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삼성에스원 ‘방심했다 큰코’
[기자수첩] 삼성에스원 ‘방심했다 큰코’
  • 박종호 기자
  • 승인 2020.05.28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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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보안사업 ‘몽골법인’ 청산
서울 중구 순화동 삼성에스원 본사. (사진=김명진 한겨레 기자)
서울 중구 순화동 삼성에스원 본사. (사진=김명진 한겨레 기자)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삼성 계열사를 주요 고객사로 둔 보안솔루션업체 에스원이 결국 몽골법인을 청산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미개척 시장에 뛰어든 용기는 가상했으나, 실상은 무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보안업계는 “에스원이 2016년 이후 줄곧 실적악화를 거듭한 몽골법인을 청산하기로 했다”며 “지난 1월 주주총회에서 청산에 대한 이사회 결의가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몽골법인은 2011년 설립된 중국법인과 함께 에스원 해외시장 공략의 시발점으로 평가받아 왔으나 현재까지 순항하고 있는 중국법인과 달리 그 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찍이 예견된 결과”라면서 “국내 기업이 확실한 사업성 없이 몽골시장에 진출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고 귀띔했다. 애초에 중국과 몽골시장은 비교할 수 없는 시장이다. 몽골의 인구부터가 320만 남짓에 불과하다. 보안 시스템 관련 인프라가 풍족할 리 없다. 그렇다 보니 에스원은 애초에 허허벌판에 홀로 남겨진 신세였다는 자조도 나온다.

해외시장에 도전할 때에는 최소한의 ‘사업성’을 확보해야하는 것이 상식이다. 에스원의 다른 해외법인의 경우 현지에 먼저 진출해있는 국내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순조로운 출발이 가능했다. 그러나 몽골에서는 그러한 도움을 기대하기 힘든 현실이다.  

그 점을 보완하기 위해 몽골에 진출해있는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조인트 벤처를 고려하곤 한다. 이 경우 현지 기업들의 노하우나 네트워크를 흡수하며 성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에스원의 몽골법인은 자사가 100%의 지분을 가지는 형태로 신규 출자됐다. 그렇다보니 당시 업계에선 “무슨 자신감이냐”며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물론 그 와중에 성과를 내기도 했다. 몽골 올란바토르 신공항에 통합 보안시스템을 구축한 것. 그 덕에 2016년 몽골법인의 매출은 전년도 6899억원에서 4억8532억원까지 뛰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였다. 이후 실적은 청산 이전까지 악화일로를 걸었고, 공공기관 발주에 법인의 사활을 걸어야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에스원이 이번 실패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일까. 해외시장 진출은 그 자체로 신중했어야 한다. 경쟁자가 없다고 능사가 아니다. 오히려 에스원은 그동안 몽골에서 경쟁자가 왜 없었는지에 대해 분석해야했다. 장차 IT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충분하리라는 분석은 누구나 가능하나, 미개척지에서 당장 중요한 것은 오늘내일을 살아갈 먹거리다.

실패는 분명 부끄러울 수 있으나, 실패로부터 무엇을 배우는지는 기업의 역량차이를 결정짓는 요소가 된다. 이에 대해 에스원 관계자는 “몽골법인의 설립과정 당시의 분위기에 대해선 검토가 필요하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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