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신소재 그래핀 기존 틀 깬 연구 결과

ACS 센트럴 사이언스 관련 표지논문.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세계 최초로 국내 연구진이 꿈의 신소재 그래핀의 기존 틀을 깼다. 강철보다 100배 강한 그래핀의 한계를 뛰어넘는 유연성을 가진 그래핀 섬유를 개발한 것. 값싸고 쉬운 공정까지 특징으로 지녀 경제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납작한 그래핀 섬유는 면방향으로 얇은 그래핀의 유연성을 가져 다양한 종류의 웨어러블 전자 소자 활용은 물론 마스크 및 정화필터소재로도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 강철보다 100배 강한 그래핀의 한계를 뛰어넘다

13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이 대학 신소재 공학과 김상욱 교수 연구팀이 새로운 형태의 그래핀 섬유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연필심 등에 쓰이는 값싼 흑연으로부터 쉬운 용액공정을 통해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탄소섬유보다 값이 싸며 유연성 등 차별화된 물성을 지니고 있어 경제성을 갖춰 눈길을 끈다. 이번 성과가 주목되는 이유는 그래핀 100%로 이뤄진 섬유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스스로 납작해져 벨트와 같은 단면을 갖는 현상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는 점이라고 대학은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일반섬유는 그 단면이 원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와 달리 원자단위의 평평한 2차원 소재인 그래핀으로 이루어진 섬유는 단면이 납작한 형태가 안정적인 구조라는 점을 김 교수 연구팀이 규명했다고 밝혔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가 벌집 모양으로 이루어진 2차원 물질(원자만큼 얇은 물질)이다. 이론적으로 강철보다 100배 강하고 열‧전기 전도성이 뛰어나다. 그래핀 마스크‧운동화 등 다양한 응용제품들이 출시되고 있음에도 아직 소량의 그래핀이 첨가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래핀 섬유 제작과정 모식도. (사진=KAIST)
그래핀 섬유 제작과정 모식도. (사진=KAIST)

◇ 일반 섬유보다 성능 좋은 납작한 벨트형 그래핀

연구팀이 개발한 납작한 벨트형 그래핀 섬유는 내부에 적층된 그래핀의 배열이 우수해 섬유의 기계적 강도와 전기전도성이 대폭 향상됐다. 연구팀은 원형 단면을 갖는 일반섬유와 대비해 각각 기계적 강도는 약 3.2배, 전기전도성은 약 1.5배 향상된 결과를 얻었다.

아울러 납작한 면 방향으로 매우 쉽게 구부러지는 유연한 섬유를 만들 수 있어 플렉시블 소자(유연 소자)나 웨어러블 소자 등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책임자인 김상욱 교수는 “그래핀과 같은 2차원 소재로 섬유를 만들면 납작한 벨트 형태가 이상적인 배열구조”라며 “납작한 그래핀 섬유는 납작한 면 방향으로 유연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기존의 잘 부러지는 탄소섬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최근의 이슈인 마스크의 필터 소재로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이 밝힌 이번 연구 배경에 따르면 탄소섬유는 가볍고 유연하면서 높은 기계적 물성, 고온 안정성 및 내화학성 등 우수한 물성을 가지는 재료로 일상생활에서부터 우주·항공 등 최첨단분야까지 가용범위가 넓어 섬유 시장에서 오래 각광받았다. 2차원 소재 그래핀 산화물이 액정상을 가진다는 김상욱 교수의 연구결과 발표 이후로 그래핀 산화물을 이용하여 배열된 그래핀 구조체를 제작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봤다.

(a) 자발적 평탄화가 일어나지 않아 주름진 원형 단면을 가지는 그래핀 섬유와 (b) 자발적 평탄화로 인해 납작한 그래핀 섬유 전자 주사 현미경 이미지 (사진=KAIST)
(a) 자발적 평탄화가 일어나지 않아 주름진 원형 단면을 가지는 그래핀 섬유와 (b) 자발적 평탄화로 인해 납작한 그래핀 섬유 전자 주사 현미경 이미지. (사진=KAIST)

◇ 일반적 고분자 섬유 방사 기술에 적용되는 실정

이번 연구를 통해 유기용매에 분산된 그래핀 산화물에 소량의 물 첨가를 통해 구현한 수화현상을 이용했다. 이로 인해 용액안 그래핀 산화물이 주름없이 펴져 열역학적으로 안정한 액정상을 발현했다. 아울러 물 함량에 따른 응고용액과의 응집속도가 조절돼 동그란 노즐에서 방사된 2차원 소재로 구성된 그래핀 섬유가 스스로 안정적인 구조 형태(평평한 벨트 모양)로 변형됐다.

일반적으로 고분자 섬유의 경우 방사된 섬유가 표면에너지를 낮추기 위해 단면이 동그란 형태로 형성된다. 반면 2차원 소재로 구성된 섬유는 납작한 형태가 이상적으로 안정적인 구조라는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연구팀은 고결정성을 가지는 전기화학적 방식으로 박리한 그래핀을 그래핀 산화물 액정의 자발적 평탄화 공정에 도입해 더욱 향상된 물성을 가지는 탄소-탄소 복합 섬유를 세계 최초로 제조하는데 성공했다. 개발된 2차원 소재 맞춤형 방사기술을 통해 제조된 납작한 그래핀 섬유는 원형 단면의 섬유에 비해 주름 및 접힘이 확연히 감소되고 섬유의 배열성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에 따르면 이같은 2차원 소재의 이상적 섬유 구조 구현을 통해 그래핀 면과 면 사이의 인력이 최적화되어 향상된 물성을 지닌다. 유연성이 있어 플렉서블 도선, 웨어러블 에너지 저장 소자 등의 응용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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