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 ‘노동법 개정안’ 악재 겹쳐
-활로가 보이지 않는 우버·위워크 실태
-공유경제 전반의 위기로 해석해야

(사진=우버 홈페이지)
(사진=우버 홈페이지)

[데일리비즈온 서은진 기자] 공유경제 산업 전반에 위기가 닥쳐왔다. 대부분이 연이은 수익구조 악화에 개선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우버와 리프트의 경우 미국에서 소속 기사들이 노동법 보호대상으로 포함되는 법안까지 마련되며 심지어 파산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기업상장(IPO)를 앞둔 위워크 몸값은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 우버 택시운전자도 우버가 책임져야 

유력 외신들은 11일 앞다투어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상원은 플랫폼 노동을 하는 이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법안인 ‘AB5’를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AB5(Aeembly Bill 5) 법안은 근로자가 독립 계약자로 분류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내용을 담았다. 

우버·리프트 같은 차량호출 서비스 업체의 운전자나 음식 배달원, 경비, 네일숍 직원, 건설 근로자 등은 그동안 독립계약자로 규정돼 노동법상 종업원에게 제공되는 최저임금이나 실업보험 같은 혜택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해당 법안은 기업이 노무를 제공받을 때 이른바 ‘ABC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종업원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일하는 사람이 △회사의 지휘·통제로부터 자유롭고 △ 회사의 통상적 비즈니스 이외의 업무를 해야 하며 △해당 사업에서 독립된 비즈니스를 구축하는 경우에만 독립계약자로 고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법안은 주 의회 투표를 거쳐 캘리포니아주 주 지사 승인절차까지 거치면 2020년 1월1일부터 법안이 발효된다. 이에 따라 우버와 리프트 등 플랫폼 노동 종사자들은 프리랜서가 아닌 노동법의 보호 대상이 된다. 이 때문에 우버와 리프트는 법안 통과를 반대해왔다. 독립계약자 운전자들의 값싼 인건비에 의존해 사업을 확장해온 이들 업체는 AB5 법안이 자신들의 사업을 붕괴시킬 것으로 우려하면서 법안 통과에 난색을 표했다는 전언이다.

일각에서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운전기사 한 사람당 3625달러(432만원)의 비용이 추가된다고 내다봤다. 우버와 리프트의 연간 손실액은 각각 5억달러(5960억원)와 2억9000만달러(3456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우버와 리프트가 파산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우버의 신사업도 전망이 어둡다.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에 따르면 우버의 음식배달 서비스인 우버이츠는 미국 현지에서도 시장점유율 3위에 그치고 있다. 1위는 도어대시(DoorDash), 2위는 그럽허브(Grubhub)다. 한국 시장에서도 10월부로 서비스 철수를 선언했다.

위워크 사무공간. (사진=위워크)
위워크 사무공간. (사진=위워크)

◆ 공유오피스 대표 위워크도 출렁

글로벌 공유오피스 업체 위워크도 휘청이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기업가치가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지고 있다. 위워크는 올해 초 소프트뱅크비전펀드로부터 20억달러(2조3000억원)를 유치했을 당시 기업가치 470억달러(56조240억원)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최근 언급되는 기업가치는 200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한다. 기업이 스스로 책정하는 기업 가치가 주식 시장에서 정해지는 주가와 반드시 일치한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해당 기업에 대해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내부자가 가치를 하향 조정한다면 추후 IPO 과정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심지어는 9월 중 예정된 IPO 이후에도 위워크 주식을 사려는 사람이 마땅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CNBC는 “250억 달러 이하로 시장가치가 떨어졌지만 그 조차도 시장에서 사려는 수요가 없다”고 전했다. 이에 소프트뱅크비전펀드 등 주요 투자자는 위워크에 IPO 연기를 주장한다. 소프트뱅크비전펀드는 위워크 지분 29%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다. CNBC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비전펀드는 IPO를 연기할 경우 위워크에 추가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위워크는 예정대로 IPO를 진행할 전망이다. 수익성이 악화로 추가자금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위워크는 기업가치를 최저 150억 달러까지 낮춰서라도 IPO에 도전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에 애덤 뉴먼 위워크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는 최근 일본을 방문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나 추가 투자를 요청하기도 했다. 뉴먼은 손 회장을 만나 위워크가 IPO에서 마련하려는 30억~40억 달러 중 상당 부분을 소프트뱅크가 매입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소프트뱅크가 위워크에 추가 투자할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내부 반대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의 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아부다비 국부펀드는 과거 위워크에 대한 투자를 반대했다고 보도했다. 

해외의 한 위워크 공간. (사진=위워크)

말하자면 공유경제 산업 전반의 위기가 불거지고 있는 셈이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공유경제 서비스 업체가 채택한 비즈니스 모델은 지속 가능하지 못하고, 실은 유니콘이 아니라 고깔모자를 쓴 비루먹은 조랑말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코노미스트에 따르면 글로벌 유니콘 12개가 지난해에 기록한 손실을 모두 합하면 140억 달러(약 16조원)에 이른다. 누적 손실액은 470억 달러(약 54조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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