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전으로 치닫는 미중 무역전쟁
전면전으로 치닫는 미중 무역전쟁
  • 이재경 기자
  • 승인 2019.05.13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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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권충돌으로 이해하려는 시각 우세
미중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달으면서 반도체 및 전자부품 업계가 향후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중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으면서 반도체 및 전자부품 업계가 향후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데일리비즈온 이재경 기자] 미국과 중국의 통상갈등은 '투키디데스 함정'일까.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 악화를 패권전쟁의 서막으로 보는 시각이 확산하고 있다. 무역협상이 지지부진한 원인이 국가 주권과 위상을 둘러싼 위기감에 있다는 해석이 바로 그것이다.

투키디데스 함정은 그레이엄 앨리슨 하버드대 교수가 고대 역사가인 투키디데스의 저서 ‘펠레폰네소스 전쟁사’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낸 용어다. 패권국과 신흥 패권국은 상대에 대한 불안과 불신, 견제 때문에 전쟁으로 가는 경로에 들어선다는 것이다. 투키디데스는 “전쟁(펠로폰네소스전쟁)의 원인은 아테네의 발전과 그로 인해 스파르타에 주입된 공포”라고 기술한 바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현재 미국과 중국의 갈등을 이와 똑같은 시각에서 해설했다. 아울러, 무역협상이 결렬되기 몇 주 전부터 미국 군함이 중국의 반발 속에 영유권 분쟁이 있는 남중국해를 항행하고 중국 차이나모바일의 미국 시장 진입을 불허하는 등 갈등이 증폭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미국이 자신의 발전을 억제하고 굴기를 봉쇄하려는 음모가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은 자신들이 경쟁국을 통제할 수 없게 된다는 두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도 미국과 중국이 현재 글로벌 지배력, 위상, 부(富)를 놓고 싸우고 있다고 보았다. 상호불신이 돌아올 수 없는 경지에 이르거나 미국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대치가 계속될 수 있다는 일부의 관측도 소개됐다.

NYT는 “지난 1년간 이어진 미중 무역전쟁이 수십 년간 지속될지도 모를 경제전쟁 초기에 일어난 국지전이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스탠퍼드대의 데이비드 램프턴 역시 “중국과의 교섭이 수십 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역시 비슷한 입장이다. 신화통신은 11일 논평에서 ‘대화하면서 싸우는 것’이 협상의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분쟁의 핵심은 기술주권이다. 미국은 중국이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에 점점 더 많은 경계심을 노출하면서 해킹, 기술이전 강요와 같은 기술탈취 관행을 비롯해 자국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산업·통상정책에 전방위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미국 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봉쇄하고 화웨이와 같은 중국 기술기업의 글로벌 시장 점유를 차단하며 지식재산권 탈취를 단속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국은 기술이전 강제, 지식재산권 침해, 산업 보조금 지급 등의 산업·통상정책을 개선하기 위해 중국이 법률을 개정하고 이를 무역합의에 적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이를 서양과 일본에 겪은 지난 세기의 굴욕을 연상시키는 내정간섭으로 보고 있다.

NYT는 “중국인들은 전국인민대표회의의 입법 절차를 거쳐 정책을 변경하라는 조치를 포함한 트럼프 행정부의 일부 요구를 주권침해이자 너무 많은 권한을 미국에 내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 대중들은 해외 열강들에 의해 체결된 19세기 불공정 늑약의 역사를 떠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미국과 중국 안팎에서는 무역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양국의 긴장관계가 근본적으로 해소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대의 장젠 교수는 “시진핑과 트럼프가 모종의 합의를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양국의 전략적 관계는 이미 곤경에 빠진 상태”라며 “합의가 있어도 돌아올 길은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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