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요, 아폴로 8호, 당신들이 1968년을 구했습니다.’

인간의 달 착륙을 이뤄낸 아폴로 계획에서 아폴로 8호는 중심 역할을 했다. 아폴로 8호를 다룬 책 ‘인류의 가장 위대한 모험 아폴로 8호’ (APOLLO 8 : The Thrilling Story of the First Mission to the Moon)의 마지막 문장은 ‘고마워요~’로 마친다.

아폴로 8호의 과학적 성과뿐 아니라, 미국에게 미친 영향을 가장 잘 표현한 말일 것이다. 아폴로 8호 선장인 프랭크 보먼은 너무나 많이 온 축하전보 중에서 이 문구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이 책을 쓴 제프리 클루거(Jeffrey Kluger)는 ‘타임’ 수석 편집자이자 과학에디터이다.

클루거는 달 착륙에 나섰다가 우주선 고장으로 가까스로 살아온 아폴로 13호에 탑승한 우주인과 공동작업으로 ‘아폴로 13호’를 써 이름을 알렸다.

 

 

제프리 클로거 지음, 제효명 옮김 / RHK 값 18,000원
제프리 클로거 지음, 제효명 옮김 / RHK 값 18,000원

 

클루거가 아폴로 13호에 이어 아폴로 8호를 다룬 것은, 과학적으로 보면 아폴로 계획에서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아폴로 8호는 그때까지 한 번도 인간에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달 저쪽 면을 인간에게 처음 보여줬다.

아폴로 8호는 1968년 12월 21∼27일에 달에게 가까이 가서 달 궤도를 선회하고 돌아왔다.

착륙하지는 않았지만, 프랭크 보먼(Frank Borman), 제임스 로벨 주니어(James A. Lovell, Jr.), 윌리엄 앤더스(William A. Anders)는 그때까지 가장 달에 가까이 간 우주인으로 기록됐다.

이 세사람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생방송을 띄워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전세계에서 무려 10억 명이 이생방송을 지켜봤을만큼 엄청난 호응을 얻었다. 아폴로 8호의 성공으로 미국은 우주선을 달까지 보낼 강한 로켓과 우주인의 안전보장에 대해서 자신을 얻었다.

저널리스트의 디테일이 돋보이는 책 

우주인과 친한 저널리스트가 쓴 책의 디테일은 너무나 뛰어나다. 프랭크 보먼이 어렸을 적 이야기부터 사관생도 시절 이야기, 고막이 터져 전투기를 탈 수 없게 됐을 때의 심정이 구구절절히 묘사되어 있다. 남편이 우주인이 돼서 달 궤도를 돌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아내 수전은 물어본다.

“남편이 집에 돌아올 확률이 얼마나 생각하시는지 정말 알고 싶어요.”

나사에서 우주사업을 총괄하는 크리스 크래프트는 이렇게 말한다.

“50대 50정도라고 봅니다만.”

공군 파일럿의 아내는 항상 두려움과 조바심을 안고 산다. 프랭크 보먼이 아폴로 8호를 타고 지구를 떠나 달 궤도에 들어갈 때 지구와 연락이 끊기는 시간이 생긴다. 달 저쪽 궤도로 처음 들어가는 시간이다. 이때 아내가 가장 가슴을 졸이는 시간이다.

수전은 아무도 함께 하지 않는 부엌으로 가서 커스터드를 굽는다. 남편이 살아있으면 혼자서 기쁨의 눈물을 흘릴 가장 좋은 장소이고, 그렇지 않아도 가장 안전하게 슬픔을 표시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프랭크 보먼은 준비하던 다른 계획을 접고 갑자기 불려나가 ‘16주 뒤에 8호를 타라’는 명령을 받는다. 당시 보먼은 중령인 군인 신분이었다.

보먼의 아들은 아버지가 하는 일이 위험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이렇게 대답했다.

“지금은 전쟁중이고 아버지는 군인이잖아요.”

아폴로 8호가 지구와 생중계를 할 시간은 마침 1968년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이때 무슨 말을 할 지 세 우주인은 여러 사람에게 자문을 구했지만, 마지막으로 선택된 구절은 미국인 답게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했다’는 제네시스(Genesis,  ‘창세기’)의 첫 부분이었다.

저자는 세 우주인이 얼마나 건실한 사람이었는지를 길게 설명한다. 엄청난 부와 인기를 얻어 우주비행사 이후에 세 사람에게 많은 기회가 찾아왔다.

부호인 로스 페로가 돈으로 유인했지만 보먼은 거절했다. 대신 이스턴 항공의 비행운영부에서의 일을 수락했다. 다른 제안의 3분의 1수준이었지만, 보먼은 이 곳으로 옮겨 6년 뒤 이스턴 항공의 CEO가 된다.

전쟁 같았던 아폴로 계획 

우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여러 원인 중 하나는 인간이 달에 착륙한 일을 들 수 있다. 인간 달 착륙을 처음 실현한 아폴로 계획은 아직도 사람들의 기억에서 위대한 일로 남아 있다.

1961년 5월 25일 케네디 대통령은 ‘1960년대가 끝날 때까지는 인간을 달세계에 착륙시켰다가 무사히 지구까지 귀환시키는 목표를 달성시키고 싶다’고 발표했다.

이 선언은 전쟁 같은 과정을 거쳐 달성됐다. 케네디 대통령은 1963년에 암살돼서 사망했다.

아폴로 계획의 첫 번째 우주선인 아폴로 1호는 1967년 1월 발사 연습 중에 우주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버질 그리섬(Virgil I. Grissom), 에드워드 화이트(Edward H. White II), 로저 채피(Roger B. Chaffee) 등 아까운 우주인 3명이 사망했다.

그러나 아폴로 1호로 3명이 사망한 지 불과 1년 10개월 뒤인 1968년 10월 11일, 2~6호를 건너뛰고 아폴로 7호가 다시 발사에 성공하면서 도전은 다시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1969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는 인류 사상 처음으로 달에 착륙하고 사람들이 달 표면에 우뚝 섰다.

아폴로 1호가 실패한 원인도 이 책은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우주선 제작을 맡은 맥도넬 사는 아폴로 계획 이전에 실시된 제미니 우주선도 제작해야 했기 때문에 겨우 3달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아폴로 1호 우주선을 만들어야했다.

우주인들은 수시로 고장이 나고 불량투성이인 것을 발견하고 수없이 불평했지만, 제대로 고쳐지지 않았다.

<이 기사는 사이언스타임즈(www.sciencetimes.co.kr)에도 실렸습니다. 데일리비즈온은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송고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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