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부당감사...“삼성 도플갱어”

이재현 CJ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편집자] 이 기사는 2월 7일 오후 5시23분에 여성, 소비자 온라인 미디어 ‘러브즈뷰티’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데일리비즈온과 러브즈뷰티는 ‘미란다 원칙’을 준수하며 앞으로 독자 여러분의 알 권리를 충족하는 매체로 거듭나기 위해 동반자 관계를 다져 나가겠습니다.

[러브즈뷰티 김소윤·이동림 기자] #최근 CJ ENM(씨제이 이엔엠)는 경영진단을 명목으로 직원 A씨의 메일, 계좌, 핸드폰을 들여다봤다. 씨제이 이엔엠은 개인의 동의를 받고 진행한 단순 정기조사라는 입장이지만 일방적인 통보로 이뤄져 사실상 부당 감사란 지적이다. 또 지주사 경영진단팀 소속 2명은 당시 신분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씨제이 이엔엠 관계자는 “비위행위로 보이는 조직을 대상으로 소명기회를 주기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지난 2013년 11월 CJ건설에서 해고된 직원 B씨는 그룹 측으로부터 미행을 당했다. 사측은 이재현 회장이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B씨가 말 탈을 쓰고 나타나 1인 시위를 해 누구인지 알아보려 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쫓아온 남성들 중 한 명이 CJ 지주회사의 조직문화 담당 과장으로 밝혀져 CJ가 직원을 상대로 무단 감시를 시도하려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지난 2009년에는 CJ 인사팀 직원들이 다른 직원의 뒤를 따라다니다 경찰에 적발됐다. 당시 그룹이 해당 직원을 상대로 부당 사찰을 하려고 시도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이에 대해 그룹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 CJ, 부당감사 구설...‘삼성 도플갱어’

이처럼 직원들을 상대로 한 부적절한 감사와 사찰 의혹 등은 묘하게 삼성과 닮았다. 지난해 4월 삼성화재 자회사인 삼성화재서비스 한 여직원이 감사를 받은 후 숨져 파문이 일었다. 당시 여직원은 감사팀의 정기 현장점검을 받은 이후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채 발견된 현장에 있던 포스트잇 유서에서는 감사로 인한 모욕감 등을 암시하는 내용의 글이 발견되기도 했다.

지난 2016년에는 을지로입구 본사 삼성화재 5층 감사실에서 진행된 감사로 인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정신질환이 발병된 한 직원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업재해 판정을 받아 사측이 밀실 감사·표적 감사를 일삼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당시 삼성은 산재를 인정받은 해당 직원의 휴직을 미승인 했고 출근을 할 수 있는데도 출근하지 않았다며 해고 조치했다.

직원을 상대로 부당한 감사를 일삼은 두 기업은 오너 불법 사찰 논란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지난 2012년 CJ는 이재현 회장을 미행했던 삼성물산 직원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의 부친인 이맹희씨가 동생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재산 분할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알려져 구설에 올랐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과거 CJ회장 미행 의혹에 삼성 직원이 연루됐다”면서 “이런 일련의 상황을 종합해보면 두 기업은 흡사한 면이 많다. 마치 ‘도플갱어’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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