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더는 매력 못 느껴…생보 시장 돌파구 어디?

지난달 말 매각설이 불거진 라이나생명은 알짜 매물이라 평가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말 매각설이 불거진 라이나생명은 알짜 매물이라 평가받고 있다.

[데일리비즈온 손성은 기자] 지난달 말 외국계 생명보험회사 라이나생명의 매각설이 불거지며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미국 본사 시그나그룹은 매각 계획을 일축하고 있지만, 의심의 눈길은 쉽사리 거둬지지 않고 있다.

올 초 KB금융에 인수된 푸르덴셜생명 역시 매각설이 불거질 당시 이를 부인했으나 결국 2조원이 넘는 몸값에 새 주인을 맞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는 라이나생명을 하반기 최대 잠재 매물로 평가하고 있다.

그야말로 알짜 매물이라 평가받는 라이나생명의 몸값은 3조원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1980년대 말 한국 보험시장에 진출한 라이나생명은 보장성보험 위주 상품 포트폴리오에 기반한 수익성 위주 영업 전략을 구사했고 몸집 대비 고수익을 올리는 보험사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말 기준 라이나생명의 총자산은 4조 7643억원으로 20여 개 생명보험사 중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보험사의 매출 규모라고 할 수 있는 수입보험료는 2조 5075억원으로 업계 13위의 중위권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3510억원으로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에 이어 업계 3위다.

고수익을 올리고 있는 라이나생명은 왜 매각이 거론되는 것일까? 올 초 KB금융 품에 안긴 푸르덴셜생명 역시 알짜 생명보험사로 평가받았다. 라이나생명과 마찬가지로 외형 대비 고수익을 올리는 보험사였지만 급작스럽게 매물로 흘러나왔던 것.

지난 몇 년간 외국계 생명보험사들의 한국 시장 탈출이 잇따르고 있다. ING생명, 알리안츠생명, PCA생명, 푸르덴셜생명이 철수했다. 이들은 한국 보험시장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적 저금리 기조의 고착화와 출생률 둔화는 생보 시장의 저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여기에 오는 2023년 도입되는 새 회계기준 IFRS17(부채 시가평가)과 이에 따른 제도 변화 등은 부담이다.

생명보험업계가 부진한 가운데 푸르덴셜생명이 2조원이라는 높은 몸값에 새 팔렸다는 점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미국 시그나 역시 이 같은 상황을 매력적으로 느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국내 생명보험업계는 현재 중대한 고비에 놓여있다. 시장포화에 따른 경쟁 심화, 제도 변화에 따른 부담 가중 등 외국계 생명보험사 입장에선 한국 시장에서의 영업에 대한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생명보험업계 역시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이를 지원해줘야 할 제도 개선은 더디기만 하다. 최근에야 물꼬가 트인 헬스케어 연계 역시 현재에 이르기까지 수년을 소비해야만 했다.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생명보험업계는 어디로 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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