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재 조치 이후 중고 스마트폰 가격 폭락한 화웨이
-영국서 스마트폰 발화로 공연 중단까지
-화웨이 스마트폰 출시 미루는 각국 통신사들

화웨이 스마트폰,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픽사베이)
화웨이 스마트폰,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픽사베이)

[데일리비즈온 김소윤 기자] 중국 기업 화웨이가 연일 울상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거래제한 조치로 위기를 맞은 화웨이의 중고 스마트폰 가격이 유럽과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헐값에 거래되고 있는 가운데 영국에서 화웨이 스마트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전해진 것.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28일 외신 등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지난 25일 영국 샐퍼드 소재 리릭 극장에서 열린 코미디언 제이슨 맨포드의 공연이 한 관객의 스마트폰 과열로 인한 발화로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영국의 BBC는 이같이 밝히면서 화재로 인해 관객 전원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고 공연은 20분 이상 지연됐다고 보도했다. 공연의 주인공 맨포드도 sns를 통해 불에 타 그을린 스마트폰과 길거리로 대피한 관객의 사진을 공개했다.

업계는 불탄 스마트폰을 두고 화웨이가 지난해 출시한 스마트폰 ‘메이트20 프로’라고 추정했다. 공교롭게도 이 모델은 최고급 모델인 것으로 전해져 화재 발생으로 인한 화웨이 스마트폰의 이미지에 직접적인 이미지 추락이 예상된다.

더군다나 구글도 미국의 화웨이 배제 조치에 동참한 이후 화웨이의 중고 스마트폰 가격이 영국에서 폭락하고 있던 시점에 이 같은 일이 발생해 향후 화웨이이 스마트폰 거래가가 더욱 낮아질 것이라고 업계는 추측했다.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 조치 이후 위기의 연속이다.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 조치 이후 위기의 연속이다.

지난해 출시된 P30프로(출고가 899파운드, 약 136만 원)는 영국에서 100~130파운드(약 15만~19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년 출고가 대비 불과 1년 만에 700파운드 이상 폭락한 수치다. 영국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2년 전 출시된 P20 프로의 경우 최근까지도 280파운드(약 42만2000원)에 거래되던 것과 달리 현재는 폭락해 50파운드(약 7만 5000원)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구글은 미국의 트럼프 정부가 화웨이를 수출제한 리스트에 올린다고 선언한 것에 따라 향후 화웨이에 대해 안드로이드 업데이트, 지메일, 유튜브 등의 서비스 지원을 끊겠다고 한 바 있다. 이에 화웨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던 이들에 대한 향후 지원도 불투명해졌다.

화웨이는 이로 인한 소프트웨어 불확실성과 더불어 화재로 인한 하드웨어 리스크까지 떠안게 됐다. 영국 소비자들은 더욱 화웨이에 대해 신뢰를 갖지 않게 될 것이란 의견에도 힘이 실린다. 유럽 시장 진출을 의미 깊게 받아들이던 화웨이로서는 참담한 상황이다.

동남아시아에서도 눈에 띄는 폭락을 경험하고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서 p30 프로의 경우 출고가인 1398싱가포르달러(약 120만원)에 훨씬 못 미치는 100싱가포르 달러(약 8만6000원) 정도로 거래되고 있다. 싱가포르 언론에 따르면 일부 중고폰 판매업자들도 폭락하고 있는 화웨이 제품의 매입을 중단했다.

시장에선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이 최대 24% 정도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 분석을 반영이라도 하듯 영국 보다폰, 일본 소프트뱅크 등 각국 통신사는 최근 화웨이의 신형 스마트폰 출시를 연기했다. 대만 통신사인 중화텔레콤 등도 화웨이 신규 스마트폰 판매 중단 결정 조치를 내렸다.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SD 협회 등 무선 기술 관련 단체에서도 화웨이를 배제시켰다. 그야말로 미국의 조치 이후 왕따 신세가 된 셈이다.

화웨이는 강한 척을 유지하고 있다.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26일 중국의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싸울수록 더 강해질 것”이라면서 “단기 돌격전이 아닌 장기 지구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한편 화웨이는 자체 운영체제로 전해지는 ‘홍멍’을 이르면 올가을 선보일 전망이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24일엔 화웨이의 운영체제 상표로 보이는 복수의 상표들(화웨이 아크, 아크 등)이 유럽언합 지식재산청(EUIPO)에 등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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