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 “2년 안에 상장 여부 해결하겠다” VS 일동후디스 상장문제에 “일동제약 권리 없다”

[데일리비즈온 이동훈 기자] '아로나민골드'로 유명한 일동제약이 지주회사 전환을 앞두고 계열사인 일동후디스의 상장문제를 놓고 일동후디스측과 미묘한 갈등을 보이고 있다.

22일 금융전자공시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오는 24일 지주회사 변경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임시주총의 주요 의결안건인 지주회사전환계획은 일동제약을 ‘일동홀딩스’란 이름의 지주회사를 만들고 그 아래 일동제약의 사업부문을 따로 떼 발족시키는 ‘일동제약’과 ‘일동바이오사이언스’ 등을 둬 지배구조를 강화하는 것을 핵심내용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일동제약의 지주회사 전환 작업은 이번 임시주총에서 승인이 나더라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지주회사지배 계열사로 일동후디스를 두고 이를 위해 일동후디스 공개문제를 놓고 일동제약과 일동후디스가 의견대립을 보이고 있기때문이다.

최근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이 일동제약 공시 담당 직원들이 일동후디스의 상장문제를 거론한 것을 두고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일동제약이 일동후디스의 최대주주이자 오너인 이금기 회장의 의사를 묻지 않고 지주회사 설립을 위한 기업분할 증권신고서에 일동후디스 상장 계획을 기재한 탓이다.

사연인즉, 일동제약이 일동그룹 계열사 전체를 지배하는 지주회사인 ‘일동홀딩스’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자회사인 일동후디스의 상장여부가 중요한 문제중의 하나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가 비상장 계열사를 거느리기 위해서는 지분율 40% 이상을 소유해야 한다.

하지만 일동제약이 소유한 일동홀딩스 지분은 29%로 지주회사 요건인 비상장사 지분율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이에 일동제약은 일동후디스를 상장시켜 지주회사 요건인 상장사 지분율 20%를 충족시키려 한 것이다.

문제는 일동후디스가 명목상 일동제약의 계열사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이금기 회장의 개인 회사에 가깝다는데 있다. 일동후디스는 분유와 이유식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로 1979년 일동제약 자회사로 설립됐지만 현재 이금기 회장이 42.8% 지분을 소유해 실질적인 오너로 지배하고 있다. 이 회장 입장으로서는 일동후디스가 '일동홀딩스'의 지배구조아래 놓이게 되면 자신의 지배력이 약화될 수 도 있다는 점에서 상장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임시주총때 일동제약이 지주회사로 전환되더라도 일동후디스가 상장을 반대할 경우, 지주사인 '일동홀딩스'는 불완전지주사로 남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받을 부담을 안게 된다.

하지만 일동제약과 일동후디스는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한 양측의 입장을 조율하는데는 시간적인 여유는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자회사 지분율을 충족시키는 데 2년 유예 기간이 있기 때문이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지주회사 설립과 관련해 일동후디스측과의 문제될 것은 없다”며 “일동후디스의 상장 말고도 여러 대안이 있기에 남은 2년이란 시간동안 해결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금기 회장이 일동제약직원들의 공시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양측은 “이금기 회장이 공시직원에게 화를 낸적이 없다”면서 잘못 알려진 것 같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일동후디스 관계자는 상장 문제와 관련해서는 “일동제약이 일동후디스의 상장에 대해 결정할 권리는 없는 것 같다”고 밝혀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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