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경한 선임사외이사 임명 두고 뒷말 무성
-법무부장관 출신…盧 전 대통령 가족 수사·김근태 고문 연루
-여승주 사장이 오히려 눈치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한화생명 본사. (사진=한화생명)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여승주 사장이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고 있다. 선임 사외이사는 김경한씨가 맡고 있다.” 30일 한화생명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최근 보험업계에서 불거진 ‘셀프 이사회’ 논란에 대해 이같이 해명했다. 그러면서 되레 “회사 대표가 이사회 의장까지 겸임하는 게 법적으로 문제 될 게 있느냐”고 반문했다. 

보험업계에서 회사의 주요 사안을 의결하고 회사 경영에 대한 견제와 균형 역할을 해야 하는 이사회 의장까지 회사 대표가 맡으면서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도 말이다. 이 논란은 법적인 문제를 떠나 기업의 도덕성으로까지 확대될 소지가 있다. 

현행법상 금융업계는 사외이사 중에서 이사회 의장을 선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선임 사외이사를 따로두고 있다. 사외이사 중에서 이사회 의장을 둬야 한다는 조항을 역이용한 셈이다. 현재 여 사장이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는 체제다. 자연스레 경영진이 이사회를 장악하려는 의도가 아니겠느냐는 의구심이 든다. 여 사장 등 경영진이 이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주주들의 입장이 올바르게 반영되지 못할게 뻔하다.

때문에 김경한 선임 사외이사를 두고도 업계에선 말들이 많다. 그는 희대의 ‘공안통 검사’이자 MB정부 당시 법무부 장관까지 지낸 관료 출신이다. 법조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을 대형 보험사에서 ‘러브콜’ 했다지만 과연 경영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에 어울리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 (사진=연합뉴스)

◆ 선임 사외이사에 정치색 짙은 ‘공안통’ 앉혀 

자질론도 언급되고 있다. 과거 이력을 살펴보면 그는 공안검사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실제로 법무부 장관 시절 공안검사 출신만 골라 중용했다는 얘기는 파다하다. 또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당시 무리한 수사를 촉구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노 전 대통령의 사망 이후에도 딸 정연 씨의 별도 수사를 지시하는 등 검찰 내부에서도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자서전에도 등장한다. 김 전 의장은 자서전에서 “김경한은 내가 남영동에 있을 때 변호사를 요청하지 않았으며 고문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라며 “부끄러움을 모르는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변호사를 요청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랬다가는 전기고문과 물고문을 한 차례씩 더 당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술회했다.

이런 인물이 한화생명에서 경영진을 뽑는 위원회에 참여하고, 성과나 리스크 관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경영 전반에 대한 결정권을 쥐고 있는 ‘킹 메이커’ 노릇을 하고 있다. 선임 사외이사는 경영진을 배제한 사외이사 회의를 주최할 수 있는 등 그 권한이 남다르다. 여 사장의 임명 및 영향력에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재계 한 인사는 “그 분(김경한)은 권한을 썩힐 분이 아니다”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다만 금융업계에서 여 사장과 김 사외이사와의 커넥션은 들리지 않고 있다. 그러나 김 사외이사가 논란이 많은 인사라는 점과, 선임 사외이사에 정치색이 짙은 자를 앉히기에는 시대적 착오라는 지적이 뒷따른다. 한 관계자는 “김경한씨가 요새도 검찰개혁이니 시국선언이니 정치적 발언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금융권의 이미지에 특정 정치색이 연루되는 것은 치명적”이라고 귀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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