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마음’ 뺏은 쿠팡...“일 년에 몇 차례 조우”

김범석 쿠팡 대표. (사진=쿠팡)
김범석 쿠팡 대표. (사진=쿠팡)

[편집자] 이 기사는 2월 12일 오후 3시20분에 여성, 소비자 온라인 미디어 ‘러브즈뷰티’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데일리비즈온과 러브즈뷰티는 ‘미란다 원칙’을 준수하며 앞으로 독자 여러분의 알 권리를 충족하는 매체로 거듭나기 위해 동반자 관계를 다져 나가겠습니다.

[데일리비즈온 이동림 기자] 쿠팡이 실탄을 확보했지만 뭔가 꺼림칙하다. 지난해 적자 누적으로 자본잠식에 허덕이던 쿠팡을 되살린 건 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었다. 이에 대다수 언론은 약속이나 했듯이 20억 달러(약 2조2500억 원)를 투자 받은 김범석 쿠팡 대표를 띄우기에 나섰다. 

김 대표가 소프트뱅크로부터 2번째 투자 유치를 성사시켰다며 그의 리더십이 이커머스(전자상거래‧온라인 쇼핑) 업계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고 두둔하고 나선 것. 아울러 쿠팡은 자신들이 말하는 ‘혁신’을 지속할 수 있는 여력을 얻었다고 자평하고 있다. 

김 대표가 손 회장으로부터 받아 낸 투자 금액은 2014년 1215억 원, 2015년 5470억 원, 2016년 5652억 원 2017년 6388억 원 등 지난 4년 동안 쿠팡이 기록한 영업 손실의 총합인 1조8675억 원을 모두 만회하고도 남는 큰돈이다.  

그렇다면 소프트뱅크는 쿠팡의 어떤 점을 보고 천문학적인 돈을 배팅했을까. 손 회장이 쿠팡에게 기대하는 것은 무엇일까. 쿠팡에게 총 30억 달러(약 3조3810억 원)이 넘는 돈을 투자한 주체는 엄밀히 말하면 소프트뱅크가 글로벌 투자 주체들에게서 자금을 모아 조성한 ‘소프트뱅크 비전펀드(SVF)’다. 이 펀드는 2016년 손 회장이 1000억 달러(약 110조 원)의 자금을 모아 조성한 것이다. 

쿠팡(왼쪽)과 소프트뱅크 CI.
쿠팡(왼쪽)과 소프트뱅크 CI.

◇ ‘손정의 마음’ 뺏은 쿠팡...“일 년에 몇 차례 조우”

이번 결정으로 쿠팡의 최대주주가 창립자인 김 대표에서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 변경됐다. 이로 인해 쿠팡은 한국 회사이지만 더 이상 국내기업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엄밀히 묻자면 사실상 쿠팡은 일본 소프트뱅크의 계열사인 셈이다. 

알려진 대로 소프트뱅크는 일본 최대 IT 기업이자 세계적인 투자회사다. CEO는 손정의 회장이다. 여기서 궁금증이 하나 생겼다. 쿠팡은 과연 어느 나라 기업인가 하는 의문이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다. 

다만 쿠팡이 투자유치 확정 공식 자료로 밝힌 소프트뱅크의 의견에서 손 회장은 “김 대표가 보여준 비전은 쿠팡을 한국 이커머스 업계의 리더이자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인터넷 기업 중 하나로 성장시켰다”면서 “고객들에게 계속해서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 쿠팡과 손잡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 김 대표와 손 회장의 친분이 두텁다는 얘기는 파다하다. 쿠팡 관계자는 “둘은 1년에 몇 차례 만날 정도로 가깝다”는 진언이다. 이는 손 회장이 지분 투자를 목적으로 쿠팡에게 투자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로 직결된다. 되묻고 싶다. ‘쿠팡은 과연 친일기업인가요?’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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