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물질 사용 줄어든 영향으로 보여

매년 이맘 때면 지구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기다리는 소식이 하나 있다. 남극 상공 오존층이 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는 매년 11월 초 즈음에 오존층 파괴정도에 대한 기록을 발표한다.

화학물질이 대량으로 대기중에 배출되면서 지구를 보호하는 중요한 장치인 오존층에 구멍이 나고 있다는 것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그런 우려가 올해는 조금 줄어들 것 같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지난 2일 올해의 오존층 파괴정도를 발표했는데, 예상보다 양호했다.

NASA는 “오존층 파괴로 생긴 커다란 오존 구멍이 평소보다 약간 늘어난 정도”라고 밝혔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남극의 오존층이다.

올해는 남극 기온이 낮아서 오존층이 파괴될 조건이 더욱 강력했다.

올해의 남극 오존 구멍은 1979년 이후 가장 낮은 남극 와류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남극 와류는 남극 성층권에서 시계방향으로 돌아가는 낮은 기압의 대기흐름이다.

이 때문에 남극 성층권의 구름이 더 쉽게 모이는데, 이 구름 입자는 오존층을 파괴하는 염소와 브로민(Br) 화합물을 활성화시킨다.

 

10월 31일 남극 상공의 오존층에 뚫린 구멍의 크기 ⓒ NASA
10월 31일 남극 상공의 오존층에 뚫린 구멍의 크기 ⓒ NASA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극 오존 구멍의 크기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이는 오존 파괴 물질의 사용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악조건 불구하고 오존 구멍 크기 선방

세계는 화학물질이 오존층을 파괴하는 것을 발견하고, 1989년 발효된 몬트리얼 의정서에 따라 오존층을 파괴하는 물질을 몰아내기 시작했다. 물론 오존층 파괴는 쉽게 줄어들지 않았다.

그나마 2016년에는 가을 기온이 따뜻해지면서 남극 성층권 구름이 적게 모이는 덕분에 오존구멍이 작았다. 그래도 2016년은 2970만㎢ 수준이었다.

2018년 기준 오존 구멍의 크기는 약 2200만㎢이다. 이는 미국 전체영토의 약 3배 정도 되는 규모로 NASA 위성이 관측을 시작한 40년 중 13번째로 큰 구멍이다.

 

올해 남극 오존층의 주요 그래프 ⓒ NASA
올해 남극 오존층의 주요 그래프 ⓒ NASA

생각보다 선방한 현재의 오존 구멍이지만, 남극 오존층 파괴가 처음 발견된 1980년대에 비해서는 아직도 큰 규모이다.

오존층 파괴 물질의 대기 함유 수준은 2000년까지 계속 늘어나다가, 이후 서서히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심각한 오존층 손실을 야기할 만큼 많이 나온다.

한편 남극 극점 위 오존의 양은 10월 12일 기준 104돕슨 단위(Dobson unit)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남극점의 오존을 측정한 33년 중 12번째로 낮은 수치이다.

NOAA는 남극점위에서 정기적으로 오존을 측정하는 ‘존데’를 담은 기상풍선을 최고 34킬로미터 상공까지 띄우고 지상에는 돕슨 분광광도계를 설치해서 오존층의 두께와 수직 분포도를 관측하고 있다.

돕슨 단위는 지구 표면에서 대기권에 있는 오존의 총량을 측정하는 기본 단위이다. 지구 표면이 대기압이면서 기온이 0도일때 0.01밀리미터 두께의 순수한 오존층을 형성하는데 필요한 오존 분자의 숫자를 나타낸다.

104 돕슨 단위는 1.04밀리미터 두께로 오존층이 생긴다는 의미다. 남극 오존구멍이 생기기 전인 1970년대 9월과 10월 남극점 위 오존의 평균 양은 250~350 돕슨 단위였다.

 

올해 9월 10일 남극 아문센-스코트 기지에서 띄운 오존관측기를 연속촬영으로 찍은 모습. Credit: Robert Schwarz/University of Minnesota
올해 9월 10일 남극 아문센-스코트 기지에서 띄운 오존관측기를 연속촬영으로 찍은 모습. Credit: Robert Schwarz/University of Minnesota

중국 공장의 CFC11가스 배출 오히려 늘어

전 세계적인 노력으로 오존층이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미국 뉴욕타임즈는 지난 3일 CFC-11의 배출이 줄어들다가 최근 몇 년 사이에 다시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그 주범은 중국의 공장들이다.

삼염화불화탄소로 불리는 CFC-11는 오존층을 파괴하는 강력한 물질이다. 때문에 각국에서는 이 물질의 사용을 점차 줄여나갔다. 2010년 이후로는 전 세계적으로 사용이 금지됐다.

이런 노력 덕분에 대기 중 CFC-11 농도는 2002년부터 10년간 지속해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문제는 2012년부터 감소 추세가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는 최소 3개 이상의 중국 공장들이 CFC-11를 지속적으로 배출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행위에 대해 많은 과학자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앞으로도 남극 오존층이 지속적으로 회복되기 위해서는 전 지구적인 협력이 필수로 요구된다.

<이 기사는 사이언스타임즈(www.sciencetimes.co.kr)에도 실렸습니다. 데일리비즈온은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송고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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