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방준혁 의장 (사진=넷마블)
넷마블 방준혁 의장. (사진=넷마블)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도전과 혁신을 강조하는 넷마블 방준혁 의장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1세대 게임업계 CEO로서 인정받은 방 의장의 이력과 현재 진행 중인 과제들이 2020년 넷마블의 5조 클럽 가입 달성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넷마블은 현재 수익성이 좋은 렌탈업계 1위 웅진코웨이 인수에 청신호가 들어온 상태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처음 인수가격을 써낸 것(1조8300억원)보다 1000억원 가량 낮췄다.

이번 인수가 성사되면 넷마블은 사업의 확장성과 수익성을 크게 기대할 수 있다. 이번 계약은 방 의장의 추진력과 신중한 경영방식의 결과로도 보인다.

방 의장은 웅진코웨이 인수전에 공격적으로 뛰어든 바 있다. 앞서 넷마블은 예비입찰과 예비심사 없이 웅진코웨이 인수금액을 써낸 바 있다. 당시 써낸 가격 1조8000억원을 써낸 뒤 방 의장은 신중한 태세를 보여왔다.

웅진코웨이와 최종 인수가를 두고 이른 바 ‘기싸움’을 벌였다. 노조 파업과 사채 상환일이 겹친 웅진코웨이 입장에선 기를 펴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런 상황을 넷마블이 잘 활용한 셈이다.

이렇듯 방 의장의 승부사 기질과 신중함은 넷마블을 게임업계 선두주자로 이끌어오는 데 큰 역할을 해오고 있다.

방 의장은 대표적인 ‘자수성가’ CEO로 유명하다. 유년시절 가난했던 환경을 뛰어넘어 성공한 CEO가 되기까지 실패도 있었지만 굴하지 않고 도전했다.

그는 인터넷 영화관·위성 콘텐츠 사업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콘텐츠 직접 소유’의 중요성을 깨닫고 지난 2000년 자본금 1억원, 직원수 8명으로 넷마블을 창업했다.

넷마블은 “당시 국내 게임산업은 PC방 사업과 가정용 PC 보급이 급격히 이루어져 온라인 게임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도 수많은 게임이 사라졌다”면서 “방 의장은 이전 영화 관련 사업 경험과 헐리우드 영화 배급 시스템에 착안해 ‘온라인 게임 퍼블리싱’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방 의장은 ‘라그하임’, ‘그랜드체이스’ 등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게임을 선별해 성공시키면서 온라인 서비스 유통 구조를 개척했다. 또 온라인게임 ‘캐치마인드’, ‘노바 1492’에 부분유료화 시스템과 문화상품권 결제 등을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또 다른 혁신은 업체 간 윈-윈(WIN-WIN) 할 수 있는 퍼블리싱 개념을 도입한 것이었다. 최초의 게임포털을 앞세워 통합 플러그인 적용과 게임 채널에 바로 접속할 수 있는 직관적인 UI를 선보였다. 한번의 로그인으로 모든 게임 사용이 가능한 싱글 사인-온(SINGLE SIGN-ON) 방식도 처음 적용했다.

사측은 “이를 기반으로 넷마블 게임포털은 설립 3년 만인 2003년 회원 수 2000만명을 돌파하며 업계 1위 게임포털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방 의장의 승부사 기질은 업계 1위에 올랐을 때도 발동했다. 당시 사업확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상장사인 플레너스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로 편입을 결정했다. 이후 방 의장이 제안한 계약 등에 따라 플레너스로부터 성과급을 받아 직원들과 나눈 뒤 플래너스 지분을 흡수했다. 당시 벤처기업 출신 자회사가 상장한 모회사를 인수한 것은 최초였다.

대기업의 환경도 직접적으로 경험한 바 있다. 2004년 방 의장은 CJ그룹으로부터 지분인수 제안을 받았다. 넷마블은 당시 현금자산 1000억원, 분기 영업익 100억원의 우량회사로 성장했을 때였다. 당시 방 의장은 기업의 영속성을 취지로 CJ그룹에 지분을 매각하고 경영에 전념했다. 넷마블은 이로서 직원 520명 규모의 메이저 게임업체(CJ인터넷)로 급성장했다.

CJ인터넷 출범 이후 방준혁 의장은 사업전략담당 사장으로 부임했다가 2006년 건강 악화로 경영에서 물러났다. 방 의장의 부재 기간동안 넷마블은 위기를 맞았다. 회사를 살리기 위해 사퇴 5년 만인 2011년 방 의장이 경영에 복귀했다.

방 의장은 복귀 이후 모바일 게임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았다. 복귀 후 5년 안에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전직원 대상으로 발표했다. 이런 목표도 도전정신이 강해 세울 수 있었다고 평가된다. 당시 게임업게에서는 모바일 게임의 성장을 높게 보지 않았고 개발 인력들도 모바일 게임개발을 기피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방 의장은 모바일 게임 개발/사업 조직을 확대하는 한편 사내 콘퍼런스 ‘트렌드 포럼’ 개최·주기적인 PLC(Product Life Cycle = 제품 수명 주기) 전략 수립·일일 650만 유저를 활용한 ‘크로스 프로모션’·통합 서비스 툴 ‘넷마블S’·모바일 특화 기술 조직을 바탕으로 한 ‘기술지원’·일 10억 건의 대용량 게임 데이터 처리 능력을 보유한 ‘비즈니스 인텔리전트 포탈’을 구축하는 등 모바일게임 사업 인프라를 조성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이런 작업에 들어가면서 방 의장은 2013년 CJ그룹에서 회사를 독립시켰다. 급변하는 게임시장에서 신속한 움직임을 위해 대기업에서 독립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방 의장은 중국 텐센트로부터 5억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를 받아냈다.

모바일 게임 시장을 바라본 방 의장의 결단은 성공이었다. 2012년 12월 ‘다함께 차차차’가 흥행했고 ‘모두의마블(2013)’, ‘몬스터 길들이기(2013)’, ‘세븐나이츠(2014)’, ‘레이븐(2015)’, ‘마블 퓨처파이트(2015)’ 등 연달아 히트작품이 나왔다.

이후 2017년 5월 넷마블은 코스피에 상장했다. 당시 시가 총액 14조원을 기록하면서 시장 20위권에 진입했다. 넷마블은 이와 관련 “2조 6000억원이 넘는 공모자금을 바탕으로 해외 유력 개발사 M&A(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업계 선두주자가 된 방 의장은 이를 기반으로 해외 시장을 노렸다. 2015년 7월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캐주얼 게임 분야 세계 2위인 잼시티(Jam City, 舊 SGN)를 1억 3000만 달러에 인수했고 2017년 2월에는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스’로 유명한 미국 모바일 게임회사 ‘카밤(Kabam) 밴쿠버 스튜디오’를 약 8000억원에 최종 인수했다.

방 의장은 해외 진출과 관련 “먼저 길을 내 다른 한국 게임기업들이 저희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글로벌 파이오니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도전정신을 보인 바 있다.

넷마블에 따르면 이 회사는 북미, 일본 시장을 지속적으로 두드리면서 성과를 높이고 있다. 일본시장에서는 지난 2017년 8월 ‘리니지2 레볼루션’이 일본 출시 18시간만에 애플앱스토어 1위를 차지했다. 2019년 6월 출시한 ‘일곱 개의 대죄: GRAND CROSS’ 또한 현재 일본 애플앱스토어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넷마블은 북미 시장도 지속적으로 두드리고 있다. 모바일 게임보다 콘솔 게임 이용자 층이 두터운 북미시장에서도 ‘리니지2 레볼루션’은 2017년 11월 출시 당시 20위내에 진입해 존재감을 보였다. 또 넷마블의 북미 자회사인 카밤의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스’, 잼시티의 ‘해리포터: 호그와트 미스터리’, ‘쿠키잼’, ‘판다팝’ 등을 통해 북미 매출을 꾸준히 높이고 있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기록을 살펴보면 넷마블은 전체 매출 대비 해외매출 비중을 2016년 50%, 2017년에는 54%로 높여왔다. 2018년 누적 기준 해외매출 비중 70%를 달성했다. 2019년 상반기 기준 해외매출 비중은 62%다.

방 의장은 2016년 글로벌 메이저 TOP 5 게임기업으로 발돋움 하겠다는 새로운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2017년 ‘RPG의 세계화’, 2018년 ‘사업영역 확대를 통한 미래경쟁력 확보’ 등을 거론해왔다.

특히 그는 미래경쟁력 강화 방안을 구상했다. 국내 게임사가 가장 잘 하는 RPG로 빅마켓에 도전해 성과를 내겠다는 전략과 함께 플랫폼 확장·자체IP 육성·AI(인공지능) 게임 개발·신 장르 개척 등 4가지 방향성이 담았다.

넷마블은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아지는 방탄소년단(BTS)의 호재도 등에 업을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은 지난 2018년 BTS의 영상과 화보를 활용한 게임 ‘BTS월드’를 최초로 공개했다.

이와 관련 지난 2018년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2014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넷마블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2대주주에 올랐다. 방 의장의 친척인 방시혁 대표는 지분 50.88%(84만9870주)를 보유한 1대주주다.

한편, 방 의장은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가난한 환경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중퇴한 이력이 있다.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기업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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