3연임에 따른 부담이 없지 않겠냐는 지적도 있지만, 금융권에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3연임 사례가 있는 만큼 문제 될 게 없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KB금융 회추위는 차기 회장 평가 요건으로 ▲코로나19 위기 대응 능력 ▲디지털 전환 작업 역량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실천 의지를 선정했다. (사진=연합뉴스)
KB금융 회추위는 차기 회장 평가 요건으로 ▲코로나19 위기 대응 능력 ▲디지털 전환 작업 역량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실천 의지를 선정했다. (사진=연합뉴스)

◇ 윤종규 회장 왜 최유력 후보로 거론되나

KB금융 회추위는 차기 회장 평가 요건으로 ▲코로나19 위기 대응 능력 ▲디지털 전환 작업 역량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실천 의지를 선정했다. 이 평가 요건과 관련해 업계에선 윤 회장이 차기 회장 구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밖에 없다 보고 있다.

윤 회장은 임기 동안 KB금융의 디지털 전환 작업에 역량을 집중해왔다. 윤 회장은 지난 2014년 임영록 전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이 다툼 끝에 동반 불명예 퇴진한 ‘KB사태’ 이후 지주회장과 국민은행장을 겸직해왔다. 

이후 재작년 그룹 내 디지털·IT·데이터 업무를 총괄하는 ‘디지털혁신부문’을 신설했다. 지난해에는 디지털 전환 전략 방향 슬로건을 ‘ACE(Agile, Customer-centric & Efficiency)’로 채택하며 속도를 더했다.

윤회장은 지난 5일 ESG 투자규모를 기존 20조원에서 50조원까지 확대하는 ‘KB 그린웨이(Green Way) 2030’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지난 3월에는 ESG위원회를 설립했고, 이후 그룹 계열사들이 ESG채권을 앞다퉈 발행하고 있다.

윤 회장은 임기 동안 KB금융의 디지털 전환 작업에 역량을 집중해왔다. 지난 2018년 그룹 내 디지털‧IT‧데이터 업무를 총괄하는 ‘디지털혁신부문’을 신설했다. 지난해에는 디지털 전환 전략 방향 슬로건을 ‘ACE(Agile, Customer-centric & Efficiency)’로 채택하며 속도를 더했다. (사진=연합뉴스)
윤 회장은 임기 동안 KB금융의 디지털 전환 작업에 역량을 집중해왔다. 지난 2018년 그룹 내 디지털‧IT‧데이터 업무를 총괄하는 ‘디지털혁신부문’을 신설했다. 지난해에는 디지털 전환 전략 방향 슬로건을 ‘ACE(Agile, Customer-centric & Efficiency)’로 채택하며 속도를 더했다. (사진=연합뉴스)

◇ PEF 사태 피해가고…리딩뱅크 경쟁 우위

또한, KB금융이 전 금융권을 뒤흔든 사모 펀드 사태에 휘말리지 않았다는 점도 가점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상품 선정에 8단계 절차를 적용하고 있는 KB국민은행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모범사례’로 평가받기도 했다.

금융지주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는 점도 높게 평가받는다. 올 4월 KB금융은 알짜 생명보험사로 평가받는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했다. 계열사인 KB손해보험의 경우 업계 상위권이었으나 생명보험업계 계열사인 KB생명은 하위권에 머물러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KB금융이 2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며 라이벌 신한금융과의 ‘리딩뱅크’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것도 유리한 요소다. KB금융은 이 기간 당기순이익 9818억원을 기록하며 신한금융에 1087억원 앞섰다.

한편, KB금융 노동조합협의회는 회장 후보 추천 절차에 대한 보완을 요구했다. 노조는 “회장 추천 절차에 참여할 의사가 없을 수도 있는 후보자군을 확정하고 이에 대해 검토하고 심사를 거쳐 투표를 하겠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후보자군에 먼저 회장 추천 절차 참여 의사를 확인하고, 의사가 확인된 후보자를 대상으로 회추위의 검토와 평가, 투표가 이루어져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