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사진=픽사베이)
드론(사진=픽사베이)

지난 2월에 개최된 MWC 2019 행사에서 미국 최대 통신사업자인 버라이즌(Verizon)의 대표는 향후 5G 네트워크를 통해 100만대의 드론을 운용할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세계 최초로 5G 상용 서비스가 제공되는 국내에서도 이통3사 모두 IoT 사업의 일환으로서 드론을 강조하고 있는 중이다. 군사 용도로 시작해 취미 활동을 넘어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고 있는 드론이 이제 5G 시대를 맞아 그 존재가치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첨단 ICT 기술의 집결체…커머스 산업에서도 배송 수단으로 주목

드론은 무인이동체의 한 종류로서, 규제기관이나 제조업체, 비행형태와 구조 등에 따라 서로 다양한 정의와 용어로 표현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사람이 무선으로 조종하는 4~8개의 프로펠러를 갖춘 비행체를 의미한다.

드론은 하늘을 날기 위해 추력을 발생시키는 추력장치와 배터리 등의 동력원, 비행을 제어하는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카메라나 센서를 탑재하고 안정적인 운용을 가능하게 하는 짐벌, 위치와 비행 상태를 감지하기 위한 GPS와 자기센서, 그리고 통신장비 등 다양한 기술이 총집결된 기기이다. 즉, 드론 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이 같은 다양한 기반 산업이 갖추어져야 하는 것이다.

민간 차원에서도 업무 프로세스의 자동화와 효율화, 비용 절감을 위해 드론을 활용하는 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건설 산업의 경우 토지측량에서부터 건설 현장 모니터링 사후 관리를 위한 점검 등 전체 프로세스에 걸쳐 드론을 활용하고 있으며, 농업에서도 농약 살포 등을 위해 드론을 이용한다. 미디어 산업의 경우 드론을 통해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상공에서 동영상을 촬영하는 일은 이미 일반화되었으며, 재난 상황 시에도 현장 모니터링과 교통 체증 확인 등의 측면에서 드론의 이용가치는 더 높아진다.

특히 아마존과 구글, 중국의 징둥닷컴 등은 커머스 서비스에 드론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상품을 주문했을 때 드론으로 배달함으로써 교통체증을 피해 보다 빠르게 구매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것이다.

주요국, 핵심 성장 동력으로 드론 산업 육성 중…사고 방지 위한 규제도 엄격히 적용

이에 주요 국가들은 드론을 핵심 성장 동력 중 하나로 지목하고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은 물론 민간업체 지원을 통해 산업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2014년부터 유·무인기 통합 개발 로드맵을 세우고 240억 달러를 투자해 드론과 관련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영국은 2025년까지 글로벌 시장 10% 점유율을 확보한다는 목표 하에 100여개의 드론 관련 프로젝트에 2,400만 파운드를 투자했으며, 세계 최초로 무인기 전용 비행시험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국가발전 계획으로 ‘중국제조 2025’를 추진 중인 중국은 10대 중점분야 기술 로드맵에 무인기 산업화를 포함시켰으며, 일본 역시 소형 무인기 기술개발 로드맵 하에 드론 특구를 지정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드론은 양면성을 갖고 있는 기기이다. 활용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으나 반대로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것이다. 드론은 하늘을 날아다니는 기기이기 때문에 추락할 경우 대인 또는 대물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테러 등 범죄에도 활용될 수 있다. 드론 자체의 기기 결함이 없어도 GPS나 전파 교란 등에 의해 드론을 추락시키는 것은 가능하다. 실제로 지난 해 12월 영국 게트윅 공항에 드론 2대가 나타나면서 공항이 충돌사고를 우려해 모든 비행기의 이착륙을 금지시킨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드론이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에 최적인 기기라는 점에서 프라이버시 침해가 우려되고 있다. 사유지 상공으로 진입해 불법적으로 영상을 촬영할 수도 있다.

이에 주요국은 드론 산업 활성화와 더불어 드론에 대한 규제도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 각 나라에 따라 구체적인 형태는 차이가 있지만, 일정 크기나 무게 이상의 드론에 대해서는 사전 등록을 하고 라이선스를 가진 조종사가 드론을 운용하도록 한다는 점에서는 대부분 일치한다. 또한, 공항이나 관공서 등 주요 지역에 대해서는 드론의 비행을 금지하고 있다. 이 외에도 전파교란 장치나 그물을 발사하는 샷건 등 불법적인 행위를 하는 드론을 추락시키거나 포획하는 소위 안티드론(ant-drone) 기술들의 개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통사들, 5G 시대 맞아 핵심적인 IoT 단말로 인식

현재 드론은 아직 초기 단계로서,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다양한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비행 시 장애물이 나타나는 등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자율적으로 경로를 수정하여 안정적인 운용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뿐 아니라 촬영하는 이미지를 정확히 인식해 주어진 임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컴퓨터 비전 등의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되고 있으며, 비행시간을 늘리기 위해 수소 연료전지를 탑재하는 드론도 등장 중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드론의 이용가치를 높일 수 있는 것은 바로 LTE나 5G 등 통신기술을 탑재하는 것이다. 이는 드론에서 촬영한 동영상 등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조종사의 시야에서 벗어난 지역에서도 비행을 할 수 있게 하여 작업 범위가 더욱 크게 확대될 수 있다.

이에 전 세계의 주요 이통사들은 이미 드론 관제 시스템이나 드론을 활용하는 기업용 서비스를 발굴하고 있으며, 특히 5G 시대를 맞아 핵심적인 단말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다. 이는 기업 대상의 IoT 플랫폼 사업을 강화하려는 이통사들의 최근 전략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2022년이 되면 전 세계의 상용 드론 중 13%가 eSIM을 장착해 LTE나 5G 통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드론을 활용하는 산업이 늘어나고 이통사들의 관심이 더욱 증가하면서 셀룰러 통신이 가능한 드론의 비중이 예상치보다 더 빠르게 높아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국내에서도 이통 3사 모두 드론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가운데, 특히 LG유플러스가 경쟁사에 비해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미 사업 정관에 드론을 추가했으며, 클라우드 기반의 관제시스템을 개발해 다양한 산업군에 최적화된 드론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이끌 주요 단말이자 플랫폼…한국형 드론 생태계 조성 필요

국내에서도 드론의 중요성을 인식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017년 말 ‘무인이동체 기술혁신과 성장 10개년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에 탐지 및 인식, 통신, 자율지능, 동력원 및 이동, 인간-이동체 인터페이스, 그리고 시스템 통합 등을 6대 공통핵심기능기술로 지정하고 기술 및 플랫폼 개발을 위해 10년간 5,5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국내의 무인이동체 산업 기술경쟁력을 세계 3위로 끌어올리고 4조 4천억 원 규모로 산업규모를 키움으로써 일자리 9만2천개를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현재 국내의 드론 관련 기술력은 선진국에 비해 뒤쳐져 있으며, 제조업체들도 상당수가 영세규모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 세계 상용 드론 시장은 중국의 DJI가 70%가 넘는 점유율을 보이며 높은 시장지배력을 보이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 드론을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도 상당수는 DJI의 드론을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의 드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이를 활용하는 서비스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타 국가나 업체들이 쉽게 따라오지 못하는 틈새시장을 개척하거나 차별성을 갖춘 기술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제 서비스가 시작된 5G도 그 같은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대안 중 하나이다. 드론은 4차 산업혁명의 필수 요소는 아니지만, 4차 산업혁명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파급력 높은 기기이다. 보다 빠른 시일 내에 한국만의 드론 생태계를 갖추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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