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통의 명품백화점

바니스뉴욕 전경. (사진=바니스뉴욕 웹사이트)

[데일리비즈온 이재경 기자] 100년 전통의 명품백화점이 위기를 맞았다.

10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명품백화점 바니스뉴욕이 파산 위기에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상거래업체들과의 경쟁 심화, 뉴욕 중심가의 임대료 상승 등에 따른 경영 악화 탓이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와 로이터 등 유력 외신들은 13일 바니스뉴욕이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파산보호(챕터11)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산보호 신청은 빠르면 이달 중에 진행될 예정이다. 바니스뉴욕은 로펌 커클랜드&엘리스와 논의 중인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은 아마존을 비롯한 전자상거래업체들의 도전에 임대료 급등이 맞물려 바니스뉴욕의 경영난이 악화되었다고 내다봤다. 뉴욕 중심지인 맨해튼 매디슨가에 있는 바니스뉴요 대표 매장 임대료는 지난 1월에만 1600만 달러(약 180억 원)에서 3000만 달러(약 330억 원)로 뛰었다. CNBC는 상각전이익(EBITDA)을 거의 모두 날려버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백화점 브랜드들도 온라인쇼핑을 통한 직거래가 확산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노드스트롬은 2년 전 주당 50달러는 너무 낮다며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제안을 뿌리쳤지만, 이 회사 주가는 현재 30달러 선을 가까스로 지키고 있다. 미국 최대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의 주가는 지난 1년 새 40% 추락했다.

한편, 1923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46㎡의 작은 옷가게로 출발한 바니스 뉴욕은 초창기 재고나 부도난 회사 제품을 싸게 팔며 성장했다. 이후 1970년대부터 피에르 가르뎅, 빌 블라스, 크리스티앙 디오르 등 유명 디자이너 제품을 적극 소개하기 시작하면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라는 브랜드를 미국 대중에 널리 알린 것도 바니스였다. 

승승장구하던 바니스는 1989년 일본 이세탄백화점과 합작법인을 세우고, 일본에도 진출했다. 또 시카고와 캘리포니아 등에 연달아 백화점을 세우며 승승장구하지만,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1996년 파산한 바 있다. 이때 매장 대부분이 문을 닫았으며, 창업자인 바니스 프레스만 가문도 회사 소유권을 잃게 되었다. 

이후 존스어패럴그룹을 거쳐 중동의 사모펀드 이스티스마르에 팔렸던 바니스 경영권은 2012년 5월 다시 미국계 투자회사 페리캐피탈로 넘어갔다. 이후 연매출이 9억 달러(약 1조600억 원)로 성장했지만, 최근 소비침체와 임대료상승 등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로이터통신은 "바니스가 파산 신청을 한다면 유통업계 침체의 가장 유명한 희생자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며 "최근 몇 달 새 시어스, 토이저러스, 짐보리 등이 잇달아 파산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비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