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국영기업 1兆 날린 내막
베트남 국영기업 1兆 날린 내막
  • 이재경 기자
  • 승인 2019.04.12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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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원전사업서 1조 원 손실
-대통령 조치두고 투자심리 위축 우려도
페트로베트남의 본사 전경. (사진=페트로베트남)

[데일리비즈온 이재경 기자] 베트남의 국영석유기업 페트로베트남의 대규모 해외사업 실패 여파가 베트남의 정재계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페트로베트남이 해외사업에서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는 정부 보고서가 제출되자, 각계에서 국영기업의 방만한 운영에 대해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베트남 상공부는 최근 민간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페트로베트남은 13개 해외사업 중 11개 사업이 현재 중단되었거나, 진척을 보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해당 프로젝트에서 입은 손실을 합하면 우리 돈으로 1조 원이 넘는다.

정부가 방만한 공기업의 운영에 대해 어디까지의 책임을 물어야 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하지만 페트로베트남의 CEO 느구옌 부 트롱 손은 즉각 운영진에서 사퇴했으며, 베트남의 공공안전부에서는 다시금 국영기업들의 감사를 실시했다.

손은 과거 2009년 페트로베트남의 석유화학부문을 담당하는 자회사의 CEO로 임명된 바 있다. 이후 능력을 인정받아 2016년 모기업의 대표로 취임했다.

상공부의 보고서에 의하면, 이번 해외사업 손실은 대부분 2009년과 2012년 사이에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손의 책임 소지에 대해서는 다소 논란이 있는 편이다.

가장 큰 규모의 적자를 초래한 베네수엘라의 원전프로젝트를 대표적으로 언급할 수 있겠다. 이 프로젝트는 2010년 처음 시작되었다. 우리 돈으로 약 15조 규모에 해당하는 합작 사업이었다. 일이 잘 풀렸다면 하루에 크루드 오일 20만 베럴을 생산할 수 있었다.

그러나 결국 베네수엘라의 경제위기가 문제가 되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인플레이션이 해당 프로젝트의 수익성을 심각하게 위협했던 것이다. 결국 페트로베트남은 베네수엘라에서만 6000억 원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니케이신문은 10일 보도를 통해 “페트로베트남은 페루, 말레이시아, 미얀마, 이란에서의 프로젝트를 현재 사실상 중단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계속 이어가봐야 당초 기대했던 결과를 끌어낼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에 니케이는 “모든 사업이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베트남 여론은 해당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는 가운데 고위관계자들 간의 유착과 비리가 없었는지에 집중하고 있다. 각 정부 부처 역시 감사에 한창이다.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감사가 어디까지 밝혀낼지) 솔직히 두렵다”며. “어디까지 연루되어 있을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 눈치보는 공기업들

2017년에는 페트로베트남의 전임 CEO였던 딘 라 탕과 전임 국토부 장관이 한꺼번에 구속된 일이 있었다. 회사돈 약 400억 원을 횡령했다는 혐의가 이유였다.

오고가는 정치공방 속 탕은 결국 작년 1월 31년의 징역형을 받았다. 언론에서는 회사의 누적 적자와, 해외 원전사업이 부진한 데 대해 그의 책임이 크다는 식으로 보도되었으나, 일각에서는 이 모든 현상에는 그의 부패와 배임행위가 그 원인이라는 식의 비판이 있었다.

응우옌 푸쫑 베트남 국가주석. (사진=연합뉴스)

일각에서는 그가 전임 수상 응우옌 탄 둥과 친밀한 사이였음에 주목한다. 응우옌 탄 둥은 현재 공산당 서기이자 국가주석인 응우옌 푸쫑과는 일생의 라이벌이자, 정적이었다. 푸쫑은 그가 구속되기 약 3개월 전 주석에 올랐는데, 일각에서는 이에 탕이 그간 둥을 후원한 바 있으며. 따라서 푸쫑에게 일찍이 밉보인 죄로 구속당했다는 의혹을 보내기도 했다.

자연히, 베트남의 기업인들은 현재 트롱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 한 전문가는 “주요 국영기업들이 몸을 사리고 있다. 해외투자나 프로젝트 입찰에도 소극적이다”며, “정부 각료들이 요즘 후려치기 가장 좋은 대상이 공기업이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정부와 관련 기관의 움직임이 위축되었다는 주장은 일본계 기업들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제트로(일본의 투자자문공기업)의 한 관계자는 “모든 투자 및 무역에 관련한 행정절차가 지연되고 있다”고 불만을 늘어놓기도 했다.  

푸쫑의 임기는 2021년 마무리될 예정이지만, 다수의 전문가는 푸쫑의 ‘치세’가 조금 더 연장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정부관계자들과 기업인들은 이를 그다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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