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리자동차와 합작회사 설립
-타이밍 미묘...미국시장 포기했다는 관측도

신학철 LG화학 대표. (사진=연합뉴스)

[데일리비즈온 이재경 기자] LG화학의 승부수다. 무역전쟁이 한창인 현재 중국 시장을 콕 집어 택했다. 하지만 시점이 미묘하다. 굳이 화웨이 장비를 고수하고 있는 LG유플러스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LG그룹 전체가 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LG화학은 지난 12일 중국 저장성 닝보시에 있는 지리(吉利)자동차의 연구원에서 이 회사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13일 밝혔다. LG화학과 지리 자동차가 절반씩 지분을 나눠 갖는 형태다. 2021년 말까지 전기차 배터리 10GWh의 생산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합작법인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2022년부터 지리 자동차와 자회사의 전기차에 공급된다. 양사가 합작법인을 설립하게 된 것은 중국시장이 필요한 LG화학과 높은 품질의 배터리를 요하는 지리 자동차의 이해관계가 일치한다는 분석이다. 
 
업계 측은 “LG화학은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중국 현지 배터리 업체 및 완성차 업체와의 협업을 꾸준히 검토해 왔다”고 밝혔다,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도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배터리 업체와의 합작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종현 LG화학 사장은 “전세계 배터리 업체들이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다양한 합작법인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시장 공략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며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가는 한편, 중국 전기차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업계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국이 전 세계 배터리 시장의 핵심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전체 시장의 약 40%를 차지한다. 하지만 대미 추가관세가 논의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 보았을 때. 타이밍이 적절했나는 의문이다. 한 관계자는 “25%의 대미수출관세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며, “미국시장을 사실상 포기한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LG유플러스가 화웨이 장비를 고수하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미 미국은 이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도 LG유플러스를 에둘러 지적한 바 있다. 신뢰할 수 없는 공급자를 선택한다면 장기적 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 이에 LG화학도 미국의 눈 밖에 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자연히 LG그룹 전체가 미국보다 중국시장을 선택했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실리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2017년부터 최대매출처가 북미에서 한국으로 바뀌었다. 업계 관계자 역시 “그들로서는 미국에서 별 힘을 못 쓰고 있으니 중국에 올인하는 것이 당연한 전략”이라고 부연했다. 한창 어려울 때 도와줘야 향후 얻을 것도 많지 않겠냐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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