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제조업 확대하며 애플, 아마존 등 위협
-애플 부진한 가운데 협력업체들은 안도

구글의 픽셀폰. 한국에서도 시판 중에 있다. (사진=구글)

[데일리비즈온 박종호 기자] 구글도 저가형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었다.

자칭타칭 인터넷 세상의 ‘공룡’인 구글이 저가형 스마트폰을 출시한다는 것도 충분히 놀랍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조치로 가장 큰 피해를 볼 기업으로 애플을 손꼽는다. 애플은 지난해 선보인 프리미엄 모델의 판매 부진으로 고초를 치른 바 있다.

구글의 신제품은 자사의 첫 번째 보급형 모델이자, 신흥국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판매 전략에 기인한다. 적어도 애플의 가장 저렴한 아이폰 모델, XR(우리 돈 약 80만 원)보다 저렴할 듯 하다. 가장 최근 출시된 구글 ‘픽셀’의 프리미엄 모델은 약 90만 원이지만, 20만 원 정도의 보급형 모델도 있다. 관계자들은 신제품의 가격은 그보다 낮을 것이라 전망한다.

새로운 모델은 자사의 운영 체계를 사용하면서도, 제조업에 대한 포부를 더욱 분명히 드러낼 것이라는 것이 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 소식통은 니케이와의 인터뷰에서 신제품은 최신 AI 서비스와 웨에러블 웹 카메라가 탑재되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드웨어에 대한 구글의 포부는, 아시아의 생산라인 확대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2년간 구글은 애플로부터 수천 명의 하드웨어 엔지니어와 벨류체인 전문가들을 영입해왔다. 2017년에는 대만의 스마트폰 제조사 HTC로부터 약 2000명의 엔지니어를 빼오기도 했다. 

물론 구글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그간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연구조사기관 IDC에 의하면 2018년 픽셀의 판매량은 약 468만 대에 달하는데, 이는 전체 판매량의 0.33%에 불과한 수치다. 그나마도 많이 오른 수치인데, 2017년 픽셀의 판매량은 345만 대(전체의 약 0.2%)에 불과했다.

ICDC의 연구원 조이 옌은 니케이와의 인터뷰에서 “구글은 소비자들의 일상생활을 구글로 통합시키려 하는 것”이라며, “구글의 ‘제조업 굴기’는 사람들을 구글의 서비스와 생태계없이 살기 어렵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4년 스타트업 Nest Labs을 합병하며 보안용 카메라 시장에 본격 뛰어든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에 구글은 2015년부터 가정용 보안카메라의 양산화에 착수하고 있는데, 올해 신제품이 나온다는 분석도 있다.  

거기에 AI 스피커, ‘구글 홈’은 화룡점정을 더한다. 애플 워치와 경쟁하고 있는 새로운 스마트 워치와 더불어 사람들은 점차 구글의 스피커를 일상생활에 결합시키는 중이다. ‘홈 미니’는 휴대 가능하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고, 지난 10월에 출시된 ‘홈 허브’도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야심작 ‘홈 맥스’는 애플의 ‘홈팟’과 견주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호평을 얻고 있다.

구글이 업계 선두 아마존을 따라잡는 날이 머지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컨설팅 업체 Canalys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해 7-9월 기간 세계 IoT 시장의 29.8%를 차지하며 아마존(31.9%)를 위협하는 양상의 띄었다. 이 기간 구글은 약 590만 개의 스마트 스피커를 판매했다.

아마존의 AI 스피커 ‘애코(왼쪽)’와 ‘구글 홈(오른쪽)’이 IoT 시장에서 양강체제를 구축했다. (사진=비즈니스라인)

애플의 부진에 실망했던 부품업자들도 안도하고 있다. 애플의 대안으로 구글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애플에 장비를 납품하는 대표 기업들인 폭스콘이나 페가트론, 맥북 제조사 퀀타 컴퓨터는 애플의 부진에서 시작된 유탄을 정면에서 맞은 기업들이다.

픽셀을 포함해, 안드로이드 제품을 제조하는 폭스콘은 최근 구글 덕택에 생산라인을 증가 가동할 수 있었다. 또한, 폭스콘 산하의 FIH 모바일은 구글과의 협업을 주로 담당하고 있는데, 이 곳의 담당자들은 샤오미를 담당하는 부서 등을 제치고 최근 폭스콘 전체에서 가장 큰 성과급을 받았다는 전언도 있다. 

페가트론 역시 지난해 구글의 ‘홈 허브’의 제조계약을 따냈고, Net Labs와의 계약을 연장하는 데도 성공했다. 퀀타 역시 구글이 홈 스피커 제조공장을 설립하고, 데이터 서버를 구축하는 작업에 힘을 보탰다. 아이팟 제조사인 컴팔 전자 역시 구글의 AI 스피커 제조 계약을 위한 협상에 돌입했다. 

구글은 이에 최근 미중 무역전쟁을 피해 중국의 생산 공장을 이전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애플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점과 대조적이다. 페가트론은 이에 중국을 빠져나와 북부 베트남에 공장 시설을 건립하기로 합의했다. 퀀타 역시 대만 북부에 클라우드 제조업을 위한 생산 단지를 확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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