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패러다임 바꾸는 기술…GPS, 페니실린 등
-미국, 일본 등 이미 진행 중…국내는 처음 시작
-자동차, 로봇, 첨단장비 등 총 5개 분야서 진행
-올해 예산 100억 원, 7년간 6000억 원 투입 예정

문 빌리지 가상 이미지(사진=Moon Village Association)
문 빌리지 가상 이미지(사진=Moon Village Association)

[데일리비즈온 심은혜 기자]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는 26일 6000억 원 규모의 중장기 산업 ‘알키미스트(Alchemist)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한다.

‘알키미스트 프로젝트’는 성공 가능성이 낮지만 연구과정에서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파괴적 기술이 도출되고 경험이 축적될 수 있는 연구과제에 중점적으로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알키미스트는 ‘연금술사’란 뜻으로, 그리스 시대에 철로 금을 만들려고 했던 사람들을 말한다. 비록 금을 만드는 것은 실패했지만 이 과정에서 황산, 질산 등을 발견해 결과적으로 현대 화학의 기초를 마련한 것에 착안했다. 예를 들면 다양한 위치정보서비스 산업의 기반이 된 위성항법시스템(GPS)나 인류 최초 항생제인 페니실린을 개발해 의약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꾼 연구개발 등이다. 

미국이나 일본, 중국 등에서는 도전적인 R&D 사업을 이미 진행 중에 있으며, 이를 통해 기술 발전에 도움이 된 사례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 국방고등연구기획국(DARPA)이 개발한 GPS, 자율차, 인터넷 등이다.  

일본은 작년 ‘문샷형 기술개발 연구 제도’를 위해 100억엔(약 1000억 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문샷형 기술은 달에 사람을 보내는 것처럼 실현 가능성이 낮지만 성공하면 기술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혁신적 기술을 의미한다. 치료법이 개발될 때까지 치료 불가능한 중증 환자의 동면기술, 태풍 진로 조작기술, VR을 활용한 고인과의 대화 등이 있다. 

중국도 달 정착지(Moon village)를 개척하고, 세계 최초로 유인 화성탐사선을 보내는 등 추격자가 아닌 과학계의 선도자로 역할 변화를 모색하기 위한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외에도 절대 중국은 절대 도청되지 않는 통신방식, 양자역학 이용한 아주 빠른 통신 등을 개발한다는 소식이다. 

그러나 국내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재식 산자부 과장은 “해외에서는 도전적인 R&D를 다양하게 진행 중이나 국내는 아직 이렇다 할 큰 규모의 기술개발은 없어 올해 산자부가 처음 시작한다고 공표했다. 그러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문제의식 하에 앞으로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할 예정”이라며 “올해 프로젝트 예산은 100억 원으로 잡혔으나, 향후에는 중장기 적으로 6000억 원 규모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눈에 보는 알키미스트 프로젝트(사진=산업통상자원부)
한 눈에 보는 알키미스트 프로젝트(사진=산업통상자원부)

기존 시장의 체계를 바꾸거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와해성 기술’이나 현재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해 산업의 획기적인 도약을 견인하는 ‘돌파형 기술’ 등이 지원대상이다. 특히 성공·실패 판정방식을 적용하지 않고, 산업적 파급력이 얼마나 큰지를 평가하는 것을 원칙으로 잠재력을 가진 도전적 기술 확보를 위해 중장기, 대규모로 지원한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그랜드챌린지 발굴위원회(이하 위원회)도 출범했다. 위원회가 올해 상반기 중으로 산업계 난제를 도출하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장기 적으로 향후 7년간 한 과제당 총 300억 억 원 규모로 지원하며 자동차, 로봇, 첨단장비, 신재생에너지, 에너지효율향상 총 5가지 분야에서 진행된다. 

연구 지원은 7년이며, 선행연구(2년)와 본 연구(5년) 2단계로 나눠졌다. 먼저 선행연구는 각 분야에서 복수로 3개팀 정도가 선정되며, 토너먼트 형식으로 이 중에서 가장 잘하는 한 팀만 본 연구에 뽑힌다. 선행 연구는 연간 5억 원 내외로 2년간 지원되며, 본 연구에서는 연간 50억 원이 지원된다. 

알키미스트 연구 수행 방식(사진=산업통상자원부)
알키미스트 연구 수행 방식(사진=산업통상자원부)

선정평가는 평가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최고전문가를 대상으로 포럼형태의 ‘공개 평가방식’을 도입하고, 최종평가는 실패에 대한 부담을 없애고자 성과발표회 형태로 진행된다. 

더불어 ‘기업 멤버십’ 제도를 도입해 개발될 기술에 관심을 갖는 기업은 소정의 참여비용을 지불하고 멤버십 회원으로 등록, 연구 결과물을 활용해 공동 기술개발, 기술이전 등을 할 수 있다. 

한편 산자부는 올해 시범사업으로 자동차, 로봇, 첨단장비, 신재생에너지, 에너지효율향상 등 5개 분야의 산업의 난제를 해결하는 알키미스트 프로젝트 시범과제에 약 100억 원을 지원한다. 또한 본격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과기정통부와 공동으로 과학계, 산업계의 난제에 도전하는 6,000억 원 규모의 중장기 사업을 기획 하고, 올해 상반기 중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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