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산화물 촉매 원리 규명

학계에 따르면 결함이 많은 물질이 좋은 촉매가 된다. 최근 이 원리를 명확히 규명한 국내 연구진의 발표가 나왔다. (사진=픽사베이)
학계에 따르면 결함이 많은 물질이 좋은 촉매가 된다. 최근 이 원리를 명확히 규명한 국내 연구진의 발표가 나왔다. (사진=픽사베이)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결함’이 많은 물질은 ‘좋은 촉매’가 된다. 보통 물체는 빈자리 등 결함 없이 매끈한 것이 좋지만 연료 전지나 물 전기분해 등 화학반응을 돕는 ‘촉매’는 그렇지 않다. 촉매 속 ‘산소 원자’가 빠진 자리가 많을수록 성능이 좋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이 원리를 밝혀내 우수한 촉매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김건태·이준희 교수팀은 후기전이금속을 이용해 고성능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촉매’를 만들었다. 이로 인해 성능이 높아진 원리를 찾아냈다. 촉매 속 산소 빈자리가 전이금속 구조를 바꿔 화학반응이 더 잘 일어나도록 돕는다는 것.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촉매에서 산소 빈자리의 역할과 효과를 정확하게 규명한 연구로 주목받고 있다고 자평했다.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촉매는 란탄족, 전이금속, 산소로 구성된다. 이 촉매는 전기가 잘 흐르고 산소 발생과 환원 양쪽 반응에서 모두 우수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에 충·방전과 같이 반대되는 반응이 꾸준히 일어나는 ‘금속-공기전지’나 ‘연료전지’ 등에 쓰일 후보로 꼽힌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기존 백금 등의 귀금속 촉매는 비싸고 안정성이 낮아 대체 촉매 개발이 활발하다.

[연구그림] 산소 빈자리 결함에 따른 전자 에너지 구조 및 촉매 성능 변화 (사진=UNIST)
산소 빈자리 결함에 따른 전자 에너지 구조 및 촉매 성능 변화. (사진=UNIST)

공동연구팀은 이 경우 ‘산소 빈자리’가 많을수록 성능이 좋다는 사실에 착안해 새로운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촉매를 개발했다. 아울러 촉매의 물질조성이나 표면적, 결정성 같은 물리·화학적 특성을 그대로 둔 채 ‘산소 빈자리만 조절하면서 나타난 변화’를 살폈다.

그 결과, 산소 빈자리가 후기전이금속의 최외각 전자껍질(오비탈) 에너지 준위를 바꿔 전체 성능이 높아진다는 것을 알아냈다. 실제 연구팀이 촉매 속 산소 빈자리의 양을 증가시키면서 성능을 검증한 결과, 산소 빈자리가 늘어날수록 두 반응 모두 촉진됐다. 이는 범밀도 함수 이론을 이용한 이론 계산과도 일치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 사업, 한국동서발전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촉매분야 국제학술지 ‘ACS catalysis’ 3월 24일자에 온라인으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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