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제트로 270 데시벨까지 올려
더 이상 높아지면 수증기로 변해
국립가속연구소 엑스레이 레이저로 실험

[데일리비즈온 심재율 전문기자] 연구원들은 물속에서 가능한 최대한의 소리를 내기 위해 엑스레이 레이저로 작은 물 분출물을 발사했다.

SLAC 국립가속기연구소(National Accelerator Laboratory)와 스탠퍼드 대학교의 가브리엘 블라즈(Gabriel Blaj)가 이끄는 연구팀이 만들어낸 수중 음향은 아마도 지금까지 나온 가장 시끄러운 소리일 것이다.

연구원들은 SLAC의 LCLS(Linac Coherent Light Source) X-ray 레이저를 사용하여, 작은 물줄기를 뿜어내서 무려 270 데시벨이 넘는 엄청난 소리를 만들어냈다.

소리의 세기를 측정하는 기본적인 단위는 데시벨이다. 사람이 들을 수 있는 가장 낮은 소리는 5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모기가 윙윙대는 소리이다.

정상적인 사람의 대화소리는 55데시벨이고, 알람시계가 80데시벨을 치고, 100데시벨에서 전기톱소리가 난다. 100m 떨어진 곳에서 제트기가 이륙하는 고통스러운 소리는 130데시벨 정도이다. 아주 시끄러운 록 콘서트는 150데시벨까지 올라간다.

수증음향이 지나가는 모습 / 럿거스대학
수증음향이 지나가는 모습(사진=럿거스대학)
수중음향이 지나가는 모습 / 럿거스 대학
수중음향이 지나가는 모습(사진=럿거스 대학)

그런데 데시벨의 한계가 있다. 공기에서는 소리가 194데시벨보다 더 높아질 수 없고 물에서는 약 270데시벨이다. 왜냐하면 소리는 한계점에 다다르면 다른 것으로 분해되기 때문이다.

열에도 유사한 특징이 있다. 어떤 물체의 절대 온도 0은 그 물체에서 모든 에너지를 퍼 올렸기 때문에 더 이상 온도가 내려갈 곳이 없는 가장 추운 온도다. 마찬가지로 온도에 이론적으로 상한선이 있다.

물체를 수억 도까지 가열할 수 있지만, 어느 순간엔가 너무나 많은 에너지가 몰리면 원자가 분해되는 플라즈마로 변한다. 더 많은 에너지를 더하면, 더 많은 아원자 입자들이 생성되는 것이다.

압력파인 소리도 마찬가지다. 가장 낮은 제로 데시벨에서는 압력파가 없지만, 가장 높은 소리에서는 소리가 지나가는 매체가 부서지기 시작하므로 더 크게는 할 수 없다.

연구진이 X선 레이저를 사용해서 지름이 14~30 마이크로 미터인 아주 좁은 통로로 물을 쏘았을 때 바로 이런 현상이 벌어졌다. 짧은 X선 펄스가 물에 충격을 주었을 때, 물이 수증기로 변해 충격파를 발생시켰다.

이후 이 충격파가 좁은 통로를 통과하면서, 고압 및 저압 구역을 교대로 생성하는 "충격파 열차"를 만들었다. 다시 말해 매우 큰 수중음을 냈다.

연구팀이 발견한 것은 일단 이 소리가 일정한 한계를 넘을 정도로 커지면, 물이 분해되어 작은 증기로 채워진 공기방울로 변했다가 즉시 공동(cavitation)이 발생하면서 무너졌다는 것이다. 바로 이 지점이 가장 시끄러운 수중 음향이라는 의미이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학문적인 가치 이상의 것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충격파 열차'가 원자 수준에서 어떤 현상을 일으키는지를 발견함으로써 의약품 및 재료 개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피지컬 리뷰 플루이드( Physical Review Fluids) 저널에 발표됐다.

*논문제목 Generation of high-intensity ultrasound through shock propagation in liquid je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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